[이건왜] 소득 하위 80% 주겠다는 재난지원금, 뒷말 나오는 까닭

건강보험료 기준으로 지급 가닥···“정말 어려운 사람들만 많이 지급해야” 의견도

2021-07-03     엄민우 기자
서울 지하철 광화문역 출근하는 시민들. / 사진=연합뉴스

[시사저널e=엄민우 기자] 정부가 코로나19 재난지원금을 소득 하위 80%에게만 주는 것으로 방향을 잡았습니다. 이를 놓고 지급 기준 등에 대한 뒷말이 나오고 있는데요. 재난지원금과 관련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모아 정리를 해 봤습니다.

우선 지급 기준이 논란입니다. 정부는 소득 하위 80%를 추리며 건강보험료를 기준으로 삼겠다고 밝혔습니다. 국민 모두가 건강보험에 가입돼 있으니, 이를 활용하는 것이 가장 간단해 보이는 방법이긴 합니다.

그런데 이 건강보험료 기준은 몇 가지 논란을 불러일으킵니다. 일단 건강보험료 기준이 지원금을 받아도 되는 사람과 안 받아도 되는 사람을 결정할 절대적 기준이 되느냐는 것입니다. 현재 거론되는 기준은 1인 가구 월 365만원, 2인 가구 617만원, 3인 가구 796만원, 4인 가구 975만원 수준인데요. 확정은 아니지만 이 기준에서 크게 벗어나진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맞벌이로 300만원 초반 대를 벌고 내집 마련을 위해 돈 모으는 이들이 지원금을 안 줘도 될 만한 사람들인지 의견이 갈릴 수밖에 없습니다. 또 이 기준에 따라 월 365만원 아래는 받아도 되고, 그보다 조금 더 버는 사람은 안 받아도 되는 것이 과연 옳은지에 대한 논란이 있습니다. 이런 점 때문에 전국민 지급을 주장하는 이들도 있던 것입니다.

또 납세자를, 즉 재난지원금을 만들어내는 이들을 지급에서 빼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옵니다. 이번에 소득 기준에서 재난지원금을 못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서울 거주 최 아무개씨는 “부부 합쳐 소득 상위 20% 해당되지만 난 무슨 특권층도 아니고, 평소에도 많은 세금을 내왔다고 생각한다”며 “요즘 들어 열심히 일하고 사는 사람들은 그냥 세금을 대면서 사는 것 같다”고 토로했습니다.

전국민에게 지급하기에 돈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하면, 왜 정말 힘든 집단 및 사람들에게 집중적으로 큰돈을 주는 것이 아닌 소득 하위 80%에게 25만원씩 지급하는 것인지 의문이라는 지적도 있었습니다. 중소기업 직장인 김아무개씨는 “아직 내가 지급 대상인지 모르겠지만 25만원 주면 기분은 좋긴 하겠는데, 정말 코로나19 때문에 힘든 사람들을 위해 주는 것이라면 잘 추려서 진짜 힘든 사람들에게 수 백 만원씩 큰 액수로 많이 주는 것이 실질적으로 도움 되지 않겠냐”고 지적했습니다.

정부는 차상위계층 및 저소득층에겐 1인당 10만원을 더 준다는 계획으로 알려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