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자의 메디컬나우] 복지부 공공보건정책관 인선 난항

靑 인사검증 후보자 탈락설, 중수본 방역총괄반장 겸직 예상···재공모와 내부 관료 발탁 거론

2021-06-26     이상구 의약전문기자
/ 그래픽=시사저널e

[시사저널e=이상구 의약전문기자] 조만간 윤태호 보건복지부 공공보건정책관이 물러날 예정이어서 후임자와 임명 방식에 관심이 집중된다. 청와대 주도로 진행된 인사검증에서 공공보건정책관 후보자들이 탈락한 것으로 알려져 당분간 한상균 질병정책과장의 직무대리 체제가 예상된다.   

26일 복지부와 유관기관 등에 따르면 윤태호 복지부 공공보건정책관이 오는 30일 임기 만료로 퇴임할 예정이다. 윤 정책관은 지난 3월 중순 임기 3년이 만료됐다. 하지만 임기 만료에 앞서 1월 중순 정책관 임기를 6월 말까지 연장 발령을 받은 바 있다. 

1972년생인 윤 정책관은 동아대 의대를 졸업한 후 부산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로 재직했던 진보성향 의사다. 취임 초 그는 공공의료 저변확대에 초점을 맞춰 일하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이어 지난해 1월부터 국내에 코로나19가 확산되자 출범한 중앙사고수습본부에서 방역총괄반장을 맡아 핵심 역할을 수행했다.

복수의 복지부 관계자는 “공공보건정책관으로 적지 않은 일을 했지만 중수본에서 방역총괄반장으로 대언론 브리핑도 하며 고생했다”면서 “이같은 점 때문에 복지부 유관기관장 후보에 한때 윤 정책관이 하마평에 오르기도 했다”고 전했다.

윤 정책관 후임자와 관련, 복지부 주변에서 알려진 내용은 제한적이다. 당초 인사혁신처가 주도한 공공보건정책관 공모에서 후보자 3명이 면접을 봤고, 이중 2명이 통과돼 청와대가 인사검증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복수의 복지부 소식통은 “인사검증 대상자 중 1명은 자진철회했고 나머지 1명은 검증에서 탈락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당초 후보 2명은 모두 의사였으며, 의료계 내 인지도나 업적 면에서 최상 수준은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공공보건정책관 주요 업무는 감염질환 및 심혈관질환 종합계획 수립 조정과 국가암관리대책 수립, 공공의료 인력 등 공공보건의료정책 수립, 응급의료정책 및 응급의료기금 운영 등이다. 이같은 업무 특성 외에도 현재 중수본 방역총괄반장을 겸직하고 있다는 점에서 공공보건정책관 인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당장 오는 30일 윤 정책관이 퇴임하면 한상균 질병정책과장이 공공보건정책관 직무대리를 맡게 될 전망이다.  

현재 공공보건정책관은 민간인도 지원 가능한 개방형직위다. 이에 인사혁신처가 공공보건정책관 재공모를 진행할 경우 서류전형과 면접, 인사검증을 거쳐 최소한 두 달 여가 소요된다. 변이 바이러스 기승 등 코로나19 확산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공공보건정책관 공백 사태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중수본 방역총괄반장을 임시로 다른 복지부 국장급이 맡는다고 하더라도 업무 성격상 글자 그대로 ‘임시’가 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이에 공공보건정책관 재공모 가능성이 낮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실제 인사혁신처 관계자는 “혁신처가 개방형직위 재공모를 하려면 해당 기관이 결정해 통보해줘야 한다”며 “공공보건정책관의 경우 지난 5월 말 복지부에 복수 후보자를 추천했고, 재공모 여부에 대해 복지부로부터 통보 받은 바 없다”고 확인했다.  

최근 복지부 주변에서는 개방형직위를 다른 국장급 보직으로 전환하고 의사 출신 관료를 공공보건정책관에 임명하는 방안도 거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전보인사가 아닌 승진인사일 경우 역시 최소 2주 인사검증 기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익명을 요구한 복수의 소식통은 “최근 복지부 일부 유관기관장에는 청와대 인사가 직접 추천한 인물이 임명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정작 국민 생명과 연관이 깊은 자리에는 청와대가 제대로 된 낙하산도 못 보내니 답답하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