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네이버 제치고 코스피 시총 3위···20년 네이버 대장주 시대 끝내다

시가총액 64조1478억으로 장마감···종가기준 최초로 네이버보다 앞서 코로나19 이후 언택트 수혜주 부각···4월 액면분할 이후 주가 급등 카카오 자회사 IPO·보험업 진출·콘텐츠 경쟁력 등이 상승 원동력

2021-06-15     이승용 기자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시사저널e=이승용 기자] 카카오가 네이버를 제치고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시가총액 3위에 올랐다. 2000년대 이후 굳건하게 지켜졌던 정보통신기업(ICT) 대장주가 바뀐 것이다.

카카오는 모바일시대를 맞아 다양한 분야에서 적극적으로 사업을 확정했던 것이 성장의 동력으로 꼽힌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카카오 주가는 전거래일 대비 1.40% 오른 14만4500원에 장을 마감하며 시가총액 64조1478억원으로 네이버 시가총액(63조5699억원)을 넘어섰고 삼성전자, SK하이닉스에 이은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순위 3위다.

앞서 카카오는 전날 장중 처음으로 네이버 시가총액을 잠시 앞서며 시가총액순위 3위에 잠시 올랐지만 이후 네이버에게 다시 역전당하며 4위로 장을 마감했다. 카카오가 종가기준으로 네이버를 앞선 것은 2014년 카카오가 다음커뮤니케이션과 합병으로 우회상장한 이후 이날이 처음이다.

카카오 주가는 지난 7일부터 이날까지 7거래일 연속 상승하는 등 최근 들어 가파른 상승세를 보여줬다. 55조원대였던 시가총액은 단숨에 10조원가량 불어났다.

지난해 3월 코로나19 사태 직후만 하더라도 카카오의 시가총액은 네이버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지난해 4월1일 기준 네이버 시가총액은 26조7749억원이었고 카카오의 시가총액은 13조746억원에 불과했다.

이후 카카오와 네이버 모두 코로나19에 따른 비대면(언택트) 수혜주로 부각되면서 모두 주가가 상승세를 탔고 시가총액 격차는 15조~20조원을 유지했다.

카카오와 네이버의 시가총액 격차가 급격히 줄어들기 시작한 시점은 지난 4월15일 카카오가 5대1로 액면분할한 이후부터다. 55만8000원이던 카카오 주식은 11만1600원으로 쪼개졌고 개인투자자들의 접근성이 확대됐다. 4월23일부터는 두 회사간 시가총액 격차가 10조원 이하로 줄었고 이후 지난달 27일 이후부터는 5조원 이내로 좁혀졌다.

이후 카카오는 카카오페이, 카카오뱅크 등 자회사 IPO에 대한 기대감을 받으며 네이버 시가총액 격차를 더욱 좁혔다.

지난주 카카오페이가 보유하고 있는 카카오손해보험이 금융위원회의 보험업 영업 예비허가를 받았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카카오의 주가 상승세는 한층 가팔라지기 시작했다. 이번 주에는 카카오의 콘텐츠 경쟁력이 부각됐고 결국 카카오는 이날 네이버 시가총액을 제치는데 성공했다.

카카오 창업자인 김범수 의장은 과거 IMF시절 한게임을 만들었고 네이버 창업자인 이해진 회장과 의기투합해 2000년 포털사이트 네이버와 게임사이트 한게임을 운영하는 통합법인 NHN을 출범했다. 하지만 2007년 경영에 대한 이견을 보이자 김 의장은 미련없이 자신의 지분을 매각하고 NHN을 떠났다. NHN은 이후 사명을 네이버로 다시 바꾸었다. 

김 의장은 모바일시대가 열리자 카카오톡을 들고 현업으로 복귀했고 이후 카카오는 네이버와 전방위적인 라이벌 관계를 구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