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최성환 리서치알음 대표 “수익률 높이려면 소외받는 중소형주 투자해야”
국내 유일의 독립 리서치기관 표방 두나무 관련주 리포트로 화제몰이 "주도주매매로는 수익률 높일 수 없다" 이마트는 지나친 저평가" 조언
[시사저널e=이승용 기자] 증권사에 소속되지 않은 독립리서치기관은 해외에서 보편적이지만 국내에서 드물다. ‘리서치알음’은 국내 유일의 독립리서치법인을 표방하며 최근 가장 주목받고 있는 리서치기관 가운데 하나로 부상했다.
리서치알음은 올해 3월 두나무의 미국 상장 가능성을 분석하며 한화투자증권과 우리기술투자에 주목했고 해당 리포트는 시장의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냈다. 이후 리서치알음이 포스코철강과 가온전선 등에 대한 리포트를 발표할 때마다 해당 종목 주가는 가파르게 상승했다.
리서치알음에 주목하는 투자자들이 급증하면서 국내에서도 독립리서치 시대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시사저널e는 리서치알음 설립자인 최성환 대표를 만나 설립 배경과 개인투자자들에 대한 조언을 들어봤다.
-독립리서치기관은 국내에서 무척 낯선 개념이다. 애널리스트가 된 계기와 리서치알음 설립 과정에 대해 설명해달라
대학교 1, 2학년 때까지 주식에 대한 관심이 없었다. 그러나 군대에서 주식관련 책을 접하고 흥미를 가지기 시작했다. 당시 주식이야말로 내가 해야할 일이구나라고 생각했다. 제대하고 나서 증권 관련 자격증을 본격적으로 따기 시작했다.
한성대 경영학과를 나왔는데 유리자산운용 대표를 지낸 차문현 전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 대표가 박사학위를 한성대에서 받았다. 차 전 대표 논문을 도우면서 인연을 맺게 됐고 덕분에 유리자산운용에서 인턴을 하게 됐다. 당시 준법감시인과 컴플라이언스 부서에서 근무했는데 증권사의 꽃이 애널리스트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이후 증권사 입사를 위해 원서를 넣기 시작했고 유화증권 공채에 합격했다. 다행히 교육기간에 리서치센터 팀장 눈에 잘 보여서 리서치센터로 갈 수 있었다. 당시 다른 증권사 입사 절차도 밟고 있었는데 유화증권에서 리서치센터로 발령됐기에 모두 중도 포기했다. 애널리스트로 근무하다 2016년 11월 뜻이 맞는 친구들과 힘을 합쳐 리서치알음을 설립하게 됐다.
이후 꾸준히 해왔고 현재 유료구독 회원수가 2000명을 넘어섰다. 한번이라도 이용해본 이용자까지 합치면 3000명을 넘는다. 손익분기점도 넘어섰다.
- 리서치알음은 중소형 종목 발굴에 강점을 갖는다는 평가를 받는다
독립리서치는 나름대로 특화된 분야가 있어야 한다. 유화증권 애널리스트 시절 시가총액 1000억원이하부터 최대 5000억원가량의 기업들을 분석하는 일을 담당했다. 리서치알음 설립 당시 잘할 수 있는 역할이 무엇일지 생각해봤고 경험을 살리기로 했다.
- 최근 리서치알음 리포트에 대한 시장 반응이 좋지만 그동안 모든 일이 뜻대로 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특히 아쉬웠던 리포트를 꼽아보자면
코나아이에 대한 리포트는 정말 아쉬었다. 적자기업이지만 지역화폐 관련 기업이라 크게 뜰 줄 알았다. 그런데 지난해 감사보고서 제출기간에 비적정받으면서 거래가 한동안 정지됐다. 당시 정말로 회계상 문제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결국 고객들에게 사과문을 올려야 했다. 다행히 거래재개되고 주가가 급등했지만 투자자들은 거래정지기간 돈이 묶여있는 상황을 겪어야했다.
- 최근에는 ‘공모주 따상 뒤에 숨겨진 불편한 진실‘이란 리포트를 내놓기도 했다.
개인투자자들이 너무 ‘따상’에 현혹됐다. 이렇게 시장에 경종을 울리는 역할을 하는 것이 독립리서치센터의 역할이라고 본다. 이런 역할은 증권사 산하 리서치센터는 하지 못할 것이다. 증권사 산하 리서치센터는 결국 법인영업팀 안에 소속돼 있기에 펀드매니저들로부터 독립성을 지키는데 여러 어려움이 있을 수밖에 없다.
- 개인투자자들에게 절대 하지말라고 말리는 것이 있다면 조언해달라
개인투자자들의 경우 고점에 올라온 주식에 관심을 가진 경우가 많다. 달리는 말 위에 타야 한다는 인식 때문이다. 이게 주도주매매라는 것인데 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소외받고 있는 저평가 종목을 미리 사야지 수익률을 극대화할 수 있다.
개인투자자들은 남의 얘기를 듣고 투자를 하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본인들이 얼마든지 공부해서 투자할 수 있다. 자기가 일하고 있는 분야는 특히 더 잘 할 수 있다. 사람들은 원래 흔하고 익숙한 것을 홀대하는 경향이 있다.
- 리서치알음은 중소형주만 리포트로 발표하지만 대형주 중에 추천하고 싶은 종목이 있다면 개인투자자들을 위해서 소개해달라
이마트다. 쿠팡이 미국 증시에서 어마어마한 가치로 평가받고 있는 반면 이마트는 현재 쿠팡의 3분의1 가격에 불과하다. 지나치게 저평가돼 있다고 본다.
투자자들이 인식하는 밸류에 문제가 있다. 이마트는 쿠팡과 달리 흑자기업이고 실적 역시 성장기에 진입했다. 오프라인이란 허브를 갖는 것이 물류 분야에서 중요하다. 물류 측면에서 보면 시내 곳곳에 오프라인 매장을 갖는 이마트가 쿠팡보다 훨씬 더 장점이 있다.
- 리서치알음의 장기 목표는 무엇인가
일단 리서치 문화 개선을 이끌고 싶다. 지금은 증권사 리포트가 사실상 무료라 쉽지 않겠지만 양질의 리서치 보고서를 만들기 위해 리포트 유료화 문화를 정착시킬 필요가 있다.
장기로 플랫폼으로의 도약이 목표다. 자산운용사나 투자자문사로의 확장도 고려하고 있다. 중소형 종목을 매매할 수 있는 브로커리지 역할을 할 수 있는 앱개발도 고려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