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 위버스 안고 기지개···목표주가도 줄줄이 상향
공격적 인수합병·사업 다각화로 주식 반등 증권사 "목표주가 35만원↑" 이타카홀딩스 아티스트 플랫폼 입점은 과제
[시사저널e=김지원 인턴기자] 상장 첫날 이후 내리막길을 걷던 엔터테인먼트 기업 하이브가 주가 상승 흐름을 탔다. 네이버 V Live·이타카홀딩스(Ithaca Holdings) 등 관련 기업 인수합병과 게임·교육 분야 계열사를 통한 사업 다각화가 주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실적 증대를 예상하며 목표주가를 높이고 있다.
◇ IPO 이후 폭락했던 하이브, 상승 흐름 올라탄 이유는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유가증권시장에서 하이브는 26만9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한때 27만4000원까지 뛰기도 했다. 지난 2일에도 26만6500원까지 올랐다가 전 거래일보다 2500원(0.96%) 오른 26만3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상장일인 지난해 10월 15일 종가보다 높은 금액이다.
하이브는 상장 당시 주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을 모았다. 소속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성장세가 뚜렷했기 때문이다. 상장일 27만원으로 거래되기 시작한 하이브는 35만1000원까지 급등했다. 그러나 이내 25만3500원까지 떨어졌다가 25만80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하이브의 하락세는 지속됐다. 기업공개(IPO) 초기 과열로 단기 변동성이 확대됨에 따라 주가가 폭락했다. 주가는 우하향 곡선을 그리다 지난해 10월 30일에는 종가 기준으로 14만2000원까지 추락하기도 했다.
주가 등락을 반복하던 하이브는 지난 4월 이타카홀딩스 인수로 반등을 맞이했다. 지난 4월 하이브는 약 1조2000억원에 이타카홀딩스 지분 100%를 인수한다고 밝혔다. 이타카홀딩스는 아리아나 그란데, 저스틴 비버 등 유명 해외 아티스트가 속한 연예기획사다. 글로벌 엔터테인먼트로의 도약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에 반영됐다. 이에 지난 4월 8일 상장일 이후 최고가인 28만5000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인수합병으로 통합된 팬 플랫폼의 출범에 대한 기대감도 주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 하이브는 지난 1월 월활성이용자수(MAU)가 3000만명에 달하는 글로벌 팬 커뮤니티 플랫폼 ‘네이버 V Live’를 인수했다. 하이브의 자체 팬 플랫폼인 위버스와 경쟁 관계에 놓일 우려가 있었던 V Live와 통합을 결정함으로써 리스크를 줄였다.
코로나19로 공연 수익이 없는 상황에도 매출 안정화를 이뤘다는 점도 투심을 회복시켰다. 팬과 아티스트의 소통 창구로만 쓰이던 플랫폼을 아티스트 공식 물품(MD) 판매·콘텐츠 송출 등 수익 창출 수단으로 활용한 결과다. 하이브의 올해 1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분기 매출은 1783억3400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8.71% 늘었다. 올해 1분기 공연 부문 매출이 나오지 않은 가운데서도 MD 및 라이선싱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88.54% 증가한 영향이다. 지난 1분기 MD 및 라이선싱 매출은 647억7700만원으로 주요 매출의 36.32%를 차지한다. 지난해 전체 MD 및 라이선싱 매출보다도 3.79%포인트 증가했다.
사업 다각화 역시 주가 상승을 이끈 동력이었다. 하이브는 지난 2018년 12월 교육 부문 자회사 ‘하이브 에듀’를 설립하며 언어 교육까지 발을 뻗었다. 하이브 에듀는 지난해 8월에 이어 지난 4월 26일 두 번째 교재를 내놓았다. 특히 교재 구성품인 모티펜(Motipen)에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해 BTS의 목소리로 응원 메시지를 전하는 기능을 더하며 관심을 끌었다. 또 하이브가 2019년 8월 인수한 리듬 게임 개발사 ‘수퍼브’는 지난 2월 게임 ‘리듬 하이브’를 출시했다. 출시일인 지난 2월 4일부터 며칠간 주가 상승세가 이어졌다. 간접참여형 매출과 고정 수익 등 사업 다각화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깃든 것이다.
◇ 팬 플랫폼·오프라인 공연 기대감···증권사 목표주가 35만원↑
다수 증권사들은 하이브 주가를 긍정적으로 전망한다. 지난달 31일 SK증권, 유진투자증권은 하이브의 목표주가를 각각 35만원으로 제시했다. 하나금융투자도 이타카홀딩스 인수 이후 목표주가를 기존 31만6800원에서 36만원으로 상향조정했다. 하이브는 이날 26만6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SK증권과 유진투자증권의 목표주가는 현재 주가에 비해 31.57%, 하나금융투자의 목표주가는 35.33% 높다. 이처럼 증권사들은 하이브가 상승 여력을 갖춘 것으로 보고 있다.
증권사들은 아티스트의 파급력과 팬 플랫폼의 잠재성을 높게 평가했다. 지난해 코로나19로 공연 산업이 위축됐음에도 팬 플랫폼을 활용해 간접참여형 매출 확대로 실적 상승에 성공했다는 이유다. 이진만 SK증권 연구원은 “위버스 활용과 아티스트의 영향력을 기반으로 한 사업 확장으로 매출의 안정성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분석했다.
백신 접종으로 하반기 오프라인 공연이 재개될 것이라는 기대도 긍정적 전망에 힘을 실었다. 온라인 공연에 오프라인 공연까지 더해지며 공연 실적이 상승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또 콘서트 진행 시 MD 판매도 함께 이뤄져 동시에 MD 매출까지 기대할 수 있는 것이다. 유진투자증권은 지난달 31일 엔터테인먼트 산업 2021 하반기 전망 보고서를 통해 “오프라인 공연 재개 시점은 올해 4분기로 보고 있다”며 “위버스를 활용한 다양한 MD 판매 전략이 빛을 발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다만 전문가는 최근 인수한 이타카홀딩스 소속 아티스트를 어떻게 활용하는지가 관건이라고 언급한다. 이진만 연구원은 “이타카홀딩스의 아티스트를 어떻게 성공적으로 위버스에 들여오느냐가 과제다. BTS 의존도를 낮출 수 있는 하나의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