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네이버 시총 턱밑···자회사 IPO 힘입어 시총 역전할까
카카오-네이버 시가총액 격차 역대 최소치···카카오 시총 네이버 95% 수준 분기마다 실적 격차도 급감···카카오 자회사 IPO로 주가상승 기대↑
[시사저널e=이승용 기자] 카카오가 네이버와 시가총액 격차를 급속도로 줄이고 있다. 1년 전 두 배에 달했던 시가총액 격차는 어느덧 얼추 비슷한 수준까지 좁혀졌다.
카카오 시가총액이 네이버를 역전할 것이라고 보는 관측도 적지 않다. 카카오는 올해 하반기 카카오뱅크를 비롯해 카카오페이, 카카오페이지 등 자회사 IPO가 대거 이어질 예정이다.
◇ 카카오 시총, 네이버 95%까지 근접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카카오와 네이버의 시가총액 격차는 역대 최저수준인 3조2577억원으로 좁혀졌다.
카카오는 이날 전날과 같은 주가 12만7000원으로 장을 마쳤고 전날 기록했던 역대 최대 시가총액 56조3699억원을 그대로 유지했다. 반면 네이버는 전날보다 주가가 1.09% 하락하면서 시가총액이 60조2847억원에서 59조6276억원으로 줄어들었다.
카카오의 시가총액은 네이버의 94.5% 수준이다. 하루 주가 급등락에 따라 카카오와 네이버의 시가총액 순위가 역전될 수도 있는 ‘가시권’에 들어왔다고도 볼 수 있다.
지난해 3월 코로나19 사태 직후만 하더라도 카카오의 시가총액은 네이버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지난해 4월1일 기준 네이버 시가총액은 26조7749억원이었고 카카오의 시가총액은 13조746억원에 불과했다.
하지만 이후 카카오와 네이버 모두 코로나19에 따른 비대면(언택트) 수혜주로 부각되면서 두 회사 모두 주가가 급등하는 ‘랠리’가 시작됐다. 카카오와 네이버의 주가 상승세는 시점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기도 했지만 카카오는 네이버와 격차를 꾸준히 줄여왔다.
15조~20조원을 유지하던 카카오와 네이버의 시가총액 격차는 카카오가 올해 4월15일 5대1 액면분할후 재상장을 한 이후부터 급격히 좁혀지기 시작했다. 4월23일부터는 격차가 10조원 이하로 줄었고 이후 지난달 27일 이후부터는 5조원 이내로 좁혀졌다.
카카오 시가총액이 네이버 시가총액을 넘어선다면 근 20년 만에 국내 정보통신(ICT) 대장주가 바뀌는 것이다.
카카오와 네이버의 치열한 대장주 경쟁은 한때는 동업자였던 카카오 창업자인 김범수 의장과 네이버 창업자인 이해진 회장의 관계와도 얽혀있기에 업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20여년전 한게임을 만들었던 김범수 의장은 네이버 창업자인 이해진 의장과 2000년 의기투합해 한게임과 네이버의 합병법인인 NHN을 만들었고 이후 NHN을 국내 1위 포털사업자로 키워냈다.
하지만 2007년 서로 경영에 대한 이견을 보이면서 둘은 갈라졌고 결국 김범수 의장이 회사를 떠나면서 자신의 모든 지분 역시 팔았다. 이후 김 의장은 스마트폰 시대가 열리자 카카오톡을 만들어 현업에 복귀했고 이후 네이버와 카카오는 전방위적인 라이벌 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 카카오, 자회사 IPO로 대장주 등극할까
그동안 카카오는 실적 면에서 네이버와는 현격한 격차가 존재했다. 지난해 1분기만 하더라도 네이버는 카카오보다 매출은 2배였고 영업이익은 3배에 달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이후 지난 1년 동안 카카오와 네이버의 실적 격차는 급속히 줄어들기 시작했다. 네이버는 매출과 영업이익에서 성장 정체를 보이는 동안 카카오는 매분기마다 전분기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꾸준히 늘어났다.
올해 1분기에 네이버는 매출 1조4991억원, 영업이익 2888억원을 기록했고 카카오는 매출 1조2580억원, 영업이익 1575억원을 냈다. 네이버의 절반에 불과했던 카카오의 매출은 84% 수준까지 좁혀졌고 영업이익 역시 55% 수준까지 올라왔다.
정호윤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네이버의 주가 부진은 비용 증가에 따른 이익성장률 둔화에 기인한다”며 “인건비와 관련된 개발 및 운영 비용과 마케팅비의 증가로 올해도 전년대비 29.5% 증가한 1조5000원 수준을 기록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네이버와 실적 격차는 여전히 존재하지만 카카오가 올해 하반기부터 시작되는 자회사 IPO에 힘입어 네이버 시가총액을 훌쩍 뛰어넘을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업계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카카오는 현재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 카카오페이지, 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엔터 등의 IPO를 준비하고 있다.
카카오뱅크의 경우 기업가치가 2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다른 자회사들도 시가총액이 최소 수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1분기말 기준 카카오는 카카오뱅크 지분 31.62%를 비롯해 카카오페이 56.1%, 카카오모빌리티 69.1%, 카카오엔터 68.41% 등을 보유하고 있다.
김동희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카카오 기업군의 재평가는 영업가치 성장, 지분구조 변화(투자유치 혹은IPO)를 통해 진행중”이라며 “올해 카카오페이와 카카오뱅크의 IPO는 국내 핀테크 시장의 역사를 쓰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