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손보, 역대 최대 실적 기록했지만···재무건전성 관리 ‘고민’

1분기 RBC비율 187.4%···전년 동기 대비 48.1%p 급락 금리 상승에 따른 채권가치 하락 영향 미쳐

2021-06-02     김희진 기자
한화손해보험 지급여력(RBC)비율 추이/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시사저널e=김희진 기자] 손해보험사들의 실적이 승승장구하는 가운데 한화손해보험 역시 1분기 역대 최대 순이익을 기록했다. 그러나 보험사의 재무건전성을 나타내는 지표인 지급여력(RBC)비율이 크게 하락하면서 건전성 관리의 숙제를 안게 됐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화손보의 1분기 당기순이익은 62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4.3% 증가했다. 장기·자동차보험 손해율과 사업비율 개선에 따른 결과로 분석된다. 장기보험 손해율은 작년 동기 대비 6.1%포인트 개선된 100.9%를 기록했으며, 자동차보험 손해율도 전년 동기 대비 6.3%포인트 하락한 80.8%로 집계됐다.

손해율과 사업비율이 개선되면서 경영효율성이 증대됐으나 재무건전성은 다소 악화됐다. 한화손보의 1분기 RBC비율은 전년 동기보다 48.1%포인트 급락한 187.4%를 기록했다. 여타 손보사들 역시 RBC비율이 떨어졌지만 삼성화재 10.3%포인트, 현대해상 37.2%포인트, DB손해보험 24%포인트 등으로 하락하면서 한화손보의 RBC비율 하락폭이 보험사 중에서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RBC비율이란 보험계약자가 보험금을 요청했을 때 보험사가 보험금을 지급할 수 있는 능력을 수치화한 것으로 보험사의 재무건전성을 측정하는 지표다. 보험업법에 따라 보험사들은 RBC비율을 100% 이상으로 유지해야 하며 금융당국은 적정 비율을 150%로 권고하고 있다. 만일 RBC비율이 100% 미만으로 떨어질 경우 보험사는 금융당국으로부터 경영개선·권고·요구·명령 등의 시청조치를 받게 된다.

한화손보의 RBC비율이 하락한 주요 원인으로는 금리 상승이 꼽힌다. 금리 상승으로 운용자산이익률이 상승하면서 손익계산서상 실적은 증대됐으나 채권평가손실이 발생하면서 자본이 감소해 RBC비율이 하락한 것이다.

실제로 국고채 금리는 올해 들어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지난해 말 0.976%에서 올 1분기 말 1.133%로 15.7bp(1bp=0.01%포인트) 상승했다. 국고채 10년물 금리도 전날 오후 2.186%를 기록하며 연고점을 경신했다. 이는 2018년 11월 26일(2.167%) 이후 최고점이다.

한화손보 관계자는 “금리 상승에 따라 기존에 보유했던 채권의 가격이 하락하면서 RBC비율이 떨어진 것으로 분석된다”며 “금리 상승은 통상적으로 보험사에 호재로 작용하지만 재무건전성 측면에서는 자본 여력이 떨어지면서 악영향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보유 채권의 가격 하락으로 RBC비율이 하락했으나 금융당국의 권고치를 충분히 상회하고 있어서 건전성에 큰 문제는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