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천당 위 분당’ 부활 신호탄···리모델링·재건축 박차

7개 단지 리모델링···무지개마을4·한솔마을5 사업계획승인 서현동 삼성·한신·우성·한양·현대, 7769세대 통합 재건축 3.3㎡당 평균 매매가 상승, 전국 1위···1년 새 1000만원 올라

2021-06-03     길해성 기자

[시사저널e=길해성 기자] 분당에선 새 단장을 위한 움직임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리모델링이나 재건축을 추진하는 단지들이 늘었다. ‘천당 위에 분당’이라는 과거 명성을 되찾기 위해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 올린 모습이다. 

분당은 1990년대 공급 당시 인기가 하늘을 찔렀다. 1기 신도시 중 규모가 가장 크고, 중심업무지역인 강남으로의 출퇴근이 수월했다. 쾌적성도 강남보다 뛰어났다. 강남 자산가들이 몰리며 주목을 받았다. ‘천당 위 분당’이란 명성도 이때 얻게 됐다.  

분당은 올해 준공 30년차로 접어들었다. 그만큼 주택 노후화도 상당하다. 명성도 예전만큼 못하다. 새 아파트에 대한 열망이 커진 이유다. 많은 단지이 리모델링을 통해 변신을 예고하고 있다.

분당에선 7개 단지에서 리모델링이 추진 중이다. 분당 구미동 무지개마을 4단지(563세대)는 최근 리모델링 사업계획승인을 받았다. 이 단지는 리모델링 후 용적률이 100% 늘고 2개 동, 84세대가 증가하게 된다. 분당에서 리모델링 사업계획승인을 받은 것은 지난 2월 정자동 한솔마을 5단지에 이어 두 번째다. 정자동 느티마을 3·4단지와 야탑동 매화마을 1·2단지도 리모델링 사업을 추진 중이다. 사업 방식은 전용면적을 늘리는 수평 증축으로 진행된다.

무지개마을 4단지에 걸려있는 리모델링 사업계획승인 플래카드. /사진=머니방위대 34화 캡처

분당에서 리모델링이 활성화된 이유는 용적률 때문이다. 현재 분당의 법정 한도 용적률은 250%로 기존 단지의 용적률이 200%를 넘으면 재건축 수익성이 낮다고 보는데 분당은 평균 용적률이 184%다. 추가 일반 분양분을 확보하기 위한 여유 용적률이 적어 재건축으로 할 경우 사업성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다.

재건축을 추진하는 단지도 등장했다. 서현동 삼성·한신·우성·한양·현대 등 4개 단지는 최근 통합 재건축으로 뜻을 모으고, 재건축 추진 준비위원회를 결성하기로 했다. 수인분당선 서현역과 인접한 이들 단지는 현재 세대수만 7769세대에 달한다. 이곳은 용적률이 200%대로 사업성이 높지 않지만, 재건축 이후 몸값 상승을 기대하고 있다. 인근 샛별마을에 위치한 우방·동성·라미프·삼부 4개 단지도 통합 재건축을 위한 논의를 하고 있다.

새 아파트에 대한 기대감은 분당 집값을 끌어 올렸다. KB부동산 주택가격동향을 살펴보면 분당은 지난해 3월 이후 1년간 전국 시·구별 아파트 3.3㎡당 평균매매가격이 가장 많이 오른 지역으로 꼽혔다. 오름폭은 3438만원에서 4440만원으로 1002만원에 달한다.

시장에선 분당을 시작으로 1기 신도시들의 리모델링·재건축 추진 움직임이 확대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따르면 1기 신도시 중에서 1990년대 초반에 입주한 아파트는 모두 29만2000가구에 달한다. 이들 신도시 아파트는 올해 30년 차를 맞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