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가격···짧아지는 명품 인상주기
눈 깜짝할 사이에 수십만원 올라 한 달 사이 2번 가격 인상도
[시사저널e=변소인 기자] 명품의 가격 인상주기가 갈수록 짧아지고 있다. 분기는 고사하고 다달이 가격을 올리면서 고가 정책을 펼치고 있다. 심지어 한 달에 두 번 가격을 올린 브랜드도 있다.
가랑비에 옷 젖듯 야금야금 가격을 올리는 정책을 고수하는 명품 브랜드들이 많다. 올해 상반기가 지나지도 않았지만 대다수 명품 브랜드들은 가격을 3~4번 이상 인상했다. 예년에는 예상할 수 있는 정도의 주기가 있었다면 최근 들어 주기가 없어지고 수시로 가격을 조금씩 많이 올리는 형태를 보이고 있다.
지난 30일 프라다는 가방류를 포함해, 신발, 심지어 커트러리까지 거의 전제품의 가격을 인상했다. 테수토로 불리는 ‘프라다 리에디션 사피아노 가죽 트리밍 리나일론 숄더백’ 가격은 기존 169만원에서 179만원으로 약 6% 인상됐다.
해당 제품은 출시 당시인 2019년에만 해도 136만원이었다. 지속적인 고가 정책으로 31일 현재 출시가보다 43만원 올랐다. 해당 제품 기존 구입자는 “130만원대에 구입하고는 잊고 살았는데 이번 제품 인상 소식에 가격을 보고 깜짝 놀랐다”며 “나일론 소재의 가방은 저렴한 것이 매력인데 인기가 많다보니 이렇게 가격을 심하게 올리는 걸 알고 놀랐다”고 전했다.
프라다 인상 소식은 지난 29일부터 전해졌다. 일부 판매자가 고객들에게 가격 인상 소식을 알렸다. 소식을 접한 이들은 온라인 공식홈페이지를 통해 결제를 하거나 급히 매장을 방문해 상품을 구매하기에 이르렀다. 관련 커뮤니티에는 고민하던 가방을 결국 돈을 더 주고 사게 됐다는 글이 게시됐다.
프라다의 가격 인상은 지난달에 이어 이번 달에 이미 이뤄진 바 있다. 이번 달 중순 ‘리에디션 리나일론 호보백’은 94만원에서 104만원으로 인상됐다. 해당 제품은 이번에 또 올라 107만원이 됐다. 같은 달 안에 총 13만원이 오른 셈이다. 이제는 달이 아니라 주 단위로 가격이 올라가고 있다.
올해 루이비통은 5차례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인기 제품만 골라서 가격을 올리는가 하면 전 제품 대상이 아니라 일정 제품군의 가격을 번갈아 올리면서 전 제품의 가격이 올라가는 형식이다.
인기 있는 제품만 골라서 그 제품만 수차례 가격을 올리는 전략도 함께 펼치고 있다. 비슷한 시기에 출시된 제품이라도 인기에 따라서 가격 조정이 달라지기 때문에 가격차가 벌어지기도 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명품을 통한 영업이익은 적지만 그만큼 매출액이 크다”며 “명품 브랜드들이 한국만 공략해서 가격을 올리거나 하지는 않지만 아시아 쪽에서 판매량이 좋아서 아시아 대상으로 가격을 올리는 경우는 많다”고 설명했다.
이런 영향으로 올해 글로벌 명품 업체들의 실적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한국·중국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매출 성장이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됐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에도 한국의 글로벌 명품시장 매출은 125억420만 달러(16조9889억원)로 전년(125억1730만달러)과 비슷했다. 전 세계 명품 매출이 감소한 것과 대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