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건설사의 각양각색 정비사업 수주전략

대우건설·GS건설·DL이앤씨 등 정비사업 수주액 1조원 안팎

2021-05-20     노경은 기자
주요 건설사의 정비사업장 수주 전략 /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시사저널e=노경은 기자] 대형건설사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에 따른 해외사업 손실로 경영 전반에 차질을 빚지 않도록 국내 정비사업 수주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주요 건설사들은 벌써 올해 1조원 안팎의 수주고를 쌓았는데, 정비사업장에 임하는 각사별 각양각색의 전략이 눈길을 끈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은 올해 흑석11구역, 상계2구역 등의 사업권을 따내며 수주액 1조200억원을 넘겼다. 두 사업장 모두 이전에 흑석뉴타운 흑석한강푸르지오를, 상계뉴타운의 상계역센트럴푸르지오를 준공한 바 있다. 정비업계는 대우건설이 인근 사업장에서 성과물로 신뢰를 쌓고 또다시 일감을 따낸 사례로 판단한다.

GS건설은 자이 브랜드 파워로 대구 서문지구 재개발, 창원 신월1구역 재건축 등 지방에서 수주전을 펼쳐 사업권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현재까지의 수주액은 9957억원으로 1조에 육박한다. 특히 이달 초에는 사업비만 1조5000억원 규모의 부산 최대규모 재개발 사업인 서금사5구역 입찰에도 참여하며 지방권으로의 영역 확대에 더욱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곳까지 사업권을 확보하면 올해 연간 수주액은 3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9596억원의 수주고를 쌓은 DL이앤씨는 고급화 전략을 십분 활용했다. 부산 해운대구 우동1구역에서 지방 사업장 중 최초로 프리미엄 브랜드를 다는 것을 조건으로 5500억원에 달하는 사업권을 확보한 것이다. 아크로는 국내에서 공동주택 가운데 처음으로 3.3㎡ 당 1억원을 돌파한 서울 서초구 아크로리버파크에 적용된 브랜드다. DL이앤씨는 입찰 당시 부산의 신흥부촌인 해운대구 우동의 이미지가 서울 반포와 맞닿아있는 만큼, 그에 준하는 수준높은 주거공간을 건설할 것을 공약으로 내걸고 사업권 확보에 성공했다.

한편 올해는 서울과 경기권에서 리모델링 추진 단지 가운데 시공사를 선정하는 곳이 많다. 이와 관련 건설사들의 전략도 각양각색이다. 특히 지난해 정비사업 수주액 4조7383억원 확보로 업계 최고이자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달성한 현대건설은 올해 들어서면서 당초 주택사업본부 도시정비영업실에 속해 있던 사업팀을 별도로 떼어내 리모델링 전담팀을 구성했다.

리모델링계 선두로 꼽히는 쌍용건설 역시 도시정비팀에 포함됐던 리모델링 전담팀을 다시 분리하면서 확대 개편하며 늘어난 발주물량, 1군건설사들의 시장 진입에 대비하고 있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올 초 LH 임직원의 투기 의혹이 확산하면서 공공택지 분양 일정 등에 차질이 생길 것으로 예상되면서 도시정비사업에 치중하는 곳이 많다”며 “건설사들의 수주를 위한 전략과 경쟁이 한층 더 치밀해 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