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3사, 5G 가입자 덕에 ‘어닝서프라이즈’···망투자는 줄여

SKT·KT·LGU+ 5G 가입자, 각각 674만, 440만, 333만명 전년比 설비투자비, SKT와 KT 46.2%, 30%↓···LGU+, 1.4%↑

2021-05-12     김용수 기자
이동통신 3사 분기별 이동통신 매출 추이 / 표 = 김은실 디자이너

[시사저널e=김용수 기자] 이동통신3사가 5G 가입자 증가세에 힘입어 1분기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반면 이통3사 5G 투자는 인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통사 5G 품질 불만에 최근 KT 인터넷 속도저하 논란까지 겹쳐 투자 소홀 지적이 이어지는 가운데, 망투자 확대 요구가 커질 전망이다.

12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3사는 모두 1분기 시장 전망치를 웃도는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SK텔레콤은 연결기준 매출 4조7805억원, 영업이익 388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동기대비 각각 7.4%, 29% 늘었다. 미디어와 융합보안 등 신사업 호조 영향이다. 실제 SK텔레콤의 뉴 정보통신기술(ICT) 관련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16.7% 증가한 1조5212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대비 64.1% 증가한 1034억원이다.

KT는 1분기 연결기준 매출 6조294억원, 영업이익 4442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전년동기대비 매출은 3.4%, 영업이익은 15.4% 늘었다. KT는 AI·DX, 미디어·콘텐츠 등 플랫폼 사업 가파른 성장세와 더불어 5G, 초고속 인터넷 등 기존 주력 사업이 호조를 보인 영향이다.

같은 기간 LG유플러스도 연결기준 매출(영업수익) 3조4168억원, 영업이익 2756억원을 달성하며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전년동기대비 각각 4%, 25.4% 늘어난 수치다. 가입자 증가에 힘입은 무선사업 부문과 IPTV·초고속인터넷 등 스마트홈 사업부문이 성장했고 마케팅 비용 관리도 1분기 호실적에 힘을 보탰다.

이통 3사가 1분기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한 것은 본업인 이동통신(MNO·무선사업) 부문 실적이 향상된 덕분이다. SK텔레콤은 전체 매출 중 MNO 매출(1분기 2조9800억원)이 62%에 달한다, KT의 무선 매출(1조7707억원)은 전체의 약 30%로, 전 사업부문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전체 매출 가운데 무선 매출(1조4971억원)이 44%를 차지한다.

이동통신 3사 분기별 5G 가입자 추이 / 표 = 김은실 디자이너

이 같은 MNO 부문의 안정적인 성장은 5G 가입자 확대가 기반이 됐다. SK텔레콤 1분기 말 기준 5G 가입자 수는 분기 기준 최다 126만명 순증한 674만명이다. KT와 LG유플러스의 5G 가입자 수는 전 분기 대비 각각 78만5000명, 58만명 늘어난 440만4000명과 333만5000명을 기록했다.

5G 가입자가 증가세를 보이는 것과 달리 이통사들의 네트워크에 대한 CAPEX 집행은 인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SK텔레콤과 KT 설비투자비(CAEPX)는 전년 대비 각각 46.2%, 30% 줄였다. LG유플러스 CAPEX만 1.4% 늘었다. 

SK텔레콤 CAPEX는 지난해 1분기 3066억원에서 올해 1분기 1650억원으로 감소했다. CAPEX를 가입자망·기간망·기업통신·기타로 분류해 공개하는 KT는 4069억원에서 2849억원으로 약 30% 감소했다. 특히 같은 기간 개별 망에 대한 CAPEX를 비교해도 가입자망(2257억원→1497억원), 기간망(551억원→342억원), 기업통신(774억원→611억원), 기타(487억원→444억원) 등 모든 유형에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LG유플러스는 이통 3사 중 유일하게 전년 동기(3746억원) 대비 1.4% 늘어난 3800억원을 집행했다. 특히 무선 네트워크는 전년 동기(1565억원) 대비 10.8% 증가한 1734억원을 투자하며, 5G 커버리지 확대 등 네트워크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최근 국회 안팎에서 망 투자 확대를 요구하고 있는 가운데 이 같은 수치가 공개돼 설비투자비 확대에 대한 압박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앞서 지난 5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양정숙 무소속 의원은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가 이통 3사의 28㎓ 대역 5G 기지국 의무 구축 목표를 완화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히자 “봐주기식 졸속 정책”이라며 비판했다.

양 의원은 “28㎓ 5G 기지국 구축기한이 8개월 이상 남아있는 상황에서 과기정통부가 국가 핵심동력을 포기하고 사업자 입장에서 정책 변경을 시사한 것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조치”라며 “이통 3사가 주파수 할당 당시 약속한 기지국 구축 목표는 반드시 이행돼야 할 것이며, 5G 인프라 구축과 4차 산업혁명 준비에 한치의 차질도 없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통신업계 관계자는 “2019년 1분기는 5G 상용화 직전 망 투자비를 늘렸던 시기이며, 2020년 1분기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앞두고 망 투자를 조기 집행한 측면이 있다”며 “올해 전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설비투자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