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재개] 공매도 악재 못피한 한국증시···주가 급락 사례 속출
코스피 0.66% 하락···코스닥은 2.2% 내리며 더 크게 반응해 공매도 잔고 비중 높은 종목에서 급락 사례 다수 나와 전체 거래서 공매도 거래 절반 넘게 차지한 경우도 존재
[시사저널e=송준영 기자] 공매도 부분 재개 첫날인 3일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가 하락 마감했다. 코스닥 지수는 2% 넘게 급락했는데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이 공매도 재개 영향을 피하지 못한 모습이었다. 특히 공매도 잔고 비중이 높았던 종목들 위주로 주가 하락폭이 컸으며 일부 종목의 경우 이날 전체 거래 중 2분의 1이 공매도인 경우도 있어 주목됐다.
◇ 공매도 재개 악재 못 피했다···코스피·코스닥 하락 마감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20.66포인트(0.66%) 내린 3127.20에 마쳤다. 지수는 전 거래일 보다 1.19포인트(0.04%) 오른 3149.05에 출발해 상승했지만 이내 매물이 나오면서 하락세로 돌아섰다.
기관과 외국인의 매도세가 거셌다. 외국인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4481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기관은 1373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개인이 5867억원어치를 순매수했지만 주가 하락을 방어하기엔 역부족이었다.
코스닥 지수는 코스피 보다 낙폭이 컸다. 코스닥 지수는 전날보다 21.64포인트(2.20%) 내린 961.81에 마감했다. 지수는 전장보다 0.48포인트(0.05%) 내린 982.97에 개장해 장중 상승 전환했으나 곧 하락으로 추세를 바꿨다.
코스닥 지수 역시 기관과 외국인의 매도세가 나왔다. 기관은 424억원어치를 순매도했고 외국인은 1660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개인만 홀로 1995억원어치를 순매수하는 모습이었다.
이날 증시는 공매도가 재개된다는 점에서 지수 향방이 특히 주목됐다. 금융당국은 앞선 지난해 3월 16일 코로나19로 인해 폭락 장세가 이어지자 지난달 30일까지 공매도를 금지했다. 그러다 이날부터 코스피200과 코스닥150 주가지수를 구성하는 종목에 대해 공매도를 허용한 것이다. 이에 공매도 재개가 결정된 이후부터 투심 악화 및 공매도에 따른 주가 하락 우려가 컸다.
실제 이날 지수 하락 배경에는 공매도 재개 이슈가 있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을 통틀어 일일 공매도 거래대금은 1조931억원에 이른다. 이 가운데 외국인 거래대금이 9559억원으로 87%를 차지했다. 공매도 금지 시기에 볼 수 없었던 공매도에 따른 매도 물량이 나온 것이다.
시장별로 살펴보면 유가증권시장 공매도 거래 대금은 8140억원, 공매도 거래량은 1854만5154주였다. 투자자별 거래 대금은 외국인이 7382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기관 636억원, 개인 132억원 순이었다. 코스닥시장의 공매도 거래 대금은 2790억원, 공매도 거래량은 968만3989주였다. 투자자별 거래 대금은 외국인 2176억원, 기관 565억원, 개인 49억원 순으로 많았다.
특히 코스닥 시장은 시총 상위주 위주로 공매도 재개에 따른 투심 위축 영향이 크게 미치는 모습이었다. 코스닥 시총 1위인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이날 5.97% 급락했다. 시총 2위인 셀트리온제약과 3위인 카카오게임즈도 각각 5.04%, 4.61% 하락 마감했다.
◇ 거래 절반 이상이 공매도 거래인 경우도 나와
개별 종목을 살펴보면 시가총액 대비 공매도 잔고 비중이 높았던 종목들이 주로 주가가 하락하는 사례가 많았다. 코스닥150 지수 구성종목 중 시가총액 대비 공매도 잔고 비중(공매도 잔고수량/상장주식수)이 4.87%로 가장 높은 케이엠더블유 주가는 이날 8.01% 폭락했다. 공매도 잔고 비중이 4.62%로 두 번째로 높은 에이치엘비도 4.23% 급락했다. 코스피200 구성종목 중에서는 공매도 잔고 비중이 가장 높은 롯데관광개발(6.69%)은 5.15% 급락했고 코스피 공매도 잔고 비중 4위인 두산인프라코어 주가도 5% 넘게 내렸다.
전체 거래에서 공매도 비중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경우도 나와 눈길을 끌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카드는 이날 전체 거래량이 27만7208주였는데 이 중 공매도 거래량은 15만6550주였다. 전체의 56.47%가 공매도 거래였던 것이다. 현대해상(46.03%)과 오뚜기(37.74%), 롯데지주(37.65%), 한진칼(32.64%) 등도 공매도 거래 비중이 높았다.
이들 종목 대부분은 하락 마감했다. 다만 종목별 주가 하락 폭은 차이가 있었는데, 삼성카드(-4.67%), 롯데지주(-5.05%), 한진칼(-8.83%)은 주가 하락 폭이 컸고 현대해상(-1.85%), 오뚜기(-1.08%) 등은 하락폭이 상대적으로 크진 않았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공매도 비중이 높은 종목들이 나왔다. 다원시스는 전체 거래 중에 공매도 거래가 41.47%를 차지했다. 엔케이맥스와 씨젠도 각각 38.84%, 34.48%로 그 뒤를 이었다. 다원시스는 3.88% 하락했고 엔케이맥스와 씨젠도 각각 4.47%, 8.01% 급락하며 공매도 악재를 피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