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속 50km 넘으면 안돼”···도심속도 제한 강화에 웃는 ‘현대차’
정부, 오는 17일부터 전국적으로 도시부 속도 제한 강화 제한 속도 하향으로 내연기관차 도심 연비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이브리드 및 전기차는 회생제동으로 긍정적 요인 현대차, 주력 모델 하이브리드 추가하며 점유율 확대···아이오닉5·EV6 등 전기차도 흥행 예고
[시사저널e=박성수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도심부 속도제한 강화 정책에 따른 혜택을 볼 것으로 기대된다. 속도 제한으로 인해 연비 효율이 높은 하이브리드 및 전기차와 반자율주행차 성장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정부는 오는 17일부터 전국적으로 도시부 지역 일반도로 제한속도를 시속 50km, 주택가와 어린이 보호구역 및 이면도로는 시속 30km로 낮추기로 했다. 도심 제한 속도를 낮추면서 교통사고 피해를 줄이겠다는 취지다.
속도제한이 강화될 경우 하이브리드나 전기차가 연비 측면에서 빛을 보게 될 가능성이 높다.
도심 주행은 고속도로나 자동차 전용도로보다 가다서다를 반복하는 일이 잦아 내연기관차의 경우 연비가 상대적으로 더 떨어진다. 여기에 도심 제한속도가 하향조정될 경우 국내 운전자 성향상 브레이크를 더 자주 밟게 되면서 기존보다 연비가 내려갈 가능성이 높다.
업계 관계자는 “도심 내 제한 속도를 낮추더라도 단속 카메라가 있는 구간에서만 속도를 줄이고, 단속 지점을 지나면 다시 속도를 높이게 된다”며 “정책이 시행될 경우 잦은 가감속으로 인해 연비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반면, 하이브리드나 전기차의 경우 회생제동 기능으로 인해 도심주행 연비가 상대적으로 높다. 회생 제동기능이란 가속 페달에서 발을 떼면 모터의 운동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변환시켜 내장된 배터리에 다시 충전하는 것을 말한다. 즉, 주행 중 감속할수록 충전이 되면서 연비가 올라가는 셈이다.
업계에 따르면 회생 제동 기술은 친환경차 연비 효율의 3분의 1 수준을 담당한다. 급 가속시 1000kW 전력이 순간 공급되는 일부 고성능 전기차의 경우 제동시 300~400kW 전력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그룹은 최근 하이브리드 및 전기차 시장에서 각광을 받고 있다.
하이브리드 시장의 경우 예전에는 일본차가 주를 이뤘으나 현대차가 그랜저, 아반떼, 쏘나타, 코나, 니로, 투싼, 쏘렌토 등 주력 모델에 하이브리드를 추가하며 점유율이 급상승하고 있다. 지난해 현대차그룹 하이브리드 판매는 12만8229대로 전년대비 68.4% 증가했으며, 국내 하이브리드 자동차 시장 점유율 73%를 차지했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K8 하이브리드, 싼타페 하이브리드 등을 추가로 내놓으며 하이브리드 시장 점유율을 높여나갈 계획이다. 또한 아이오닉5, EV6와 제네시스 JW(프로젝트명), G80e(가명) 등 전기차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전기차는 하이브리드보다 회생제동 효율성이 뛰어나다.
앞서 아이오닉5는 4만대, EV6는 2만대 이상의 사전계약을 기록하며 흥행 돌풍을 예고했다. 그동안 국내 전기차 시장은 테슬라가 주름잡고 있었으나, 현대차는 가격경쟁력을 바탕으로 승부를 보겠다는 전략이다.
아울러 도시부 제한속도 하향 조정으로 반자율주행성능도 향후 차를 선택할 때 중요한 요소가 될 전망이다. 도심 속 속도를 낼 수 없는 상황에서 반자율 기능을 활성화 시키고, 제한 속도 아래로 운전하려는 사람들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반자율주행성능과 관련해서는 메르세데스벤츠, BMW, 볼보 등 해외 고급 브랜드와 경쟁에서도 뒤처지지 않고 있다.
또 미국 자율주행 전문업체 앱티브와 합작해 만든 모셔널의 경우 오는 2023년에는 아이오닉5을 기반으로 한 로보택시를 통해 레벨 4 수준의 자율주행 기능을 선보일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