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기업까보기] “현대차 품질비용 빼보니”···영업이익 ‘2배’

지난해 세타2엔진 및 코나EV 품질비용 충당금으로 2조5218원 반영 품질비용 제외시 영업이익 4조9165억원···영업이익률 4.7%로 올해 목표 수준 판매대수 두 자릿수 줄었으나 매출은 한 자릿수 감소, 영업이익은 오히려 늘어···수익구조 개선 결과

2021-04-06     박성수 기자
/ 그래프=김은실 디자이너

[시사저널e=박성수 기자] 현대자동차가 지난해 영업이익 2조3947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저치로 내려앉았다. 3분기 세타2엔진 관련 충당금과 4분기 코나EV 리콜로 인한 품질비용 충당금이 반영된 결과다.

다만 현대차가 지난해 품질비용을 모두 처리했기 때문에 올해에는 큰 폭의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현대차는 작년 코로나19 여파에도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제네시스 등 고수익 모델을 중심으로 수익개선을 실현한 바 있다.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게시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현대차의 지난해 현대차 영업이익은 2조3947억원으로 전년대비 33.58% 감소했다.

이는 3분기 세타2엔진 관련 충당금(2조1352억원), 4분기 코나EV 리콜로 인한 충당금(3866억원)을 반영한 결과다. 품질비용을 제외하면 현대차 영업이익은 4조9165억원으로 2배 이상 오르게 된다. 영업이익률도 품질비용을 빼면 4.7%로(기존 2.3%), 올해 현대차가 목표로 한 4~5% 영업이익률에 부합한다.

품질비용을 제외한 영업이익이 사실상 현대차가 정상적인 영업활동을 통해 나온 실적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작년 현대차의 영업이익이 의미하는 바는 크다.

지난해 현대차 판매대수는 374만4737대로 전년대비 15.4% 줄었다. 이에 비해 매출액은 103조9976억원으로 1.65% 감소에 그쳤다. 영업이익은 품질비용 제외시 36.36% 늘어난 셈이다.

이는 현대차의 고수익 제품 판매 확대가 빛을 발한 결과물로 풀이된다.

현대차 차종별 판매. / 사진=현대차

현대차는 최근 SUV와 제네시스 브랜드 등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에 집중하며 수익개선에 힘썼다. 지난해 현대차 SUV 판매 비중은 43.2%로 2019년(40.5%)보다 2.7%p 올랐다. 제네시스 판매 비중은 3.4%로 전년대비 1.4%p 상승했다.

지난해 제네시스가 GV80, G80을 국내와 미국에 출시하면서 프리미엄 시장 안착에 성공했고 투싼, 펠리세이드, 싼타페 등 SUV 신차 효과가 나타난 결과다.

또한 지난해 현대차 연구개발(R&D)비용은 3조1086억원으로 전년대비 2.29% 증가했으며,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는 3%로 전년대비 01.%p 올랐다. 연구개발비용이 늘었음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은 오히려 증가한 것이다.

즉, 근본적인 수익구조 개선으로 인해 그만큼 투자 여력이 남게 됐다는 점을 의미한다. 올해 현대차는 연구개발에 3조5000억원을 투입하는 등 총 8조9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아울러 현대차는 지난해와 같은 품질비용 문제가 재발하지 않도록 품질경영에 각별히 신경쓰겠다는 전략이다.

앞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새해 메시지를 통해 고객 중심의 품질과 안전을 강조했다.

정의선 회장은 “현대차그룹의 모든 활동은 고객존중의 첫걸음인 품질과 안전이 확보되지 않으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며 “품질과 안전은 특정 부문만의 과제가 아니며, 다른 어떤 것과도 타협하지 않는 자세로 완벽함을 추구할 때 비로소 고객이 우리를 신뢰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달 임직원과 소통에 나선 자리에서도 “품질 문제는 모두의 문제라고 공감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며 자존심을 버리고 품질개선에 나설 것을 당부했다.

지난해 현대차는 세타2 엔진 결함과 코나EV 화재 사태 외에도 GV80 엔진 떨림, G80 화재사고 등 각종 결함이 발생했다. 이에 현대차는 지난해 말 품질 문제를 최소화하기 위해 품질 정보 조직과 문제 개선 조직을 통합하며 전반적인 업무 프로세스를 개선했다.

아울러 각종 품질 불만 사례를 체계적으로 데이터화해서 품질관리 시스템에 통계화한 후 이를 기반으로 유사 사례가 발생할 경우 신속하게 대응할 방침이다.

생산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품질 문제를 줄이기 위해 시설·설비 개선 투자에도 힘쓴다.

지난해 현대차는 공장 증설, 시설 보완 투자에 한국 4조8885억원, 미국 5452억원 등 전세계적으로 6조3852억원을 투입했으며 올해에는 이보다 7.5% 늘어난 6조8668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