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이노텍만 잔치···'갤럭시' 카메라업계, 올해 웃을까

LG이노텍, 2018년 이후 카메라모듈 설비투자 최대치 부품사, 고정비 부담 커져 매출 늘어도 영업익 하락 삼성 스마트폰 출하량 3억대 초반 회복 전망

2021-02-25     윤시지 기자
아이폰12 프로 이미지 /자료=애플 홈페이지

[시사저널e=윤시지 기자] 지난해 카메라모듈 업계 영업실적은 주요 공급선이 삼성전자냐 애플이냐에 따라 엇갈렸다. 애플에 아이폰용 카메라모듈을 공급한 LG이노텍은 역대급 실적을 기록한 반면 삼성 스마트폰에 카메라모듈을 공급한 부품업계 영업이익은 급감했다. 삼성 스마트폰 출하량이 급감한 가운데 공급 경쟁은 심화했고 고정비 부담이 커졌다. 올해 LG이노텍은 카메라모듈 사업에 설비투자 규모를 확대하지만 삼성 부품 공급사들은 증설 투자를 신중히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25일 전자부품업계에 따르면 올해 LG이노텍은 2018년 이후 최대 규모의 스마트폰 카메라모듈 설비투자를 단행했다. LG이노텍의 광학솔루션 설비투자액은 지난 2019년 2821억원에서 지난해 4798억원으로 70%가량 늘었다. 이어 올해 투자도 5478억원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스마트폰 카메라모듈 기술을 확보하고 생산능력을 확보하기 위한 투자 전략이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북미 거래선 내 스마트폰 카메라모듈 부문에서 공급 입지가 예전 보다 확대된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올해 고객사 모델이 카메라 기능을 상향시키면서 카메라모듈 평균공급단가(ASP)가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애플이 올해 출시할 아이폰에 3D 센싱 등 카메라 사양을 끌어올리는 가운데 LG이노텍이 공급을 확대해 사업 수익성을 지켜나갈 것이란 분석이다. 

이같은 설비 투자는 실적으로 돌아왔다. 지난해 LG이노텍의 광학솔루션 매출은 전년 대비 24.9% 증가한 6조7788억원을 기록했다. LG이노텍은 해당 사업부 영업이익을 별도로 밝히진 않았으나, 증권업계는 지난해 광학솔루션 영업이익도 15% 이상 증가한 4000~5000억원대 수준으로 추정한다. 애플의 아이폰 상위 모델 공급 점유율을 사수한 가운데 3D 센싱모듈 등 고부가 제품 판매가 늘어난 영향이다.

반면 같은 기간 삼성 스마트폰에 카메라모듈을 공급하는 삼성전기는 모듈 사업에서 부진한 실적을 냈다. 지난해 삼성전기 스마트폰 카메라모듈을 담당하는 모듈솔루션 사업부 매출은 2조9458억원을 기록하면서 2017년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영업이익 역시 전년 대비 30%가량 감소한 1500억~1600억원대로 추정된다. 삼성전자가 플래그십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카메라 채용 개수를 늘리면서 삼성전기의 매출도 성장해왔지만 지난해엔 코로나19 영향으로 스마트폰 판매가 부진했고 단가 인하 영향까지 받았다.

시장조사업체 통계를 종합하면 지난해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출하량은 2억대 중반 수준으로 전년 대비 15%가량 급감한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가 전체 스마트폰 제조원가 중 15%가량을 차지하는 카메라모듈 제조원가 비중을 낮추기 위한 원가 효율화 전략을 취한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부품업계 관계자는 “무엇보다 전체 스마트폰 출하량이 줄고 부품 공급이 줄다보니 부품 공급사 입장에선 고정비 부담이 더 커졌다”고 말했다.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특히 카메라모듈 사업이 전사 매출 70% 이상을 차지하는 협력업계 손실은 더 컸다. 지난해 파트론, 엠씨넥스, 파워로직스 3사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최소 47% 이상 하락했다. 카메라모듈 업계 대장 격인 파트론은 지난해 매출 1조1792억원, 영업이익 420억원의 잠정 실적을 거뒀다. 전년 대비 매출은 6%, 영업이익은 60.1% 급감했다. 같은 기간 파워로직스는 전년 대비 16.3% 감소한 매출 9273억원을 기록했고 영업적자로 돌아섰다. 

엠씨넥스와 캠시스는 전년 대비 매출이 늘고도 영업이익은 급감했다. 지난해 엠씨넥스 매출은 1조3113억원으로, 전년 대비 3.4%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593억원으로, 47.5% 급감했다. 지난해 차량용 카메라모듈 매출이 늘면서 전사 매출이 증가했지만, 업계 경쟁 심화와 함께 생산능력 확충에 따른 감가상각으로 인해 수익성은 하락했다.

캠시스는 지난해 갤럭시S20 시리즈의 카메라모듈 선도 공급사로 진입하면서 매출 규모를 키웠다. 지난해 공장 증설을 통해 생산능력까지 월 2100만대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그러나 코로나19 여파로 갤럭시S20 시리즈 판매가 부진한 영향으로 고정비 부담이 늘었다. 올초 제시한 매출 1조원 달성의 목표도 무산됐다.

다만 이들 업계는 올해 삼성전자의 보급형 스마트폰 출하량 회복을 예상한다. 플래그십 스마트폰 시장은 성숙기에 들어섰지만 갤럭시A 시리즈 등 보급형 제품 수요는 지난해에 이어 보다 성장할 것이란 전망이다.

전자부품업계 관계자는 “전체 스마트폰 시장이 지난해에 비해 급성장한다고 보긴 어렵지만 대당 카메라 채용 개수는 올해까지 계속 늘어날 것”이라며 “우선 캐시카우인 스마트폰 카메라모듈 사업을 중심으로 실적을 개선하고 미래 먹거리인 전장 부품 등 사업을 전략적으로 육성해 돌파구를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