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LED TV 출격…올해 프리미엄 시장 대세 ‘굳히기’

올해 전체 미니LED TV 시장 200만~400만대 규모 형성 전망 마이크로LED·OLED 프리미엄TV 이전 ‘과도기’ 제품 평가도

2021-01-07     윤시지 기자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시사저널e=윤시지 기자] 미니LED TV 시장이 열렸다. LG전자에 이어 삼성전자도 7일 ‘퍼스트룩’ 행사에서 신제품을 공개했다. 기존 QLED TV와 OLED TV로 구성된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미니LED TV가 안정적으로 자리 매김할지 결정되는 시험대에 올랐다.

관련업계는 미니LED TV가 향후 2~3년 간 주요 프리미엄 제품으로 안착할 것으로 전망한다. 다만 LG전자는 프리미엄TV로 여전히 ‘올레드’를 밀고 있고 삼성전자도 차세대 TV를 개발중이어서 미니LED는 과도기 제품이란 분석도 나온다. 

7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올 상반기 미니LED 백라이트가 탑재된 4K 및 8K 해상도 LCD TV 신제품을 출시한다. 미니LED는 통상 100~300마이크로미터 크기의 작은 LED를 말한다. 이를 탑재한 미니LED TV는 기존 대비 광원 수와 디밍 영역이 늘면서 휘도와 명암비를 개선된다. 올해 새롭게 출시되는 미니LED TV를 두고 삼성전자는 ‘네오 QLED TV’를, LG전자는 ‘QNED TV’라는 상표명을 붙였다.

◇‘네오’ 붙인 삼성…‘QD’ 더한 LG

삼성전자는 이날 삼성 퍼스트룩 행사에서 신형 ‘네오 QLED TV’를 공개하고 1분기 출시 계획을 밝혔다. 신제품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 기존 QLED TV보다 가격대가 높게 출시될 전망이다. 기존 QLED TV보다 광원 구조와 화질 업스케일링 프로세서를 개선했다.

네오QLED TV는 백라이트에 탑재된 LED 소자 크기를 기존 대비 40분의 1 수준으로 줄였다. 소자 위에 한 장의 미세 광학층을 형성해 두께를 줄였다. 작아진 광원 덕분에 늘어난 로컬 디밍 영역은 ‘퀀텀 매트릭스 테크놀로지’를 통해 구동한다. LCD 디스플레이로 지목된 빛샘 현상을 줄였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16개 신경망으로 구성된 인공지능(AI) 기반 업스케일링 기술을 새롭게 도입해 화질을 끌어올린 점이 특징이다. 

시장에선 삼성전자가 기존 QLED TV 보다 높은 가격대에 네오 QLED TV를 선보일 것으로 관측한다. 광원 자체가 늘면서 생산비용이 오를 가능성이 높다. 일각에선 삼성전자가 차세대 기술로 밀고 있는 마이크로LED TV의 생산량 한계로 미니LED TV가 당분간 프리미엄 TV 사업을 끌고 갈 최선책이라고 본다. 네오 QLED TV를 기존 QLED TV 제품군의 최상위 모델로 앞세워 마케팅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란 전망이다.

반면 LG전자는 QNED TV를 나노셀 LCD TV와 OLED TV 사이에 위치하는 프리미엄 제품으로 편성했다. LG전자는 그동안 ‘올레드’로 프리미엄 시장을 공략해왔지만 올해엔 미니 LED TV로 프리미엄 LCD TV 시장에 집중할 계획이다. LG전자 역시 신제품의 광원 크기를 기존 대비 10분의 1수준으로 줄여 디밍 영역을 늘렸다. 신형 QNED TV는 86인치 8K 해상도 기준 약 3만개의 LED가 탑재되고 이를 2500개의 영역으로 묶어 로컬 디밍 기능을 구현한다. 기존 LCD TV 대비 LED 칩 개수가 10~15배가량, 디밍 영역은 5배가량으로 늘어난다.

여기에 신제품은 색재현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기존 나노셀 기술과 더불어 퀀텀닷(QD) 필름 소재를 새롭게 도입했다. 이에 LG전자는 신제품에 나노셀과 퀀텀닷 기술을 결합했다는 의미의 ‘QNED TV’라는 상표명을 붙였다. 일각에선 삼성디스플레이가 개발 중이던 신기술을 상표명으로 과감하게 도입하면서 마케팅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올해 최대 400만대 시장…과도기 제품 지적도 나와

시장에선 올해 출시되는 미니LED TV가 2000달러 이상 프리미엄 가격대로 책정될 것으로 예상한다. 시장조사업체를 종합하면 올해 미니LED TV 출하량은 200만~400만대 규모를 형성하고 향후 3년 동안 지속 성장할 전망이다. 전체 TV 시장에선 미미한 비중이지만, 최근 QLED TV와 OLED TV의 연간 출하량이 900만~1200만대 규모인 점을 감안하면 프리미엄 TV 시장에선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할 것이란 분석이다. 

TV 제조사 입장에서도 미니LED TV는 부담이 덜한 전략이다. 기존 백라이트 기술을 중점적으로 개선하기 때문에 신규 패널 개발에 대한 부담이 덜하다. 여기에 LCD TV 패널과 백라이트 산업은 전세계적으로 공급망이 구축된 상태다. 중국 업계가 10.5세대 LCD 패널 공장 가동을 본격화하면 75인치 이상 대형 제품을 만들 때도 원가 이점이 커질 전망이다.

이에 시장 일각에선 미니LED TV가 당분간 프리미엄 TV 시장을 주도할 대표 제품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관측한다. 대만 에피스타 등 해외 대표 LED 공급업계가 최근 미니LED 증설 투자를 이어가는 점도 이 같은 전망과 함께 한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미니LED TV는 향후 2~3년 간 프리미엄 TV 시장의 주요 제품이 될 것으로 본다”며 "생산비용과 가격을 빠르게 인하할 수 있는 업체가 시장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일각에선 미니LED TV가 시장에 오래 안착하지 못하고 빠르면 1~2년안에 차기 기술 제품에 자리를 내줄 것이라고 전망한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선두 TV업계가 OLED, 마이크로LED, QD디스플레이 등 차기 기술 보급 앞서, 프리미엄 TV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도입한 과도기적 제품이란 평가다. 

실제로 삼성디스플레이는 올 하반기 양산을 목표로 차세대 QD디스플레이를 개발 중이며, 삼성전자 역시 마이크로LED TV의 보급화를 앞당기기 위한 양산 기술을 연구 중이다. OLED TV 패널 독점 공급사인 LG디스플레이는 중국 광저우 공장 가동에 힘입어 올해 대형 OLED 출하량을 지난해 대비 2배 수준인 700만대 규모로 확대한다. 선두 TV 업계가 차기 디스플레이 기술 개발에 빠르게 속도를 낼 경우 미니LED TV가 시장에 안착할 기간도 짧아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미니LED TV는 완전히 색다른 기술이라기 보다는 기존 LCD TV 제조사들이 선택할 수밖에 없는 기술이다. 특히 그간 LCD 산업에 대대적인 투자를 해온 중국 업계가 차기 TV 기술을 확보하기 전까지 미니LED LCD TV를 주된 원동력으로 가져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해외 LED업계선 미니LED 기술을 차세대 마이크로LED와 연결된 기술로 보고 투자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