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스텝 꼬인 '호텔롯데' 상장, 면세점에서 답 찾을까
롯데免 올해 베트남, 호주에 매장 추가···포스트 코로나 대비 차원 호텔롯데 상장은 올해도 암담···주력 사업 수익성 개선이 관건
[시사저널e=한다원 기자] 지난해 창립 이래 최대 위기를 맞았던 롯데그룹이 올해 면세점 부문 외형 확장에 나선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대내외 리스크는 여전히 크지만, 포스트 코로나를 대비하기 위해 해외 사업을 확대하는 것이다. 다만 신동빈 회장의 숙원 사업인 호텔롯데 상장은 대내외 악재에 취약해 올해도 녹록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7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면세점은 올해 일본 간사이공항 면세점에 명품 브랜드를 추가하고 베트남 다낭시내점, 베트남 하노이시내점, 호주 시드니시내점 등 그동안 코로나19로 사실상 중단됐던 해외 시장을 확장한다. 이로써 토리버치 매장 하나만 운영하던 일본 간사이공항은 로에베, 구찌, 티파니, 보테가 베네타, 불가리 등 명품 브랜드를 보유하게 된다.
지난해 롯데면세점은 해외 진출 1호국이었던 인도네시아 면세점과 태국 면세 사업을 철수하는 등 해외 사업 재정비에 나섰다. 코로나19로 경영 환경이 악화된 탓이다. 올해도 업계에선 롯데면세점이 해외 사업을 확대하지 않을 것이란 분석을 내놓았지만, 롯데면세점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해 해외 면세 시장을 확대하기로 결정했다. 코로나19 이후 상황을 위해 미리 영업 수준을 높이려는 복안이다.
이갑 롯데면세점 대표이사는 사내게시판을 통해 밝힌 신년사에서 “당장의 이익보다는 5년 이후를 보는 혜안으로 새로운 고객과 시장을 모색하고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겠다”고 했다.
코로나19 장기화에도 롯데면세점이 베트남 공략에 나서는 이유는 수익성에 있다. 아직 지난해 매출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롯데면세점 베트남 합작법인 매출은 2017년 153억원, 2018년 716억원, 2019년 1356억원으로 매년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호텔 부문도 국내보다는 해외에 힘을 싣는 모습이다. 국내에서는 지난 6월 해운대에 시그니엘 부산점을 여는 데 그쳤으나 해외에서는 지난 9월 롯데호텔 시애틀을 열며 글로벌 호텔 체인에 집중하고 있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포스트 코로나를 대비해 해외 면세 사업을 키우며 경쟁력을 갖춰나갈 것”이라며 “대내외 악재가 이어지고 있지만 면세 사업을 미리 정상 운영 수준으로 올려놓으려는 계획”이라고 밝혔다.
문제는 실적에 있다. 면세점은 호텔롯데의 매출 80%를 차지할 정도로 주력 사업에 속하지만, 코로나19로 하늘길이 막혀 사실상 개점휴업 사태고 매출의 큰 축을 담당하던 제3자 반송도 종료됐다. 현재 롯데면세점의 수입원은 럭스몰을 통한 내수 통관, 국내 중국 보따리상 반출 등뿐이다.
국내 사업도 축소되고 있다. 현재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DF3(주류·담배) 구역을 운영하고 있는 호텔롯데 영업은 오는 2월로 종료된다. 과거에는 인천공항에서 적자가 나도 시내면세점이 이를 메워줄 수 있는 구조였지만, 코로나19로 지금은 시내면세점도 제대로 영업하지 못하는 상황이라 실적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핵심사업의 부진은 곧 호텔롯데 상장에도 영향을 미친다. 호텔롯데 상장은 신동빈 회장이 지난 2015년부터 추진해온 사업으로 신 회장이 지속 추진하는 뉴롯데 핵심과제다. 호텔과 면세점, 롯데월드 사업을 운영하는 호텔롯데의 상장은 롯데그룹 지주사 체계 완성을 위한 핵심이기도 하다.
업계에선 포스트 코로나 시대가 와도 호텔롯데의 사업 환경이 온전히 회복하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익구조가 면세사업에 치중돼 있어 대내외 악재가 터질 때마다 고전을 면치 못할 것이란 이유에서다. 앞서 중국의 사드보복, 코로나19 등이 대표적인 예다.
업계 관계자는 “상장을 위해선 기업가치가 높아야하는데, 현재로서는 여러 리스크가 있어 어려워 보인다”면서 “롯데호텔이 상장을 위해 면세, 호텔 부문의 투자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