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대출 금리 높아지는데···‘변동 vs 고정’ 어느 게 나을까?

기업대출의 변동금리 비중 19월 만에 최고 수준 4대 시중은행에선 소상공인 대출 증가율 높아  이자 상승 영향에 고정금리 택할 시기 왔다는 분석도

2021-01-07     이용우 기자
한 시중은행의 영업점 모습. / 사진=연합뉴스

[시사저널e=이용우 기자] 기업들이 최근까지 변동금리 대출을 적극적으로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로 인해 기준금리가 0%대가 되면서 금리 메리트가 크다는 생각에 변동금리로 대출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최근 대출금리가 다시 오르기 시작해 변동금리 대출을 받은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의 이자 부담이 높아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신규 대출 차주의 경우 고정금리를 받을 시기가 왔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기업대출 변동금리 비중, 전체의 64% 넘어서

7일 금융권에 따르면 변동금리를 적용받는 기업대출 비중이 매달 높아지고 있다. 작년 11월 말 기준으로 은행 전체에서 변동금리를 적용받는 기업대출 비중은 전체 잔액의 64.1%를 기록했다. 19개월만에 가장 높은 비중이다. 

작년 3월 말까지 59.7%까지 떨어졌던 기업의 변동금리 대출 비중은 이후 커지기 시작했다. 한국은행이 3월에 기준금리를 연 0.75%로 낮춰 사상 처음 0%대, 즉 제로금리 시대를 열기 시작한 것이 영향을 줬다. 이후 은행권의 대출금리가 낮아지기 시작하고 코로나19로 인한 경영난까지 겹치자 소상공인·중소기업이 대거 대출을 받기 시작했다. 당시 많은 기업들이 좀 더 낮은 금리로 대출을 받기 위해 변동금리 대출을 신청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3월부터 기업들의 신규대출 중 고정금리대출 비중은 계속 떨어졌다. 2월에 기업의 고정금리대출 비중은 전체의 41.2%를 차지했는데 3월엔 39.3%로 떨어졌고 9월엔 30.9%까지 낮아졌다. 1년도 안 돼 고정금리대출 비중이 10%포인트 이상 떨어진 것이다. 

예금은행의 기업 변동금리 대출 비중 / 이미지=시사저널e

◇은행권 “금리 상승기에 변동금리 유리한지 따져봐야”

은행권은 기업대출 중 상당 부분이 소상공인 대출로 이뤄져 변동금리가 연체율 상승에 영향을 주지 않을지 주시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작년 9월 말 기준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총 396조5700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38조8000억원(10.8%) 증가했다. 2019년 9월 말에 1년 전 대비 증가율인 7.5%보다 증가율이 높아졌다.

4대 시중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중 개인사업자 대출 비중은 56.1%다. 특히 4대 은행의 기업대출 중에서도 도·소매업과 숙박·음식업 대출 잔액은 작년 3분기 들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4%씩 증가했다. 경기 민감도가 높은 업종이 변동금리 대출을 받아 코로나19 위기를 버티고 있다는 분석이다. 

문제는 시중금리가 오르면서 은행들이 기업대출 금리를 점차 올리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달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0년 11월중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에 따르면 기업 대출금리는 2.72%로 0.04%포인트 올랐다. 중소기업 대출 금리는 전월 대비 0.05%포인트 오른 2.86%를 기록했다. 은행권은 지금까지 낮은 금리 영향에 변동금리 대출이 기업에게 유리했다면 앞으로는 금리가 바닥을 찍고 오르는 분위기라 고정금리 대출이 유리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한 은행 관계자는 “이자가 오르게 되면 은행 입장에서는 호재지만 이번에는 악재로 받아들이고 있다. 연체율이 상승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신규 대출자들도 이자 상승을 고려해 신중하게 판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