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었던 QM6마저”···르노삼성, 올해 보릿고개 온다
QM6, 작년 11월 신형 출시에도 불구하고 예상보다 성적 저조 올해 QM6 대체할 신차 없어···XM3·SM6도 부진 업계 “노사간 조속한 임단협 타결로 생산차질이라도 막아야”
[시사저널e=박성수 기자] 르노삼성자동차가 올해 위기를 맞이했다. 그동안 르노삼성 내수를 지탱해온 QM6가 흔들리면서 올해 실적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또 올해 르노삼성은 다른 완성차 브랜드와 달리 회사를 이끌어갈 신차가 없어 QM6 부진을 만회해 줄 마땅한 카드도 없다.
6일 업계에 따르면 르노삼성은 이달 QM6 구매고객에게 옵션, 용품 보증연장 관련 최대 100만원 상당의 구입비를 제공할 계획이다. 지난 달 말에도 르노삼성은 QM6 구매고객들에게 최대 120만원 상당의 구입비 혜택을 준 바 있다.
QM6가 지난해 11월 출시한 신형 모델인 점을 감안하면 할인이 빠르게 시작된 셈이다. 지난 11월 QM6는 신형 출시에도 불구하고 3647대를 판매하며 전년대비 35.4%, 전월대비 15.6% 감소했다. 12월의 경우 4767대를 판매하며 전월대비 소폭 늘었지만, 작년과 비교하면 36.9% 줄었다.
지난해 12월 르노삼성은 QM6 판매와 관련해 ‘3일 내 광속 출고’를 내세웠다. 연말임에도 계약 후 빠른 출고가 가능하다는 것을 강조한 것이다. 하지만 바꿔 말하면 신형 모델 출시에도 그만큼 공급 대비 수요가 적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최근 나오는 신형 모델들이 출고 대기 기간이 2~3개월 이상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아쉬운 점이다.
QM6 부진은 곧 르노삼성 위기로 직결된다. 지난 2019년 QM6 국내 판매는 4만7640대로 전체 판매(8만6859대)의 54%를, 작년에는 4만6825대로 전체 판매(9만5939대)의 48%를 차지했다. 즉 르노삼성 내수 판매의 절반가량을 QM6가 책임진 것이다.
앞서 언급했듯 올해는 QM6 부진을 해결해줄 신차도 없다. 지난해에는 완전 신차인 XM3가 연초 출시되면서 내수 성장 견인을 도왔으나, 하반기부터 경쟁 모델 등 영향으로 판매가 줄어들기 시작했다. 하반기 야심차게 출시한 SM6 부분변경 모델은 이전 모델의 악평 등이 영향을 미쳐 기대에 한참 미치지 못한 성적을 냈다.
반면 다른 완성차 업체의 경우 현대차그룹은 아이오닉5, CV, JW 등 전기차 출시를 준비하고 있고, 쌍용차도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전기차 E100을 공개한다. 한국GM도 볼트EUV, 타호를 비롯해 트래버스, 이쿼녹스 신형도 출시할 예정이다.
이에 업계에선 르노삼성 노사간 임금협상이라도 조속한 시일내 타결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르노삼성 노사는 현재 국내 완성차 업계 중 유일하게 2020년 임금 및 단체협상을 마무리 짓지 못한 상태다. 오는 7일부터 노사는 임단협 본협상을 재개할 방침이나, 지난해 9월 이후 실무교섭에서 노사간 입창자이를 좁히지 못하고 있어 이번 협상에도 난항이 예상된다.
노조는 기본급 7만1687원 인상과 700만원 일시금 지급, 휴가비·성과급 인상 등을 요구하고 있으나, 사측은 회사 경영환경 악화로 인해 인상 여력이 없다는 입장이다.
강성으로 분류되는 박종규 노조위원장이 연임에 성공하면서 노사간 입장차이를 좁히지 못할 경우 파업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노조는 지난해 중앙노동위원회에 쟁의조정을 신청해 조정 중지 결정을 받았다. 조합원 찬반투표 결과에 따라 합법적으로 파업을 할 수 있다.
노조가 파업을 강행할 경우 QM6 판매에 타격이 큰 것은 물론, XM3 유럽수출 물량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XM3는 지난해 말 유럽수출 물량 선적을 시작했다. 초도 물량은 750대다. 선적물량은 내달 유럽에 도착해 본격적으로 판매를 시작할 계획이다.
XM3 유럽 진출 성공은 회사 생존 여부가 달려있는 중대한 사항이다. 지난해 르노삼성은 닛산 로그 위탁 생산이 종료되며 수출물량이 급감했다. 작년 르노삼성 수출은 2만227대로 전년대비 77.7% 감소했다.
업계 관계자는 “XM3 수출 물량은 연간 5만대 수준으로, 10만대 이상 수출했던 로그 물량 대비 절반 수준이다”라며 “생산 차질 없이 수출을 하더라도 경영 정상화가 힘들 것으로 예상되는데, 노조가 파업을 강행할 경우 회사가 큰 위기를 맞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