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자의 메디컬나우] 젊어진 복지부 고위직···84학번 영향력 감소
권덕철 장관은 만 59세, 차관들도 50대 초·중반···고위직 학번은 다양한 분포
[시사저널e=이상구 의약전문기자] 최근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 취임을 계기로 복지부 고위직 연령이 다소 낮아졌다. 이와 함께 과거 비중이 높았던 복지부 내 84학번도 지난해 김강립 차관 퇴임으로 숫자와 영향력이 일부 감소했다는 분석이다.
2일 복지부와 유관기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권 장관이 취임한 후 긴장감과 함께 복지부 직원들 업무 집중도가 높아진 것으로 파악된다. 교수 출신이었던 전임 박능후 장관에 비해 권 장관이 관료 출신, 특히 복지부에서 잔뼈가 굵은 정통행정관료 출신인 점이 이같은 분석을 뒷받침한다.
이같은 흐름의 배경으로는 생물학적 나이도 무시할 수 없는 요소로 풀이된다. 박 전 장관이 1956년생이었던 데 비해 권 장관은 1961년생이다. 그는 만 59세다. 나이가 절대 요소일 수는 없지만, 젊은 복지부 직원들과 호흡하고 소통하는 데는 상대적으로 낮은 연령이 유리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복지부 제1차관과 제2차관 역시 연령대가 낮은 편이다. 당초 김강립 전 차관(현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지난 2019년 5월 취임했을 당시 복지부 일각에서는 1965년생 나이가 낮다는 지적도 있었다. 하지만 그는 복지부 차관과 제1차관 역할을 능숙하게 수행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후 식약처 수장으로 영전했다. 이어 지난해 11월 복지부 2인자에 올라선 양성일 제1차관은 1967년생이다. 만 53세다. 그는 재수한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87학번이다.
보건의료 분야를 책임지는 강도태 제2차관은 공식적으로 70년대 출생이다. 그는 포털사이트 등에 1970년생으로 나와 있다. 하지만 그는 고대 무역학과 86학번이다. 이에 실제로는 1967년생으로 알려졌다. 강 차관은 과거 나이에 대한 기자 질문에 “술을 사면 말해주겠다”며 공개하지 않았다.
또한 최근 복지부 고위직 특징 중 하나는 주축세력이었던 84학번의 영향력 감소로 분석된다. 그동안 복지부 특히 보건의료 파트에서는 이동욱 전 인구정책실장(고대 신방과)과 배병준 전 사회복지정책실장(고대 사회학과) 등 84학번 영향력이 컸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 들어 이들이 복지부를 떠나고 이어 지난해 11월 김 전 차관(연대 사회학과 84학번)이 식약처로 자리를 옮김에 따라 84학번 숫자와 영향력이 줄었다는 지적이다.
단, 현재도 84학번은 복지부 고위직에서 활동하고 있다. 박인석 사회복지정책실장(성대 행정학과 재수 84학번)과 고득영 인구정책실장(서울대 사복과 재수 84학번), 정호원 보육정책관(서울대 사복과 84학번), 이형훈 연금정책국장(연대 경영학과 84학번) 등이 근무하는 것이다. 이들은 다른 복지부 고위직과 마찬가지로 하루 24시간 업무에 매달리면서 영향력을 극대화할 시간도 없고, 관심도 없는 인물로 분류된다.
학번만으로 보면 복지부 고위직은 다양한 분포도를 보인다. 이기일 보건의료정책실장은 건대 행정학과 83학번 출신이다. 김헌주 건강보험정책국장은 서울대 법학과 86학번이다. 곽숙영 복지정책관은 고대 법학과 85학번이다. 현재는 청와대에서 근무하지만 언제든지 복지부에 복귀 가능한 류근혁 대통령비서실 사회수석실 사회정책비서관은 인하대 행정학과 83학번 출신이다. 최근 논란이 일었던 코로나19 예방백신 구매 업무와 관련 있는 임인택 보건산업정책국장(1970년생)은 서울대 영문과 88학번이다.
복수의 복지부 관계자는 “고위직 나이가 어려지고 특정 학번 숫자와 영향력이 감소하는 것은 긍정적 신호로 볼 수 있다”며 “이번 달이나 늦으면 2월로 예상되는 정기인사에서 고위직 판도가 변경될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