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흘 앞둔 공인인증서 폐지···핀테크·은행권, ‘사설인증서’ 시장 각축전
10일부터 공인인증서 역사 속으로 카카오·NHN페이코·토스 등 핀테크 업계 사설인증 서비스 ‘활발’ 시중은행도 앞다퉈 사설인증 시스템 구축
[시사저널e=김희진 기자] 공인인증서 폐지가 사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핀테크 업계와 은행권이 공인인증서를 대체할 본인인증 서비스 도입에 열을 올리고 있다. 21년간 독점적 지위를 유지하던 공인인증서가 사라지면서 시장 선점을 위한 사업자들의 경쟁이 가속될 전망이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5월 국회를 통과한 전자서명법 개정안이 오는 10일 시행된다. 개정안은 공인·사설인증서 간 경계를 허물고 모든 전자서명에 동등한 법적 효력을 부여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개정안 이전에는 공인인증서의 법적 효력이 사설인증서보다 우위에 있어 공공기관 등이 대부분 사설인증서를 인정하지 않았다.
개정안이 시행됨에 따라 국내 인터넷 초기인 1999년에 도입돼 시장을 독점했던 공인인증서 시대는 막을 내리게 된다. 공인인증서는 그간 1년이라는 짧은 유효기간과 각종 보안프로그램 설치 요구 등으로 많은 사용자들의 불편을 빚어왔다. 또한 시장독점으로 서비스 혁신을 저해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공인인증서의 독점적 지위가 21년 만에 사라지면서 사설인증서 시장 진출을 노리는 사업자들의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핀테크 업계에선 카카오, 네이버, NHN, 토스가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시장 선발 주자인 카카오의 경우 지난 2017년 6월 자사의 금융 계열사인 카카오페이에서 국내 최초 모바일 메신저 기반 인증 서비스를 시작했다. 카카오페이에 따르면 카카오페이 인증 발급 건수는 지난 9월 1700만건을 돌파한 데 이어 현재 2000만건을 넘어섰다. 카카오페이 인증을 이용하는 기관도 200여곳으로 집계됐다.
NHN페이코 역시 지난 9월 인증서 서비스를 출시했으며, 모바일 금융 서비스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도 이날 토스인증서 누적 발급 건수가 2300만건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시중은행 중에선 KB국민은행이 선발 주자로 사설 인증서 시장에 뛰어들었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7월 자체 기술로 개발한 사설인증서인 ‘KB모바일인증서’를 출시했다. 출시 10개월 만에 가입자가 360만명을 넘어선 데 이어 전날 기준 가입자 570만명을 돌파하며 순조롭게 서비스를 이어가고 있다.
하나은행은 지난 8월 하나원큐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을 전면 개편한 ‘뉴 하나원큐’를 선보이고 안면인증 기능이 탑재된 자체 인증 서비스를 선보이기도 했다.
우리은행도 지난 11월 금융권 최초로 클라우드 시스템을 기반으로 범용성을 높인 ‘WON금융인증서’를 출시했으며, NH농협은행 역시 지난 10월 ‘NH원패스(OnePass)’를 출시해 서비스를 진행 중인 상태다.
시중은행 중 아직 사설인증 서비스를 출시하지 않은 신한은행도 이달 중 사설인증 서비스 시스템을 구축하고 자사의 모바일 금융 앱인 신한 쏠(SOL)을 통해서 관련 서비스를 운영하겠다는 방침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현재 자체 사설인증 시스템을 구축 중인 단계이며 12월부터 쏠 메뉴에 순차적으로 반영할 예정”이라며 “공인인증서가 없거나 유효기간이 경과한 고객도 동의, 가입 등 별도 절차 없이 패턴, 간편 비밀번호, 안면인증, 지문 등의 간편 로그인을 통해 전자서명 처리가 가능하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