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SAPOINT] 집에 머물러라. 그런데 소비쿠폰은 주겠다?
[시사저널e=엄민우 기자] [시사저널e=김은실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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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만약 어떤 정부가 ‘환경을 위해 노후 경유차를 타지 마세요’라고 하면서 노후 경유차를 계속 타는 이에게 특별 지원금을 준다면 어떻게 보일까요? 앞뒤가 안 맞아 보이겠죠?
2. 이와 비슷한 문제가 코로나19 방역과 관련해 논쟁거리가 된 바 있습니다. 집에 머물 것을 강조하면서 외식이나 숙박쿠폰을 나눠준 정부의 행동과 관련해 말입니다.
3. 지난 할로윈데이 때 정부는 이태원 클럽발 감염 재연을 막겠다며 특별단속에 나섰습니다.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보였습니다.
4. 거기까지만 했으면 좋았을 텐데 그 무렵 정부는 숙박 및 외식 쿠폰 지급을 재개하기로 했습니다. 내수를 진작시키겠다고 말입니다.
5. 내수 진작과 방역, 이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것은 쉬운 것이 아닙니다. 코로나 시대에 두 마리 토끼를 왜 잡지 못하냐고 정부 탓만 하기는 어렵습니다.
6. 허나 적어도 정책이나 메시지가 이율배반적이면 곤란합니다. ‘집에 머물러라’, ‘모이지 말라’고 하면서 숙박이나 외식쿠폰을 주는 행위는 상당히 앞뒤가 안 맞아 보입니다. 사람들이 여행이나 외식을 자제한 건 코로나19 때문이지 가격 때문도 아니었는데 말이죠.
7. 차라리 집에 머물기를 권고하되, 숙박 및 외식업계가 방역이나 거리두기를 제대로 할 수 있도록 하게 해주는 다른 금전적 지원이나 추가 세금 면제 및 고용유지 지원 등 다른 방안을 고민했으면 어땠을까요? 그럼 적어도 정책적 메시지는 모순되지 않을 것입니다.
8. 또 쿠폰지급이 자영업자의 고통을 끝내줄 근본 해결책이 아니라는 건 요즘 저녁에 식당가를 돌아다녀 봐도 알 수 있습니다. 예전 연말 풍경 같지 않으니까요.
9. 선진국들은 백신 접종을 곧 시작할 것으로 보입니다. 우리도 이제 근본적으로 자영업자들과 국민들의 고통을 끝내기 위한 쪽에 나랏돈과 역량을 집중해야 할 때가 아닐까요.
10. 진정 국민들과 자영업자들의 고통을 끝낼 방법은 쿠폰이 아니라, 오직 코로나19의 확산세 안정과 극복뿐입니다. 시작이 좋았던 K방역, 끝도 좋기를 대한민국 국민들 모두가 기대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