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열 호반 회장, 금호리조트로 종합레저그룹 방점찍나

미래에셋대우와 컨소시엄 구성해 인수전 참여 검토 현금화 자산 1조원 보유, 자금조달 여력 충분 “금호리조트 인수 시 IPO 앞두고 기업가치 극대화 기대”

2020-11-30     길해성 기자
김상열 호반그룹 회장(사진)은 종합레저그룹 도약을 줄곧 강조해 왔다. 금호리조트 인수전 참여를 통해 그 꿈을 이룰지 업계의 이목이 쏠린다. / 그래픽=시사저널e DB  

[시사저널e=길해성 기자] 호반건설이 금호리조트 인수전에 참여할지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김상열 호반그룹 회장은 그동안 레저사업을 적극적으로 키워왔다. 리조트, 워터파크, 골프장 등 9개 사업을 운영 중인 금호리조트를 품에 안을 경우 줄곧 강조해온 종합레저그룹에 한 발 더 다가갈 수 있다. 아울러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기업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는 만큼 인수전에 뛰어들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3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호반건설은 금호리조트 인수전 참여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미래에셋대우는 호반건설에 금호리조트 인수전에 참여하기 위한 컨소시엄 구성을 제안했고, 호반건설은 이를 검토 중이다. 금호리조트 매각 예비입찰은 다음 달 9일로 예정됐다. 미래에셋대우가 먼저 손을 내민 이유는 호반건설이 리조트 인수 경험과 막강한 자금력을 갖추고 있어서다. 

호반그룹은 김상열 회장의 지휘 아래 레저사업을 확장해 왔다. 그동안 레저사업 인수에 쏟아 부은 자금만 6000억원에 달한다. 2018년 2500억원을 주고 리솜리조트를 인수했고, 지난해에는 경기 이천에 있는 덕평컨트리클럽(CC·550억원)과 서서울CC(1200억원), 골프장 2곳을 잇따라 품에 안았다. 기존 제주 중문 퍼시픽랜드, 스카이밸리CC, 하와이 와이켈레CC 등을 포함하면 현재 국내 7곳, 해외 1곳의 리조트와 골프장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김 회장은 골프에 애착이 깊은 것으로 유명하다. 2009년 국내 건설사 최초로 호반건설 골프단을 창단했으며, 2017년 KLPGA(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 회장을 맡고 있다. 김 회장의 후계자이자 장남인 김대헌 부사장은 학부에서 골프를 전공할 정도로 부자(父子)가 골프와 인연이 깊다. 호반이 골프장 등 레저사업에 대한 관심이 남다른 이유다. 골프와 리조트를 앞세워 호반을 종합레저그룹으로 키운다는 게 김 회장의 계획이다. 

금호리조트는 종합레저그룹으로 도약하는 데 발판이 될 전망이다. 국내에선 골프장 1곳(용인 아시아나CC)과 콘도 4곳(통영·화순·설악·제주리조트), 워터파크 1곳(아산스파비스)을, 해외에선 중국법인이 운영 중인 중국 웨이하이 골프&리조트 1곳을 운영하고 있다. 리조트사업부가 매출의 약 3분의 2를 차지하고 골프사업부가 3분의 1을 차지한다. 금호리조트가 보유하고 있는 자산 가치는 총 5000억원대다.

업계에선 금호리조트 인수에 필요한 자금 확보에는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호반건설은 지난해 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 2743억원을 포함해 단기금융상품 등 단기간에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 1조원 규모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 미래에셋대우가 증권업계 자기자본 1위 기업인 만큼 두 회사가 컨소시엄을 구성할 경우 자금 부담은 더욱 줄어들 수 있다.

최승남 부회장이 현재 호반건설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점도 호반건설의 금호리조트 인수전 참여에 힘이 실리는 부분이다. 2016년 울트라건설에 이어 2018년 리솜리조트(현 호반호텔&리조트)의 인수를 진두지휘하며 호반그룹의 사업 다각화에 앞장서 왔다. 금융권 출신인 최 부회장은 지난해 12월 취임과 동시에 호반건설의 기업공개(IPO)와 불확실한 경영 환경에서 지속성장이라는 과제를 안았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레저사업을 더 키워 사업구조를 다각화하면 기업공개 흥행에 필요한 기업가치 극대화를 실현할 수 있다”며 “인수합병 시장에서 금호리조트 규모의 큰 사업장이 귀한 만큼 호반이 인수전에 뛰어들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