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아시아나, 항공 동맹 탈퇴 비용만 ‘100억원’···마일리지도 ‘골머리’
아시아나 ‘스타얼라이언스’ 소속이나 대한항공에 인수될 경우 ‘스카이팀’으로 넘어와야 스타얼라이언스 입장에선 공동 마케팅 깨지는 데다 경쟁 동맹으로 넘어가 피해 커 그동안 쌓아온 항공 동맹 간 마일리지 처리도 문제···합병 전까지 마일리지 소비 유도할 것으로 보여
[시사저널e=박성수 기자] 아시아나항공과 대한항공이 합쳐지게 될 경우 기존에 속해 있던 항공 동맹 ‘스타얼라이언스’를 탈퇴해야 하는데, 탈퇴 비용이 만만치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가 스타얼라이언스를 탈퇴하기 위해서는 100억원 상당의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항공 동맹 입장에선 소속 항공사가 빠지게 될 경우 공동 마케팅 효과를 상실하기 때문에 벌금 형태로 탈퇴를 제한하고 있다.
항공 동맹은 가입 항공사간 취항 노선을 공유해 항공권을 판매하는 공동 운항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소속 항공사들 간에 마일리지를 공동 적립·이용할 수 있으며, 회원제도 공유한다. 아시아나 다이아몬드 회원이면 스타얼라이언스 골드 회원 자격을 부여받아 각종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동맹 항공사의 공항 라운지를 함께 이용할 수 있어, 해외 여행시 편리성이 높다.
이처럼 항공 동맹의 경우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는데, 아시아나가 탈퇴하게 될 경우 항공 동맹체에 있는 외국 항공사들 입장에선 기존 아시아나와 공동 운항하던 노선을 운영하지 못해 피해가 크다. 아시아나도 공동 마케팅 효과가 사라지게 되면서 기존보다 장점이 줄어드는 셈이다.
현재 스타얼라이언스에는 아시아나항공, 루프트한자 독일항공, 유나이티드항공, 타이항공, 싱가포르항공, 에어 뉴질랜드 등 26개 항공사가 회원사로 있다. 1997년 설립된 세계 최초 항공 동맹으로 회원사, 취항지, 취항 국가 등에서 가장 큰 규모를 갖고 있다.
스타얼라이언스 입장에선 회원사 중 규모가 컸던 아시아나가 빠져나가고 경쟁 항공 동맹에 가입하는 점에 대해서도 시선이 곱지 않을 수 밖에 없다. 아시아나가 대한항공과 합병하게 될 경우 스타얼라이언스에서 나와 대한항공이 속한 ‘스카이팀’에 합류할 가능성이 높다. 스카이팀은 지난 2000년 대한항공을 비롯해 4개 회원사가 창설한 동맹으로 19개 회원사가 함께 하고 있다.
만만치 않은 탈퇴비용에 아시아나는 탈퇴보다는 제명되는 방향으로 동맹에서 나올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탈퇴보다는 제명당하는 쪽이 비용 부담이 낮기 때문이다. 다만 제명 방법이나, 제명에 따라 지불해야 하는 비용에 대해서는 아직 조사 단계인 것으로 파악됐다.
업계 관계자는 “전세계적으로 항공 동맹을 탈퇴해 다른 항공 동맹에 가입한 경우가 많진 않기 때문에, 아시아나 내부에서도 다양한 시나리오를 확인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동방항공과 상하이항공간 합병이 비슷한 사례라 참고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010년 상하이항공은 동방항공에 인수합병되며 기존 스타얼라이언스에서 탈퇴해 이듬해 스카이팀에 가입한 바 있다.
기존 고객들의 마일리지도 문제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간 마일리지 합병은 비율대로 통합되면 큰 문제가 없으나 항공 동맹간에 공유했던 마일리지를 쓰지 못하기 때문에 고객들의 반발의 예상된다.
앞서 언급했듯 스타얼라이언스의 경우 스카이팀보다 규모가 커 회원사들의 마일리지 공유를 고려해 아시아나를 이용하는 고객들이 많았다. 반대로 해외에서도 아시아나 이용을 염두에 두고 경쟁 항공사 대신 스타얼라이언스 소속 항공사를 이용한 경우도 적지 않다.
다만 일각에선 대한항공이 아시아나를 완전 합병할 때까지 최소 2~3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그동안 단계적으로 마일리지를 소비하도록 유도할 경우 추후 고객 반발이나 피해가 최소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