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스타2020] ‘미르4’ 올인 위메이드, 독될까 약될까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 “미르4 1등 목표…판호 좋아질 것”
[시사저널e=원태영 기자] ‘미르의전설’ 시리즈로 유명한 위메이드가 이번 지스타에서 신규 모바일게임 ‘미르4’ 출시 일정을 밝혔다. 앞서 위메이드는 PC 온라인게임 ‘미르의전설2’로 중국 시장을 평정한바 있다. 그러나 이후 출시된 후속작 부진과 미르2 카피캣들이 난립하면서 오랜기간 어려움을 겪었으며, 최근에도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이런 상황속에서 위메이드는 이번 미르4 출시를 기점으로 과거 명성을 되찾겠단 계획이다.
◇위메이드, 미르2로 중국 시장 평정
위메이드는 지난 2000년 액토즈소프트에서 분사 한 뒤 2001년 미르2를 개발했다. 분사 과정에서 액토즈소프트는 위메이드 지분 40%와 미르의전설 지적재산권(IP)의 공동소유권을 가져갔다. 이후 미르2는 중국 시장에서 엄청난 성공을 거두게 된다.
‘열혈전기’라는 이름으로 중국에 진출한 미르2는 출시 1년 만인 지난 2002년 중국 동시접속자수 35만명을 달성했으며, 2004년에는 중국 게임시장 점유율 65%를 달성하며 명실상부한 국민게임으로 떠올랐다. 이후 2005년에는 중국 동시접속자수 80만명을 기록하며 기네스북에 등재됐고 2009년에는 중국내 회원수 2억명을 돌파했다. 2011년에는 단일 게임으로 세계 누적 매출 2조2000억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미르2가 중국에서 엄청난 성공을 거두자 미르 IP를 무단 도용한 카피캣들이 중국에서 활개를 치기 시작했다. 중국 현지에서는 미르2의 중국 명칭인 열혈전기를 따서 이러한 게임들을 ‘전기류 게임’이라고 부르고 있다. 컨설팅업체 ‘보스턴 컨설팅그룹’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중국 내 전기류 게임 시장 규모는 550억 위안(약 9조4000억원) 규모로 추정된다. 보스턴 컨설팅그룹은 중국 전기류 게임의 PC게임 시장규모를 4조2000억원, 모바일게임 시장규모는 3조7000억원 수준으로 평가했다.
위메이드는 미르 IP를 무단 도용한 게임사들과 길고 긴 소송전을 이어갔다. 특히 IP 공동소유권을 보유한 액토즈소프트가 지난 2004년 중국 게임사인 ‘샨다게임즈’에게 인수되면서 샨다게임즈와의 오랜 악연이 시작됐다. 위메이드와 산댜는 미르 IP를 놓고 최근까지 소송전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미르2 이후 기나긴 부진 겪어...미르 트릴로지로 반등 노려
위메이드는 미르2 이후 ‘미르3’를 비롯해 ‘윈드러너 시리즈’, ‘이카루스’ 등 다양한 신작 게임을 선보였으나 미르2 이상의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아울러 미르2 카피캣들이 난립하면서 제대로된 IP 사용료를 받지 못했다.
결국 매출은 1000억~1200억원대에서 멈췄으며 지난 2018년과 지난해에는 영업손실 362억원과 69억원을 각각 기록하기도 했다. 지난 상반기에도 10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위메이드는 현재 ‘미르 트릴로지’를 준비 중이다. 미르 트릴로지는 미르 IP를 집대성해 위메이드가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브랜드다. ‘미르4’와 ‘미르M’, ‘미르W’로 이뤄져있다. 이 가운데 출시를 앞둔 미르4는 미르2 세계관을 계승한 정식 후속작으로 원작과 다르게 모바일게임으로 출시된다는 점이 특징이다. 최근 사전예약 300만명을 돌파했으며 카카오게임즈와도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
◇미르4 올인한 위메이드...성공 가능성은
위메이드는 오는 25일 출시를 앞두고 있는 미르4에 사실상 올인하고 있다. 상반기 적자를 기록한 위메이드는 지난 3분기에도 영업손실 96억원을 기록했다.
위메이드 관계자는 영업손실에 대해 “신작 모바일게임 미르4 11월 정식 출시를 앞두고 광고 선전비가 증가한 탓”이라고 설명했다.
미르4에 대한 유저 평가는 나쁘지 않은 편이다. 앞서 진행한 CBT에서 약 80%의 테스트 참가자들이 정식 오픈 시 플레이를 하겠다고 응답했으며, 모바일과 PC 플랫폼에서 6대4의 비율로 크로스 플레이를 즐긴 것으로 확인됐다. 위메이드 관계자는 “시스템 안정을 위한 잦은 점검에도 재방문 비율이 70%에 달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현재 위메이드를 대표할 수 있는 IP가 사실상 미르 밖에 없다는 점은 큰 약점이다. 특히 과도한 마케팅 비용으로 적자까지 감수하면서 미르4에 올인하고 있는 상황에 대해 게임업계 관계자들은 위험한 결정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최근에는 대형 게임사들조차 마케팅 비용을 줄이는 추세”라며 “과도한 마케팅 비용을 투입할 경우, 향후 비용 회수를 위해 과도한 과금 요소를 집어넣을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밝혔다. 그는 “이렇게 될 경우, 과도한 과금에 지친 유저들의 이탈률이 높아질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쟁쟁한 경쟁작들이 최근 많이 출시된 점도 악재다. 이미 엔씨소프트의 ‘리니지M’과 ‘리니지2M’이 사실상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을 평정하고 있으며, 넥슨의 ‘바람의나라:연’, 최근 넷마블이 출시한 ‘세븐나이츠2’ 역시 미르4와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에서 미르 IP에 대한 매력도가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는 문제점도 있다. 미르2의 경우 중국에서는 국민 게임 칭호를 받았지만, 국내에서는 엔씨의 ‘리니지’에 밀려 큰 빛을 보지 못한 케이스다. 결국 미르4가 대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중국 시장 진출이 필수로 요구되는데, 현재 3년 넘게 중국 판호가 막혀 있어 이역시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는 “공개 석상에서 말하기는 어려운 부분이 있지만, 라이센스를 부여하는 방식으로 서비스하는 게임은 지금까지 문제가 있었던 적이 없다”며 “미르4는 법률적으로 말하면, 우리가 우리에게 라이센스를 준 게임이므로 다른 게임들과는 상황이 다소 다르다”고 밝혔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결국 미르4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중국 판호 획득이 주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라며 “국내에서는 사실 쟁쟁한 게임들이 너무 많이 출시돼 얼마만큼 성공을 거둘지 아직은 미지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