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국감] 쿠팡풀필먼트서비스 전무 만난 강은미 “고인 사망, 과로사냐 아니냐” 질타

엄성환 쿠팡풀필먼트서비스 전무에 강은미 의원 “고인 주 70시간 이상 일했다···2주간 혼자 일 해” 유가족과 만날 의향 묻는 질문에 엄 전무 “언제든지 만나 뵐 의향 있다”

2020-10-26     박지호 기자
26일 열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종합국감에서 강은미 정의당 의원(왼쪽)이 엄성환 쿠팡풀필먼트서비스 전무에게 질의하고 있다. / 사진=국회방송캡쳐

[시사저널e=박지호 기자] 쿠팡이 자사 물류센터 노동자 A씨의 사망을 두고 과로사가 아니라고 반박한 데 대해, 강은미 정의당 의원이 이를 정면으로 반박했다. 

26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종합국감에 엄성환 쿠팡풀필먼트서비스(CFS) 전무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최근 불거지고 있는 택배 노동자 과로사 문제 관련 증인으로 채택된 것이다. 지난 12일 쿠팡 칠곡물류센터에서는 1년 4개월간 일했던 일용직 근로자 20대 A씨가 사망한 사건이 발생한 바 있다.

당시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는 A씨의 죽음이 과로사라고 주장했지만 쿠팡은 이를 부인했다. 

쿠팡은 “물류센터에서도 배송직원과 마찬가지로 주 52시간 근무를 하고 있다. 단기직 직원까지도 주 52시간 이상 근무하지 못하도록 업무 지원 단계에서 주간 근무시간을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3교대로 돌아가는 쿠팡 물류센터 업무의 특성상 8시간 근무와 1시간 휴무가 잘 지켜져, 장시간 추가근무가 어려운 구조다. 실제 고인의 지난 3개월간 평균 근무시간은 주 44시간이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환노위 소속 강은미 정의당 의원은 쿠팡의 이같은 주장을 반박했다. 

강 의원은 이날 국감장에 증인으로 출석한 엄성환 전무를 향해 “고인의 사망이 과로사입니까 아닙니까”라고 물었다. 이에 대해 엄 전무가 “과로사에 대한 부분은 근로복지공단에서 판단한다”라고 답하자 강 의원은 “근데 왜 과로사가 아니라고 보도자료를 냈습니까”라며 다그쳤다. 이에 엄 전무가 다시 한 번 “사실에 입각한 것”이라 말하자 강 의원은 “어떤 사실에 입각한 것이냐. 그렇게 말하니 공분을 산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강 의원은 “야간근무는 수면장애를 유발하고 생체리듬을 파괴해 안전사고를 일으킨다. 고인의 경우 2019년 6월 26일 입사 이후 고정적으로 야간근무를 해왔다”고 말했다. 

강 의원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3개월 간 A씨의 실근로시간은 8시간(주간 3시간·야간 5시간)~9.5시간(주간 3시간·야간 6.5시간)으로, 여기에 야간근무 가중 30%를 가산하면 각각 9.5시간과 11.5시간이 산출된다. A씨가 하루 9.5시간~11.5시간에 준하는 근무를 해왔다는 주장의 근거다. 지난 8월과 9월에는 7일 연속 근무한 경우도 확인됐다. 야간근무 가중 30%를 고려하면 8월과 9월 A씨는 각각 주 70.4시간, 69.4시간 근무한 것으로 확인된다. 

강 의원은 엄 전무에게 “고인은 2주 동안 혼자 일했다. 올해는 코로나 때문에 업무도 급증했다. 조장이 모니터를 보면서 단 1분도 쉬지 않고 지시를 한다. 거기(물류센터)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기계처럼 일을 한 것”이라면서 “고인 입사 직전과 이후 몸무게가 75kg에서 60kg로 15kg나 줄었다. 이런데도 52시간 일했으니까 과로사가 아니라고 할 수 있나”고 반문했다. 

환노위 간사 안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역시 엄 전무에게 향후 재발 방지 대책을 세울 것인지 여부를 질의했다. 이에 대해 엄 전무는 “저희는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안전 인력을 확충하고 시설과 설비 투자에 노력해서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한편 이날 환노위 의원들은 국회를 찾은 A씨 유가족과 만남을 가졌다. 이와 관련해 환노위 소속 임종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엄 전무에게 “유가족을 만나볼 의향이 있나”고 물었고 엄 전무는 “고인과 가족분들에게 심심한 위로를 전한다. 언제든지 만나 뵐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