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내가 알던 투싼 아냐”···얼굴부터 심장까지 다 바꿨다
디자인·연비·공간성 3박자 모두 갖춰···“현대차 SUV 완성체”
[시사저널e=박성수 기자] “현대차 맞나?”
신형 투싼을 보고 가장 처음 든 생각이다. 현대자동차 로고를 빼고 본다면 어느 브랜드 차인지 짐작하기 어려울 정도였다.
이번에 새로 나온 신형 투싼은 2015년 3세대 출시 이후 5년만의 완전변경(풀체인지) 모델이다. 디자인·차체크기·편의 사양 등이 대거 변화했으며, 하이브리드 엔진을 탑재해 연비까지 갖췄다.
지난 22일 현대차 투싼을 타고 경기도 용인시 더 카핑에서 이천시 지산포레스트리조트까지 왕복 80㎞ 구간을 시승했다.
사진과 영상으로 봤을 때와 실물로 봤을 때 느낌은 또 달랐다. 지난 9월 투싼 온라인 공개 당시 화면으로 봤을 때는 곳곳에 ‘선’이 과도하게 많고, 각져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날 실물로 보니 이러한 생각은 완전히 사라졌다.
전면 디자인은 현대차가 그려온 센슈어스 스포티니스의 완성체를 보는 듯 했다. 최근 현대차는 전면부 그릴을 키우고 헤드램프와 통합시킨 디자인으로 변화해 나가고 있었으나, 그 과정에서 일부 차종들은 ‘그릴이 너무 커서 그릴 밖에 안 보인다’, ‘ 마스크를 쓴거 같다’ 등 혹평을 받기도 했다.
신형 투싼은 그릴과 주간 주행등의 일체화가 조화롭게 어우러지면서 현대차가 꿈꿔왔던 날카롭고 강인한 이미지를 구현했다. 주간 주행등에 불이 들어오지 않으면 어디까지가 그릴인지, 구분이 가지 않을 정도다.
측면부는 길게 뻗은 캐릭터 라인과 굴곡을 통해 역동성을 강조했다. 전면부와 측면부가 날카롭고 민첩한 느낌이었다면, 후면부는 묵직하고 안정감을 준다.
실내 공간은 생각보다 넓었다. 특히 운전석의 경우 마치 대형 SUV를 방불케 할 정도로 넓은 시야와 공간을 마련했다. 이는 대시보드 각도 때문이다. 대시보드가 비스듬히 누워있는 듯한 방식으로 설계돼 상단부로 올라갈수록 공간과 시야가 넓어지는 효과가 있다.
센터페시아는 10.25인치 디스플레이를 탑재했으며 하단부에 터치 방식으로 차량 내부 조작 버튼을 배치했다. 다만 소리 크기나 온도 조절까지 모두 터치 방식으로 조절해야 하기 때문에 사람에 따라서는 다이얼 방식이 편하다고 느낄 수 있다.
2열 공간을 말하기에는 투싼은 이제 준중형급을 벗어나, 중형급에 가깝기 때문에 큰 의미가 없다. 투싼 휠베이스(축간거리)는 2755㎜로 이전 대비 85㎜늘어났으며, 싼타페(2765㎜)와도 차이가 거의 없다. 성인 남성이 앉아도 레그룸(무릎공간)과 헤드룸(머리공간)이 충분하고도 남았다.
2열을 접으니 175㎝의 성인이 누워도 충분한 길이의 공간이 확보됐다. 풀플랫을 지원해 별다른 장비 없이도 최근 유행하는 차박이 가능하다.
이날 시승한 모델은 1.6터보 하이브리드 모델이다. 하이브리드 모델답게 엔진 소음이나 풍절음·노면소음 등은 거의 들리지 않았다.
연비도 훌륭했다. 투싼 하이브리드의 공식 연비는 16.2km/ℓ다. 이날 반환점까지 갈 때 나온 연비는 16.5km/ℓ였으며, 돌아올 때는 21.3km/ℓ를 기록했다. 가는 동안에는 주행성능을 실험하기 위해 스포츠 모드로 운전했으며, 돌아올 때는 반자율주행 기능을 켜고 정속주행 했다.
SUV이지만 몸놀림은 민첩했다. 영동고속도로에 진입한 후 스포츠 모드로 전환해 가속페달을 밟으니 빠르게 차가 달려나갔다. 스포츠카처럼 운전하기에는 무리였지만, 일상 주행에서는 가속에 답답함을 느낄 일은 없을 정도다. 투싼 하이브리드는 최고 출력 180마력, 최대 토크 27kg·m을 발휘하며 여기에 전기모터가 더해져 시스템 최고 출력 230마력의 힘을 낸다.
반자율주행은 현대차답게 안정감과 반응속도가 뛰어났다. 이날 시승한 구간이 대부분 고속도로라 반자율기능을 켜고 주행하니 딱히 운전대나 가속페달을 조작할 일이 없었다. 도로 중간중간에 차선 페인트가 벗겨진 곳들이 있었으나, 차선을 벗어나지 않고 주행이 가능했다.
짧은 시승이라 차량의 모든 점을 파악할 수 없었지만, 시승하는 동안에는 불만스러운 점이 없었다. 디자인, 공간, 편의사양, 연비, 운전보조기능 등 대부분 부문에서 만점을 줄만 했다. 딱 하나 아쉬운 점을 꼽자면 헤드업디스플레이(HUD)가 없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