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R플랫폼으로 진화하는 직장인 앱들

블라인드·리멤버·알밤커넥트도 HR사업 확대···익명 기업리뷰·명함 등 기존 데이터 적극 활용

2020-10-12     차여경 기자
/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 대기업 L사에서 개발자로 일하던 김아무개씨는 최근 IT기업 이커머스 부서로 이직했다. 그는 경력이직앱을 통해 이력서와 경력 포트폴리오를 등록했고, 며칠 뒤 면접 연락을 받았다. 김씨는 “최근에는 경력채용공고를 찾는 것보다 모바일 앱 인재풀(Pool)에 등록해 채용 제의를 받는 것이 이직 트렌드”라고 설명했다.

직장인 비즈니스 앱들이 인사관리(HR) 플랫폼으로 진화 중이다. 비즈니스 앱을 운영하던 스타트업들도 경력채용 매칭 서비스를 새롭게 론칭하거나 채용정보를 공유하거나 기업평판을 제공하는 등 다른 사업을 추진 중이다.

최근 전체 가입자 수 400만명을 돌파하면서 공룡앱으로 성장하고 있는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는 올해 본격적으로 HR 사업을 시작했다. 블라인드는 올해 5월 경력직 이직 플랫폼 블라인드 하이어(Blind Hire)를 출시했고, 7월엔 기업 평판 서비스 블라인드 허브(Blind Hub)를 내놨다.

블라인드는 직장인들의 커뮤니티로서의 강점을 HR에 접목시킨다는 계획이다. 블라인드 측은 “블라인드 사용자들의 앱 체류시간과 콘텐츠 소비량은 곧 신규 플랫폼의 사업 기회로 연결된다. 블라인드 허브는 기업 페이지 공대 두달만에 재직자 리뷰 8만건을 돌파했다”면서 “올해 말 핵심 기능이 추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명함등록‧관리앱 리멤버도 지난해부터 ‘리멤버 커리어’를 통해 HR시장에 진입했다. 리멤버 커리어는 기업 채용담당자나 헤드헌터가 인재에게 직접 스카웃 제안을 보낼 수 있는 서비스다. 올해 리멤버는 기업용과 헤드헌터용 유료 서비스를 내놓으면서 기업과 구직자의 유인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근로데이터 기반의 솔루션 제공 기업 뉴플로이도 수시채용 공고 알림 서비스 ‘알밤 커넥트’를 올해 출시하며 덩치를 키우고 있다. 알밤커넥트는 30대 주요 그룹사, 1000대기업, 공기업, 외국계 기업 등 구직자들이 선호하는 기업들의 수시채용 정보를 실시간으로 알려주는 서비스다.

이밖에도 잡플래닛, 원티드 등 원조 기업평판‧리뷰 조회와 추천제 채용정보 플랫폼들도 시장 점유율을 지키고 있는 추세다. 여기에 개발자나 디자이너 등 전문 직군들을 대상으로 한 HR플랫폼도 생겨나고 있다. 프로그래머스는 대표적인 개발자 전문 채용 매칭 플랫폼이다.

스타트업 업계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 국내외적 여건 탓에 신입 채용보다는 경력직 채용이 늘어나면서 직장인 비즈니스 앱들의 사업 경계가 사라지고 있는 추세라고 보고 있다. 비즈니스 앱들이 그동안 각자 쌓아놓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HR시장에 뛰어들고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기존 HR플랫폼 독주 체계가 될지, 시장 점유율을 고르게 가져갈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한 플랫폼 스타트업 HR매니저는 “기업들이 인재들을 찾기 위해서는 인재 포트폴리오가 가장 많이 쌓인 사이트를 방문하게 된다. 기존 HR서비스의 정보가 많긴 하지만 기업이나 구직자들은 모든 플랫폼에 중복 가입을 하기 때문에 (HR플랫폼들의) 사용자 수로 점유율이 높은 기업들을 줄세우기는 힘들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