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국감] 공공기관 부채 23조원 느는데 ‘억대 연봉자’는 3220명 늘어

산업부 산하 40개 공공기관 억대 연봉 임직원 15.1%···최근 2년 새 33.2% 늘어 부채 비중은 13.3% 증가···한국서부발전, 억대 연봉자 비중 33.6%로 가장 커

2020-10-11     이승욱 기자

산업부 산하 공공기관의 부채가 급증하는 상황에서도 억대 연봉자는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재정건전성 악화 우려가 커지는 것을 아랑곳하지 않는 방만 경영의 정형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11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이주환 의원(국민의힘)이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제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산업부 산하 40개 공공기관 임직원 중 1억원 이상 연봉을 받는 이는 지난해 기준 1만2918명에 달한다. 이는 지난 2017년 9698명보다 2년새 33.2% 증가한 수준이다.

산업부 산하 공공기관의 억대 연봉자는 지난 2017년 9698명에서 이듬해인 2018년 1만1077명으로 1만명을 넘어선 후 지난해는 1만2918명으로 해마다 증가했다. 이에 따라 산하 공공기관의 억대 연봉자 비율은 2017년 12.1%에서 2018년 13.3%, 2019년 15.1%로 커졌다.

억대 연봉자 비율이 최근 늘어나고 있지만 경영 지표는 악화하고 있었다. 40개 산하 공공기관의 부채는 2017년 172조8808억원에서 2018년 181조9589억원, 2019년 195조8593억원으로 증가했다. 2017년 대비 지난해 증가율은 13.3%다.

2019년 기준 전체 임직원 수 대비 1억원 이상 연봉자 비율이 가장 큰 공공기관은 한국서부발전으로 임직원 2509명 중 844명(33.6%)이 억대 연봉을 받았다. 이는 같은 에너지 발전 분야 공기업인 한국남동발전 18.3%, 한국중부발전 27.3%, 한국동서발전 28.7%, 한국남부발전 32.8%보다 최대 15%포인트 이상 높은 수준이다.

서부발전의 경우 2017년 대비 작년 기준 억대 연봉자가 52명 감소했지만, 여전히 산업부 산하 공공기관 중 가장 높은 비율을 보였다. 서부발전에 이어 억대 연봉자 비율이 높은 공공기관은 남부발전 32.8%, 한국무역보험공사 32.6%, 한국전력거래소 29.2% 순이었다.

◆부채 7.5조 늘어난 한전, 연봉자 828명 증가···“패널티 검토해야”

부채 규모와 상관 없이 억대 연봉자 비율은 공공기관별로 큰 편차를 보였다. 억대 연봉자가 없는 산업부 산하 공공공기관은 전략물자관리원, 한국로봇산업진흥원, 한국에너지정보문화재단 등 3곳이었고, 대한석탄공사는 임직원 980명 중 억대 연봉자가 단 1명(0.1%)이었다.

반면 한국전력공사는 지난해 부채가 2017년 대비 7조5929억원 증가했지만, 같은 기간 억대 연봉자는 828명 늘었다. 한국수력원자력은 같은 기간 억대 연봉자가 638명 늘었는데, 그 사이 부채는 4조6312억원 증가했다.

40개 공공기관 중 2017년과 비교해 작년 억대 연봉자가 감소한 기관은 단 8곳이었다. 서부발전을 포함해 한국광해관리공단, 한국원자력환경공단(5명 감소), 한국석유관리원(3명 감소) 순으로 감소세를 보였다.

이주환 의원은 연봉 상승에 따른 패널티 도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의원은 “공공기관의 재정건전성이 심각한 상황에서 긴축 재정을 해야 하는데 오히려 고액 연봉을 수령하는 임직원이 느는 것은 방만 경영”이라면서 “매년 국감 때마다 반복해 지적되고 있는데도 개선되지 않는 기관에 대해서는 패널티를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주환 국민의당 의원이 지난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산업통상자원부에 대한 2020년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