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갤A 원가절감···국내 위탁생산업체 늘려

드림텍, 한솔테크닉스 이어 스마트폰 EMS 사업 시작 삼성전자, 中 화친‧윙텍과 ODM 생산 지속…원가 효율화 전략

2020-09-11     윤시지 기자
삼성전자 갤럭시A 시리즈 광고 /자료=삼성전자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부품을 조립해 공급받는 국내 위탁생산(EMS‧Electronic Manufacturing Services) 업체를 1개에서 2개로 늘리면서 규모를 확대했다. 제조비용 절감 차원으로 풀이된다. 

11일 전자업계와 전자공시에 따르면 드림텍은 올해부터 베트남 2공장에서 스마트폰 EMS 사업을 시작했다. 갤럭시A 시리즈 등 일부 중저가 제품을 생산해 삼성전자에 납품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MS는 완제품 기업으로부터 생산을 위탁받아 제품을 조립하고 최종 점검까지 일괄로 제공하는 서비스다. 완제품 기업은 EMS를 통해 부품 조립과 같은 수익성이 높지 않은 부분을 외주 업체에게 맡겨 원가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드림텍의 EMS 사업 진출로 삼성전자 스마트폰 EMS를 담당하는 국내 업체는 한솔테크닉스와 드림텍 2개사로 늘었다. 한솔테크닉스는 2014년 삼성전자 휴대폰 EMS 사업에 진출했으며 현재 베트남 공장을 중심으로 월 400만대 규모의 생산능력을 확보한 상태다. 그간 갤럭시A 시리즈 등 중저가 제품을 주로 공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한솔테크닉스와 드림텍이 각각 다른 삼성전자 베트남 현지 법인과 계약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삼성전자가 직접 생산하던 중저가 스마트폰 물량 일부를 신규 업체에 외주를 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사업에서 원가 효율화 전략을 꾸준히 추진 중이다. 삼성전자는 130달러 이하 저가형 스마트폰의 경우 중국 화친, 윙텍과 같은 해외 업체와 주문자위탁생산(ODM) 방식으로 생산하고 있다. 부품 조립이 중심인 EMS와 달리 ODM은 위탁제조 업체가 제품 일부를 디자인하고 부품을 조달해 제조하는 방식이다. 보다 적극적인 원가 절감이 가능하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8년 윙텍과 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지난해 화친과 협력관계를 구축했다. 윙텍과 화친은 스마트폰 ODM 시장에서 1, 2위를 다투는 선두 업체로, 지난해 양사의 전체 스마트폰 ODM 시장 점유율은 48%를 기록했다. 올해 삼성전자는 지난해와 유사한 10%내외 비중의 물량을 ODM으로 소화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의 올해 스마트폰 목표 출하량은 지난해 대비 약 15% 줄어든 2억5000만~2억7000만대 수준으로 알려졌다.

시장에선 삼성전자의 내년 스마트폰 생산 전략을 주목한다. 삼성전자는 내년 연간 스마트폰 출하량 3억대를 회복할 계획이다. 미중 무역 분쟁 여파로 스마트폰 사업이 흔들리는 화웨이의 빈틈을 노린다는 전략이다. 화웨이는 미국 정부 제재 여파로 오는 15일부터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와 같은 주요 부품의 신규 거래에 지장이 생긴 상태다. 여기에 내년 화웨이 스마트폰엔 안드로이드가 아닌 자체 OS인 ‘훙멍’이 탑재될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전자와 선두 다툼을 하는 해외 시장에서 화웨이가 경쟁에 밀릴 가능성이 커졌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화웨이가 올해까진 부품 재고를 축적해 스마트폰 사업 타격을 최소화하겠지만 부품 조달이 어려워지는 내년엔 스마트폰 사업을 접을 수도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면서 “가성비를 중시하는 추세에 맞춰 갤럭시A 시리즈 등 중저가 제품을 앞세워 시장을 공략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