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의 회장에 ‘최태원’ 추대설, SK에 득일까 실일까
시대적 흐름 부합하고 사회적 가치 추구하는 SK방향과 일맥상통한다는 유리 손경식 회장 등과 달리 한창 그룹경영 매진할 위치라는 점 불리 상법개정안 등 이슈 속 정부와 재계 간 조율 역할 만만치 않아
최태원 SK회장을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으로 추대하는 움직임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재계 이목이 쏠리고 있다. 특히 최 회장이 대한상의 회장을 맡게 될 경우 SK그룹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
8일 재계에 따르면 내년 3월 임기가 끝나는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의 뒤를 이을 후임으로 최태원 회장이 거론되고 있다. 최 회장의 부친인 고(故) 최종현 회장은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을 맡은 바 있다. 일단 당사자인 대한상의와 SK 측에선 전면 부인하고 있다. SK관계자는 해당 사안에 대한 “대한상의로부터 공식적으로 제안 받은 바 없고, 검토한 바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허나 재계에선 현 상황을 봤을 때 최 회장이 대한상의 회장으로 거론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로 보고 있다. 시대상황에 부합한다는 것이다. 재계가 세대교체를 거듭하면서 어느덧 최 회장은 재계 맏형 격이 됐고 중심인물로 우뚝 섰다. 박주근 CEO스코어 대표는 “최 회장은 2018년 남북정상회담 때도 재계 총수들을 이끄는 맏형 역할을 했다”며 “평소에도 ‘사회적 가치’ 철학을 강조한 만큼 대한상의 회장으로서 활동을 하는 것이 어울리고 장점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허나 최 회장의 경우 손경식 경총회장, 박용만 대한상의회장 등 지금의 재계단체장들과는 상황이 다른 만큼 회장직을 맡겠다고 나서더라도 고려할 것이 많을 것이란 분석이다.
우선 한창 일 할 시기라는 점이다. 한 재계 인사는 “손경식 회장 같은 경우는 이미 재계 원로시고, CJ는 이재현 회장이 주요 의사결정을 이어가면 된다는 점에서 경총활동에 더욱 매진할 수 있는 상황”이라며 “최 회장은 이와 사정이 다를 것”이라고 전했다. 안 그래도 코로나19 위기가 얼마나 이어질지 모르는 상황에 총수로서 2가지 주요 일을 이끌어간다는 것이 쉽진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박용만 회장 역시 2016년 두산 회장직을 사퇴하며 두산인프라코어 경영과 대한상의 회장직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오너가 재계단체장을 맡는다고 해서 막연히 기업 입장 등을 전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그룹인사가 재계단체를 맡는 것을 경험했던 한 기업의 인사는 “재계를 대표하는 자리를 맡게 되면 오히려 별 것 아닌 행동을 해도 자신의 기업에 도움이 되는 활동을 하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받기 때문에 오히려 더 자유롭지 못한 측면도 있다”며 “단체의 장은 사실 명예직이다”라고 전했다.
정치적 상황 등이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대한상의 회장을 맡게 되면 코로나19 위기 속 정부에게 기업들의 상황을 잘 전달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잘못하면 자칫 친정부적이란 비판이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차기 대한상의 회장은 상법 개정안 등 기업들이 우려하는 법안들이 존재하는 상황 속 기업과 정부 사이 입장을 조율해야 하는 쉽지 않은 역할을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박용만 회장과 달리 최 회장이 대한상의 회장으로 활동하는 중 정권 임기가 끝난다는 점도 변수다.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과 재산분할 소송을 하고 있다는 점도 또 하나의 변수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한 재계 인사는 “한 개인으로서 노 관장과의 소송을 벌이는 것과, 공적 단체 대표로서 벌이는 것은 다를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대한상의 회장의 임기는 3년이며 연임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