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디스플레이, OLED 따라 ‘옥석 가리기’

BOE, 상반기 스마트폰용 OLED로 2위 CSOT는 내년 8.5세대 OLED 공장 증설 LCD 값 하락세로 수익성 악화…CEC판다 LCD 공장은 매물로

2020-09-03     윤시지 기자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중국 간판 디스플레이 업체 BOE와 CSOT의 1위 경쟁이 치열하다. 양사 모두 LCD 사업에서 입지를 굳힌 가운데 OLED 사업까지 손을 뻗었다. BOE가 올 상반기 LG디스플레이를 밀어내고 2분기 스마트폰용 OLED 시장 2위를 차지했다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CSOT는 내년 8.5세대 OLED 공장 증설에 나선다.

반대로 LCD 패널 값 하락세를 고스란히 맞은 CEC판다는 매물로 올라왔다. CEC판다를 품기 위한 BOE와 CSOT의 눈치 싸움도 치열하다. 전자업계는 조만간 중국 시장에서도 기업 구도 재편이 일어날 것으로 관측한다.

◇코로나19 버틴 BOE, 2분기 매출 6조원대로

최근 BOE는 2분기 349억8713만위안(약 6조원)의 매출 실적을 올렸다고 밝혔다. 이는 전 분기 대비 30%, 전년 동기 대비 18% 증가한 매출 실적이다. 이 회사의 분기 매출이 6조원을 넘긴 것은 처음이다. 분기 매출 5조원대를 처음으로 넘어선 지난해 3분기 매출(306억8282만위안)에 이어 신기록을 경신한 셈이다.

LCD 가격 하락세로 추락한 사업 수익성도 2분기 소폭 개선했다. 2분기 BOE 영업이익은 5억1646만위안(898억원)으로, 전년 동기(4억6311만위안) 대비 11.5% 늘고, 전 분기(8075만위안) 대비 6배 넘게 증가했다. 다만 올 1분기에 워낙 실적이 저조했던 탓에 올 상반기 기준으로는 전년동기 영업이익(17억1736만위안) 대비 65.2% 급감한 영업이익(5억9721만위안) 실적을 거뒀다.

BOE 호실적은 대형 TV 패널과 플렉시블 OLED 수요 성장세 덕분이다. 회사 측은 상반기 코로나19 확산에도 중국 내 TV 판매량이 늘었고 65인치 이상 대형 사이즈 제품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50% 이상 성장했다고 밝혔다. 여기에 BOE의 노트북, PC 모니터용 패널 판매량도 전년 동기 대비 10배 이상 증가했다. 

올해 본격 시동을 건 플렉시블 OLED 사업도 성장 동력이다. 시장조사업체 DSCC는 올 상반기 BOE 전체 출하량 중 플렉시블 OLED 디스플레이 출하량이 20% 이상을 차지한 것으로 분석했다. BOE가 LG전자, 모토로라, 화웨이, 오포 등 스마트폰 제조사들을 고객사로 확보하면서다. BOE는 올 상반기 화웨이의 주력 모델인 P40 시리즈 등에 OLED 패널을 공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올 2분기 BOE는 LG디스플레이를 제치고 중소형 OLED 시장 2위에 오른 것으로 보인다. 복수의 시장조사업체에 따르면 BOE의 2분기 OLED 패널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80% 이상 성장한 900만대 후반에서 1100만대 규모로 추정되며, 삼성디스플레이의 뒤를 이어 2위에 오른 것으로 분석된다. 

BOE는 내달 공개될 화웨이의 메이트40 일반형 모델에도 OLED 패널을 공급한다. BOE의 스마트폰용 OLED 매출 90%를 차지하는 화웨이가 스마트폰 사업이 휘청거리는 점은 큰 부담이나 여타 고객사를 확보하기 위한 시도를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BOE가 애플의 신형 아이폰용 OLED 공급엔 실패했지만 조만간 다시 공급 의사를 타진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내년을 기점으로 애플은 물론 삼성전자로부터 물량을 확보하기 위한 시도를 지속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추격하는 CSOT, 대형 OLED 욕심까지

중국 패널 생산능력 2위 업체 CSOT는 기존 LCD 사업 입지를 확대해 BOE를 추격하는 동시에 OLED 사업까지 기반을 다지고 있다. 최근 CSOT는 1조3000억원을 들여 삼성디스플레이 쑤저우 LCD 공장을 인수하겠다고 밝혔고, 여기에 모기업인 TCL은 내년 중 광저우에 8.5세대 OLED 생산라인을 증설하겠다는 계획을 공식화했다. 지난 6월 CSOT가 일본 JOLED에 200억엔(약 2300억원)을 투자해 공동 개발을 이어가기로 한 지 약 3개월만이다. 사실상 JOLED가 확보한 잉크젯 프린팅 기술 이전을 통해 대형 OLED 양산 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시도로 풀이된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현재 업계서 증착 기술이 확실한 방법으로 자리 잡았지만 모기업인 TCL에서 잉크젯 프린팅 방식을 확보하려는 의지가 워낙 큰 상황”이라며 “CEC판다 인수가 중국 시장 순위를 결정하는 변곡점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지난해 이후로 10세대 규모 LCD 공장 설비를 갖추지 못한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 경영난은 더 커졌다. 중국 전자업체 화동은 지난 7월 CEC 판다의 LCD 공장 지분을 매물로 올렸다. BOE와 CSOT 모두 CEC판다 인수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CEC판다는 대형 패널 양산의 핵심 기술인 IGZO 기술 특허 사용권을 가진 업체다. 대형 패널 양산의 핵심 기술로 평가받는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당초 BOE가 인수할 것이란 예상과 달리 CSOT가 가세하면서 인수전이 길어지는 모습”이라면서 “대형 패널 사업 경쟁력은 결국 옥사이드 TFT 기술을 확보한 업체가 승기를 잡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