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장기화에 보험해약 증가···가입자도 생보사도 ‘울상’

생보사 상반기 순이익 2.6%↓···보험영업 부문 손실 영향 해약 늘면서 계속보험료 감소···해지환급금 오름세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둔화로 보험 해지 확대”

2020-08-26     김희진 기자
생보사 해지환급금 추이/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하반기까지 이어지면서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자 울며 겨자 먹기로 보험 계약을 해지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특히 손해보험사보다 생명보험사에서 보험을 해지하는 가입자가 늘어나면서 생보업계는 하반기에도 업황 개선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2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상반기 생보사 당기순이익은 2조72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 감소했다. 반면 손보사의 당기순이익은 1조715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5% 증가했다.

생보사의 순이익 감소에는 보험영업 부문에서의 손실 규모가 영향을 미쳤다. 생보사는 이번 상반기 보험영업 부문에서 12조6586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상반기보다 손실 규모가 8325억원(7%) 확대됐다. 반면 손보사는 지난해 상반기 2조2585억원 손실에서 올 상반기에는 2조997억원으로 적자폭이 축소됐다.

특히 생보사에서만 취급하는 변액보험 부문의 수입보험료 하락이 두드러졌다. 상반기 변액보험의 초회보험료(1회차 납입분)는 지난해 동기 대비 2626억원(31.9%) 늘었지만, 해약 등으로 인해 계속보험료(2회차 이상 납입분)는 줄어들면서 수입보험료가 지난해 상반기 8조9547억원에서 8조3365억원으로 6.9% 감소했다. 손보사는 초회보험료 감소에도 계속보험료 유입 등에 따라 전년 동기 대비 장기보험의 원수보험료가 1조4497억원(5.5%) 증가했다.

생보사는 계속보험료가 감소하면서 해지환급금도 늘어나는 추세다.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 1~5월 간 24개 생보사가 가입자에게 돌려준 돈은 12조6773억원에 달한다. 이는 가입자가 만기 이전에 보험을 깬 해지환급금(11조9330억원)과 보험료를 내지 못해 발생한 효력상실지급금(7444억원)을 합한 수치로 2018년 같은 기간(11조7145억원)보다 9628억원(8.2%) 증가한 규모다.

보험 상품은 만기까지 계약을 유지하지 못하고 중도에 해지할 경우 납입한 원금보다 적은 금액을 돌려받게 돼 가입자가 무조건 손해를 보는 구조다. 가계 소득이 줄어들면 보험계약 해지를 고려하는 계약자가 늘어나기 때문에 해지환급금의 증가는 통상적으로 경기 악화를 의미한다.

실제로 보험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코로나19로 인한 개인보험 소비자 수요 변화’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인한 급격한 경기둔화로 인해 2020년 이후 보험 해지 관련 검색량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네이버의 검색량 추이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보험 해지 관련 검색어는 올해 3월 중순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현재까지도 2019년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김세중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코로나19로 인한 급격한 경기둔화는 개인보험 가입자의 보험 해지를 확대했을 것으로 판단된다”며 “보험사는 경제환경 변화뿐만 아니라 소비자 수요 변화를 모니터링하고 장기 지속성 여부를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