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소·과일 판매 통했다”···치솟은 물가, 편의점서 장보기
GS25·CU·세븐일레븐 등 주요 편의점 신선식품 매출 급증 코로나19 재유행·장마로 근거리서 장보는 소비자들 늘어난 영향
한 달 넘게 지속된 장마로 인한 채소값 폭등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유행 조짐에 편의점에서 장을 보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과거 편의점은 간단하게 끼니를 때우기 위해 찾는 곳이었다. 다만 최근 편의점은 채소, 과일 등 신선식품 비중을 늘려 소량 판매하고, 대형마트에 비해 타인과의 접촉을 최소화할 수 있어 편의 신선식품 판매가 급증하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GS25는 지난 15일부터 23일까지 채소 매출이 지난 1~9일보다 121.5% 상승했다. 특히 GS25가 균일가로 판매하는 1500원 채소 시리즈 매출은 같은 기간 251.8% 늘었다. CU 채소 매출은 같은 기간 10.9%, 세븐일레븐은 8.2% 증가했다.
편의점 업계에선 향후 국내 편의점 시장에서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일 카테고리로 가공 및 신선식품을 꼽는다. 코로나19 사태 전 편의점에서 식재료를 사던 사람들은 주로 1~2인 가구였지만, 최근 가까운 편의점에서 신선식품을 구매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대형마트와 달리 편의점은 양파 두 개, 바나나 한 개 등 신선식품을 소량으로 취급하고 있다. 판매 품목도 늘려가는 추세다. GS25는 신선 및 조리식품, 1000~1500원에 판매하는 ‘한 끼 채소’를 내놓았고, CU는 제철과일을 산지에서 직배송해 1~2인 가구용으로 소포장 판매하고 있다. 또 CU는 감자, 당근, 깐마늘 등 소량 채소를 개당 1000원대에 판매하고 있다.
직장인 김가을(29)씨는 “요즘 퇴근하고 한 끼 식사에 필요한 채소를 편의점에서 구매하고 있다”면서 “가격도 저렴하고 신선한 편”이라고 말했다.
편의점 업계는 소량 전략이 통한 것으로 봤다. 연이은 장마로 주요 농산물 가격이 급등한 상황에서, 대량으로 채소를 구매하는 대신 한 끼 식사에 필요한 만큼만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난 것이다.
또 코로나19의 재유행 조짐으로 가까운 편의점을 찾는 것도 매출에 영향을 미쳤다. 이처럼 대형마트를 넘보는 편의점 업계의 행보는 코로나19 영향을 계기로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 사태 이후 근거리 편의점에서 장보기 문화 확산으로 과일·야채·정육 등 상품 매출이 급증했다”면서 “앞으로도 우리 농가의 소비 촉진을 도울 수 있는 신선식품을 고객 기호에 맞춰 라인업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편의점에서 물건을 사는 소비습관을 들인 20~30대가 향후 40~50대가 될 경우 슈퍼마켓 대신 편의점을 찾게될 가능성이 커졌다”면서 “추세를 반영해 편의점은 과일, 야채 등 식재료 상품군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