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으로 치닫는 고용시장···출구 안 보이는 청년실업 어쩌나

청년층 취업자수 5개월 연속 감소···실업률 사상 최대 채용 줄고 실업자 늘고

2020-07-15     변소인 기자
15일 오전 서울 노원구 중계근린공원에서 열린 ‘2020 노원구 일자리박람회’에서 시민들이 참여업체 리스트를 확인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 장기화로 고용시장이 흔들리면서 청년층 실업이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 역시 기업 채용 시장이 녹록지 않아 신입사원이 되지 못한 청년의 수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사상 최악의 청년실업이 지속되고 있지만 해결책이 마땅치 않아 정부의 고민이 더욱 깊어지는 모양새다.

통계청이 15일 발표한 ‘6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15∼29세 청년층 취업자 수는 375만명으로 지난해 6월보다 17만명 줄어들었다. 청년층의 취업자 수는 코로나19 감염이 확산되던 지난 2월부터 전년 동월 대비 5개월 연속 줄어들고 있다.

전년 동월 대비 2월은 4만9000명, 3월에는 22만9000명, 4월 24만5000명, 5월 18만3000명, 6월은 17만명 감소하면서 3월부터는 매월 15만명 이상 취업자 수가 줄어들고 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채용이 급격히 줄어든 데다 청년층이 많이 종사하는 업종에서의 구인이 크게 줄어든 탓이다. 즉, 청년층이 일할 수 있는 일자리가 많이 줄어들면서 청년층 고용시장은 어느 때보다 한파가 심각한 상황이다.

지난 12일 서울경제와 현대경제연구원이 공동으로 국내 주요 기업 100개사를 대상으로 ‘하반기 기업경영 전망 및 기업투자지수’를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그 결과 하반기 신규 고용 규모를 상반기와 같은 수준으로 유지하겠다는 기업이 전체의 79.1%에 달했다. 이어 하반기 고용을 1~10% 늘리겠다는 기업이 13.2%, 1~10% 줄이겠다는 기업이 5.5%였다.

중소기업 사정도 비슷하다.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중소기업 인사담당자 715명을 대상으로 하반기 채용시장 전망에 대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절반인 50.8%만 ‘신입 및 경력직 직원을 채용할 계획’이라고 답했다고 16일 밝혔다.

이는 지난해 하반기에 동일기업 중 69.9%가 직원을 채용한 것과 비교하면 채용 의사를 밝힌 기업이 19.1%포인트 줄어든 것이다.

하반기 직원 채용 계획이 없거나 미정인 이유로는 ‘경기침체로 기업의 경영상태가 좋지 않기 때문’이라는 응답이 44.6%(복수응답)로 가장 많았고 ‘코로나19가 종식되지 않아 채용 여부를 결정하지 못했다’는 기업도 38.1%에 달했다.

이들 중 상당수는 상반기에도 제대로 채용을 진행하지 못한 것으로 집계됐다. ‘상반기 계획보다 적게 채용했다’는 기업은 35.2%로 가장 많았고 ‘전혀 채용하지 못했다’는 기업도 30.2%나 됐다.

벼룩시장구인구직에 따르면 올 1월부터 6월까지 자사 사이트에 게재된 채용공고를 분석한 결과 코로나19로 대면서비스 기피로 인기 채용 업종이었던 ‘요리‧서빙’, ‘일반서비스‧기타’, ‘매장관리’의 채용 공고 수는 예년에 비해 크게 감소했다. 이들 업종은 청년층이 많이 종사하는 업종이기 때문에 그만큼 청년층의 일자리가 줄었다는 이야기가 된다.

상황이 이러하자 청년층의 비경제활동인구는 지난해 동월보다 늘고 있는 추세다. 지난 2월까지만 해도 비경제활동인구가 전년 동월보다 줄었지만 3월부터는 4개월 연속 증가하고 있다. 3월에는 17만2000명, 4월에는 23만명, 5월에는 5만6000명, 6월에는 1만8000명 늘었다.

지난달 청년층 실업률은 10.7%로, 같은 달 기준 1999년 11.4%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청년층 실업률은 올해 들어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1월 7.7%에서 2월 9%, 3월 9.9%, 4월 9.3%, 5월 10.2%를 기록했다. 5월부터는 2개월 연속 청년층 실업률이 10%를 넘어선 것이다.

이런 현상은 인구 감소로 구인난을 겪던 일본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코로나19로 주요 기업의 채용 규모가 줄어들면서 구인난이 구직난으로 바뀌었다. 지난달 28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일본 기업 2340개사를 대상으로 2021년 봄 입사 채용계획을 취합한 결과 대졸 신입 채용인원은 10만8116명으로 올 봄과 비교해 2.6% 증가하는 데 그쳤다. 10년 만에 가장 낮은 증가율이다.

한편 정부는 경색된 고용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2025년까지 일자리 190만개를 만드는 한국판 뉴딜을 지난 14일 발표했다. 디지털 뉴딜과 그린 뉴딜, 고용사회안전망 강화 등 세개 축으로 구성된 한국판 뉴딜 사업에는 총 190조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정부의 일자리 창출 계획에도 코로나19로 인한 국내외 경제전망이 좋지 않아 고용시장에 대한 우려는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