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손보, RBC비율 금융당국 권고치 ‘하회’···재무건전성 고심
하나손보 3월말 RBC비율 128.3%···금감원 권고기준 못미쳐 MG손보·흥국화재·롯데손보 등 100%대 “저금리 기조 장기화···자산운용수익률 하락 영향”
하나금융그룹의 품에 안겨 새롭게 출범한 하나손해보험(구 더케이손해보험)의 재무건전성에 비상등이 켜졌다. 보험사의 재무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RBC)비율이 100%를 겨우 웃돌아서다. 여타 중소형 손보사들도 감독당국의 권고 기준을 소폭 웃도는 수준이어서 고민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생명보험사와 손해보험사의 RBC비율은 267.2%로 전분기(269.6%) 대비 2.4%포인트 하락했다. RBC비율은 보험계약자가 보험금을 요청했을 때 보험사가 보험금을 지급할 수 있는 능력을 수치화한 것으로 보험사의 재무건전성을 측정하는 지표다. 보험업법에 따라 보험사들은 RBC비율을 100% 이상으로 유지해야 하며 금융감독원의 권고기준은 150%다.
보험업계 전반으로는 RBC비율이 150%를 크게 상회하면서 안정적인 모습이나 중소형 손보사들의 RBC비율은 취약한 상태다. 특히 하나손보의 RBC비율은 업계 하위권으로 나타났다.
하나손해보험의 1분기 말 기준 RBC비율은 128.3%를 기록했다. 보험업에서 규정하는 100% 기준은 넘겼으나 금감원의 권고기준에는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하나손보는 지난달 하나금융그룹이 더케이손해보험을 인수하면서 새롭게 출범했다. 더케이손보 시절 가입자가 교직원 중심으로 한정된 데다 자동차보험의 손해율이 적정손해율을 웃돌면서 실적 하락세를 겪었다. 2018년 105억원의 당기순손실을 시작으로 지난해까지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면서 자본 확충이 시급한 상태다.
여타 중소형 손보사들도 상황은 녹록지 않다. 롯데손해보험은 RBC비율이 174.2%로 같은 기간 9.5%포인트 하락했으며, 흥국화재는 8.3%포인트 하락한 176.4%, KB손해보험은 0.6%포인트 상승한 189.1%의 RBC비율을 기록했다.
MG손해보험의 경우 RBC비율이 지난해 말보다 12.8% 하락한 104.3%를 기록했으나 지난 4월 중 2000억원 규모의 자본확충을 진행하면서 RBC비율이 200%대로 상승했다.
보험업 감독규정상 RBC비율이 100%를 밑돌면 경영개선권고, 50% 미만 시 경영개선요구, 경영개선명령 등의 순으로 시정조치가 내려진다. 앞서 MG손보는 2018년 1분기 RBC비율이 100%보다 낮은 83.9%까지 하락하면서 금융당국으로부터 경영개선권고 조치를 받은 바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2분기에는 보험사들이 RBC비율 관리에 더 심혈을 기울여야 할 것으로 전망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금리 위험액이 늘고 보험사들의 자산운용수익률이 떨어지면서 RBC비율이 하락했다”며 “이를 보전할 보험영업이익이 필요하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이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소형 손보사들은 이미 RBC비율이 금융당국의 권고 기준에 가까워진 상황이라 관리가 더 시급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