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마감 앞둔 제약업계 “코로나19 여파로 처방실적 부진”

전문약 처방 감소로 매출 하락 예상···중소제약사는 타격 더 커 제약사들 “병원 외래 환자 감소가 매출 이어져, 대책 필요”

2020-06-29     이상구 의약전문기자
/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2분기 마감을 앞둔 제약업계가 실적으로 전전긍긍하고 있다. 1분기 다소 영향을 줬던 코로나19 여파가 2분기에는 증가해 매출 감소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특히 전문의약품 처방 실적의 감소 폭이 큰 것으로 추정돼 제약업계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29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지난 1월 20일 국내에 첫 확진자를 보고한 코로나19 사태 여파가 1분기보다는 상대적으로 2분기에 컸던 것으로 추산된다. 코로나19가 급격하게 확산되던 시기를 중심으로 올 3월부터 여파가 제약업계에 본격 전달됐다는 분석이다.

당초 1분기에는 제약업계에 코로나19 여파가 적을 수 밖에 없었다는 논리가 가능하다. 하지만 몇 달 수준으로 예상됐던 코로나19가 지속적으로 진행되고, 이에 따른 경기 불황과 감염 우려 등으로 인해 2분기 직격탄을 맞았다는 것이 업계 주장이다.   

특히 전체 의약품 시장의 80%가량을 점유한 전문약에서 코로나19 여파가 두드러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전문약 처방실적이 각 제약사의 매출 향배를 좌우하는 업계 현실에서 극소수 제약사를 제외하곤 처방실적이 부진을 겪고 있다는 호소다. 

A제약사 관계자는 “올 들어 지난 5월 말까지 자료를 분석하면 몇몇 제약사를 제외한 업계가 공통적으로 처방실적 감소를 보이고 있다”며 “대개 5~10% 하락이 많으며, 감소율이 10%를 넘는 업체가 나올 정도”라고 전했다. 

결국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외출을 자제하던 환자들이 병원과 약국 방문을 최소화했고, 이에 병원과 약국 수입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결과적으로 병원과 약국에 소요 의약품을 납품하는 제약사 입장에서는 실적이 하락할 수 밖에 없는 구조를 띠고 있다.

이에 현재 2분기 실적을 집계 중인 제약사들은 업체별 차이는 있지만 매출 부진이 파악되고 있다고 전했다. 올 1분기 매출 부진을 경험한 B제약사 관계자는 “1분기보다는 부진의 폭이 작아진 것으로 파악된다”며 “현재 집계 중이어서 구체적 사항을 말하기 어렵다”고 답변했다.

1분기 10%에 육박하는 성장률을 기록했던 C제약사 직원은 “올 들어 수출 물량이 예상보다 많아 실적 개선에 도움을 줬다”면서 “전문약에 의존하는 다른 제약사들에 비해서는 코로나19 영향이 다소 적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올 들어 25% 성장률을 보인 D제약사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가 3월 경부터 본격화돼 2분기 실적은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며 “전년대비 처방실적이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고 추정했다.

역시 1분기 40% 이상 성장했던 E제약사 직원은 “감염 우려 등으로 인해 병원과 약국의 환자 방문이 2분기에는 두드러지게 감소했다”며 “이같은 감소가 매출 부진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우려한다”고 전했다. 1분기 매출이 부진했던 F제약사 직원은 “직전 분기에 비해 2분기 들어 업계에 호전된 상황이 없는 상태”라며 “분기라는 짧은 시간보다 상반기 전체를 분석할 필요가 있다”고 전제했다.

1분기 매출이 한 자릿수 하락을 보였던 중견 G제약사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 초기 고혈압이나 당뇨병 등 만성질환에서 장기처방으로 선방했던 업체들이 2분기에는 적지 않은 여파를 입었다”라며 “중소제약사들 타격이 더 크다”고 전했다.  

결국 올 상반기를 관통한 코로나19 여파가 제약사 매출에 직접 영향을 준 것은 확실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다음 달 하순부터 단계적으로 발표될 제약사들의 2분기 실적에 관심이 집중될 전망이다.  

복수의 제약업계 관계자는 “지난 4월 이후부터는 사실상 거의 전 제약사 처방실적이 떨어진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며 “코로나19는 장기화하는데 특단의 대책이 업계에 필요한 시점”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