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재확산에 고령자들 이중고···“치명률 높고 온열질환과 혼동 우려”

80세 이상 확진자 중 1/4 사망···전체 치명률 2.25%에 비해 위험도 높아 전문가들 “고열은 공통점, 열 있으면 병원 가야”···질본 “낮 시간대 외출 자제” 당부

2020-06-22     이상구 의약전문기자
22일 광주 북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이 코로나19 검사를 받는 학생의 체온을 측정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최근 코로나19가 재확산 조짐을 보이면서 고령자들이 이중고를 겪고 있다. 코로나19에 이미 감염된 고령자들은 높은 치명률로 인해 불안한 상황이다. 80세 이상의 경우 확진자 중 1/4가량이 사망하고 있다. 또 최근 치솟는 기온으로 인해 온열질환과 코로나19 증상이 겹치는 부분이 있어 고령자들 주의가 요망된다.  

22일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전날대비 17명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발생했다. 이에 총 누적 확진자 수는 1만2438명으로 집계됐다. 신규 확진자 수가 20명 미만으로 떨어진 것은 지난달 26일(19명) 이후 27일 만이다.

한 감염병 전문가는 “대개 일요일은 코로나19 검사를 최소한으로 하게 된다”면서 “최근 급증세를 감안하면 안심하지 말고 오는 23일 이후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지난 20일(이하 0시 기준) 검사 건수는 1만2838건이었다. 반면 21일엔 5562건이었다. 이어 이날은 5603건으로 줄었다.

최근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급증하는 가운데, 여러 이슈가 있지만 고령자도 중요 사안으로 분류된다. 상대적으로 젊은 확진자들에 비해 고령 확진자가 더 위험하다는 분석이다.

이날 0시 기준 자료를 보면, 80세 이상 확진자는 548명으로 전체의 4.41%에 불과하다. 70~79세 확진자는 829명으로 6.67%를 점유한다. 하지만 치명률을 보면 상황은 심각하다. 80세 이상 확진자의 치명률은 25.36%다. 70~79세의 경우 9.76%로 집계된다. 전체 확진자의 치명률이 2.25%이고, 0세부터 29세 사이 확진자 중 사망자가 한명도 없는 사실을 감안하면 고령자 치명률은 상당히 높은 수준으로 분석된다.

고령자의 경우 대부분 면역력이 약하고, 기저질환이 있는 비중이 높아 상대적으로 젊은 층에 비해 코로나19 감염에 취약하다. 일단 감염되면 위중환자나 중증환자가 될 가능성도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에는 기온이 상승함에 따라 고령자들이 코로나19와 온열질환을 혼동할 가능성도 우려된다. 온열질환은 숨쉬기조차 어려운 무더운 날씨에 무리한 외부 활동으로 발생하는 질환을 지칭한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일사병도 온열질환의 일종이다.

문제는 온열질환의 대표 증상인 고열이 코로나19와 겹친다는 점이다. 코로나19에서 지칭하는 발열은 대개 37.5도 이상 열이 나는 경우를 말한다. 반면 온열질환은 40도 넘게까지 열이 오르게 된다. 고온에 장시간 노출돼 중추 신경계에 이상이 생기기 때문이다. 이같은 고열과 두통, 피로감, 메스꺼움 등 증상이 발생할 경우 일반인 입장에서 온열질환인지 코로나19인지 혼동할 수 있다는 의료계 지적이다. 상대적으로 고령자는 젊은 층에 비해 혼동할 가능성이 더욱 크다.

이에 전문가들은 올 여름 역대급 폭염이 예고된 상황에서 특히 고령자들은 온열질환과 코로나19를 구분해 대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엄중식 가천대학교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온열질환과 코로나19는 노출 상황은 다르지만 고열이라는 증상은 같다”면서 “병원에 환자가 도착했을 초기 응급실 등에서 감별에 일부 어려움이 있다”고 설명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의료진 입장에서 혼동은 없지만 일반인은 두 개 질환을 혼동할 수 있다”며 “온열질환은 호흡기 증상이 없다고 하면 이해가 빠를 것”이라고 말했다. 천 교수는 “요즘 의료기관에서는 고열로 방문하는 환자는 무조건 코로나19 검사를 하고 있다”며 “열이 있을 경우 누구나 병원을 찾아 진찰을 받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무더운 실외에서 마스크를 쓰면 심박 수와 호흡수가 증가할 수 있으므로 2m 이상 사람간 거리를 둔다면 실외에서는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는 편이 낫다”며 “65세 이상 어르신은 온열질환과 코로나19 모두에 취약하므로 기온이 높은 낮 시간대 외출을 최대한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