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 자본 확충 나서···매각 영향은 ‘미지수’
전환사채 발행한도 1조6000억원으로 늘려···산은 자금 지원 받기 위한 조치
아시아나항공이 자본 확충을 통해 재무구조 개선에 나선다. 다만 이번 자본 확충이 회사 매각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지는 알 수 없는 상황이다.
15일 아시아나는 서울 강서구 본사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발행 주식 총수와 전환사채(CB)발행 한도를 늘리는 정관 개정안을 의결했다. 개정안은 출석 주주 전원 찬성으로 통과됐다.
이에 따라 아시아나가 발생할 주식 총수는 기존 8억주에서 13억주로 대폭 늘어났으며, CB발행한도도 7000억원에서 1조6000억원으로 증가했다.
이번 자본 확충은 코로나19 영향에 따라 악화된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추진했다. 산업은행과 수출입 은행은 지난 4월 아시아나에 1조7000억원 추가 자금을 지원하기로 했는데, 이중 5000억원이 영구CB로 발행돼 기존 한도 조건에서는 지원이 어려운 상황이었다.
이날 한창수 아시아나 사장은 주총 인사말에서 “올해 1분기부터 현재까지 코로나19로 항공산업 전체가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며 “이번 개정안은 코로나 여파로 발생할 수 있는 자본 확충 필요성에 대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임시 주총 결과가 아시아나 인수 재협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지는 미지수다.
인수 주체인 HDC현대산업개발이 지난 9일 아시아나 인수를 원점에서 재검토하자고 채권단에 입장을 밝힌데 이어, 채권단은 HDC현산 측에 구체적 재협상 조건을 제시하라며 팽팽히 맞서고 있다.
지난 1분기 아시아나 부채비율은 6280%로 직전 분기의 4.5배에 달한다. 부채는 지난해 4분기 12조5951억원에서 지난 1분기 13조2041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앞서 HDC현산은 아시아나가 우선협상대상자인 자신들의 동의 없이 자본 확충을 추진했다며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HDC현산 입장에서는 결국 갚아야 할 빚이 늘어나는 것이기 때문에 민감한 반응을 보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산이 아시아나 인수에서 발을 빼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이번 정관변경은 괜한 빌미를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