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2G 서비스 25년만에 종료
과기정통부, 두 차례 반려 끝에 조건부 승인 KT에 이어 두 번째 종료 통신3사 중 LG유플러스만 남아
SK텔레콤(SKT)이 25년 만에 2G 서비스를 종료한다. 정부는 SK텔레콤 2G 서비스 폐지 신청을 두차례 반려한 끝에 이용자 보호 조건을 부과해 승인했다. 이로써 통신3사 중 LG유플러스만 2G 서비스를 유지하게 됐다.
12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는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에서 SK텔레콤이 2G 서비스 폐지를 위해 신청한 ‘기간통신사업 일부 폐지신청’ 건에 대해 이용자 보호 조건을 부과해 승인했다고 밝혔다.
SK텔레콤은 지난해 11월과 올해 1월 2G 서비스 종료 신청을 한 바 있다. 그러나 과기정통부는 이용자 보호 방안을 더 마련하라며 신청을 반려했다. 올해 3월 세 번째 신청 은 받아들였다. SK텔레콤이 1996년 국내 이통사 중 가장 먼저 2G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로 약 25년 만에 종료하는 셈이다.
이태희 과기정통부 네트워크정책실장은 "과기정통부는 지난해 11월 SK텔레콤이 2G 서비스 폐지승인을 신청함에 따라 2차례 보완 요구와 반려, 4차례의 현장점검, 전문가 자문회의, 의견 청취 등을 거쳐 최종 승인을 냈다"고 말했다.
정부는 2G망 운영현황 파악을 위해 기술전문가 그룹, 장비 제조사 등과 함께 전국의 교환국사 및 기지국사·광중계기 운영상황 현장점검을 네차례에 걸쳐 수행했다. 그 결과 ‘망 노후화에 따른 고장 급증’ ‘예비부품 부족에 따른 수리불가 품목 존재’ ‘장비별 이중화 저조(20% 미만)’ 등에 따라 2G망 계속 운영 시 장애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 폐지 승인을 결정했다.
과기정통부는 망 복구가 일부 불가하거나 서비스 품질이 떨어지고 있어 이용자 안전 등을 고려할 때 2G망 운영이 이용자 보호 차원에서 적정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폐지신청이 승인됨에 따라 약 38만4000명(6월 1일 기준)의 SK텔레콤 2G 서비스 가입자들은 3G 이상으로 전환해야 한다.
이날 과기정통부는 이들 기존 가입자들을 위한 보호 방안도 발표했다.
2G 가입자가 LTE 이상으로 서비스를 바꾸면 30만원의 단말 구매 지원금과 2년간 매월 요금 1만원 할인 또는 2년간 이용요금제 70% 할인 중 한 가지를 선택할 수 있게 했다.
기존에 쓰던 011 등 ‘01X’ 번호를 그대로 쓰고 싶은 가입자는 오는 2021년 6월까지 한시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 다만 정부의 ‘010번호통합정책’에 따라 2021년 6월 30일 자동으로 010 번호로 변경된다. 기존 가입자가 SK텔레콤 3G 이상으로 전환을 원하면 대리점 방문 없이 전화만으로 전환할 수 있게 했다. 또 65세 이상·장애인 등의 경우 SK텔레콤 직원 방문을 통해 전환 처리를 지원받을 수 있도록 조치했다.
아울러 과기정통부는 이용자가 구체적인 폐지절차와 시기 등을 충분히 인지한 상태에서 폐지 절차가 진행되도록 하기 위해 승인조건을 부과했다.
SK텔레콤은 정부의 승인일로부터 20일 이상 지난 후 폐지 절차를 진행해야 하며 승인 직후부터 폐지 사실을 이용자에게 성실히 통지해야 한다. 또 폐지 절차를 진행할 때 장비 노후화가 심한 지역부터 단계적으로 하되, 단계별로 이용자 보호 기간을 두도록 했다. 이용자 보호 기간은 권역별 폐지절차 착수 후 7일이 지나야 다음 권역으로 넘어갈 수 있으며, 장비철거 작업 최소 20일 전에 작업 사실을 이용자에 통지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승인 후에도 사업 폐지계획에서 제시한 사항(종료 후 2년간 이용자 보상방안 적용, 2G 요금제 적용유지 등)을 이행해 이용자 민원 및 피해발생을 최소화해야한다.
이 실장은 "이번 폐지신청에 대해 조건부로 승인함으로써 기존 2G 이용자들이 추가 비용부담 없이 망 장애 위험성이 적은 3G 이상의 서비스를 누릴 수 있도록 필요한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지난 2012년 KT가 2G 서비스를 종료한 뒤 SK텔레콤까지 2G 서비스를 폐지하면서 이제 통신3사 중 LG유플러스만 2G 서비스를 유지하게 됐다. 올해 4월 말 기준 LG유플러스의 2G 가입자는 47만 5500명으로 전체 LG유플러스 가입자의 3.3% 수준이다.
LG유플러스는 아직 과기정통부에 2G 서비스와 관련해 별도의 입장을 밝히지 않은 상태다. 이 실장은 "현재까지 LG유플러스 쪽에서 어떠한 답변도 어떠한 액션도 없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