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지역 추가·전매지역 확대·갭투자 차단···추가대책 시나리오는

시장선 추가대책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이르면 내주 21번째 대책 발표 가능성도

2020-06-12     노경은 기자
홍남기 부총리가 하루 전인 지난 11일 부동산 시장이 과열될 경우 추가대책을 내놓을 수 있다며 규제에 대한 적극적인 의지를 밝힘에 따라, 시장에서는 발표될 수 있는 추가대책 등을 예상하는 등 술렁이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부동산 시장이 21번째 부동산 대책 발표 가능성을 두고 술렁이고 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에서 집값 상승 조짐을 두고 추가대책을 내놓을 수 있다고 경고를 한 영향이다. 실제 한국감정원의 아파트 가격 동향 조사에 따르면 이번주 서울 아파트값은 0.02% 상승하며 3개월 만에 상승 전환했고 경기 지역 아파트값과 지방 아파트값도 상승 폭을 키웠다. 올 초 문재인 대통령도 신년사를 통해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에서 지지 않겠다’며 고강도 규제를 예고한 만큼, 정부가 이번에는 어떤 강력한 카드를 내밀지 수많은 예측이 난무하고 있다.

12일 관련업계에서 추가 대책으로 가장 높게 점치는 방안은 조정지역 확대안이다. 정부는 지난 2017년 8·2 대책발표를 기점으로 부동산 시장의 과열 정도에 따라 지역을 투기지역, 투기과열지역, 조정지역으로 구분하고 규제 강도를 달리하고 있다. 문제는 투기세력이 비규제지역으로 유입되면서 나타나는 풍선효과다. 일례로 수원의 경우 올 초까지만 해도 규제가 전혀 없다가 풍선효과가 나타나자 정부는 부랴부랴 2·20 대책을 통해 규제 강도가 약한 조정대상지역으로 포함한 바 있다. 때문에 이번에는 수도권 대다수 지역이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되고 기존 조정대상지역은 투기과열지구로 격상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되면 대출 및 세금을 내는 규모가 차이가 난다.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때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이 기존 70%에서 50%(9억 원 초과분은 30%만 적용)로, 총부채상환비율(DTI)은 기존 60%에서 50%로 낮아진다. 대출을 통한 주택 구입이 어려워지면서 매도보다는 매수우위시장이 형성되고 집값이 하향 안정화될 수 있다. 또 세율과 관련 ▲다주택자의 경우 양도소득세 중과(기본세율+10~20%포인트) ▲1주택 양도세 비과세 요건 강화(2년 보유→2년 거주) ▲다주택자 종합부동산세 중과세 등 조치가 가해진다.

또 다른 풍선효과 차단을 위해 서울 내 9억 원 미만 주택에 대해서도 대출 규제 강화될 수도 있다. 현재 서울 내 15억 원 이상 주택은 대출이 금지된 것과 달리 9억 원 미만 주택 1주택자에 한해 LTV 40%가 적용되고 있으나, 이로 인해 노·도·강(노원, 도봉, 강북구) 등 서울 내 저가주택 많은 동네의 집값 오름폭은 커졌고 이는 서울 전체의 상승흐름을 주도했기 때문이다. 9억 원 이하 주택에 대한 주담대 한도를 낮추는 방안 등이 유력시된다.

이와 함께 전매금지지역 확대 전망도 나온다. 정부는 지난달 중순 청약시장의 투기수요를 차단하고 실수요자 위주로 주택을 공급하는 차원에서 수도권 대다수 지역 및 지방광역시 도시지역의 민간택지에서 공급되는 주택의 전매제한 기간을 늘리는 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실제 지난달 중순 인천 송도에서는 정당계약을 마친 뒤 잔여세대를 분양하는 인천 송도 힐스테이트 더스카이 84㎡ A타입의 미계약건 2가구 청약경쟁률은 2만8007.5대 1을 기록하며 근래 유례없는 역사를 썼다. 경쟁률이 치솟은 것은 분양권 전매가 가능한 한정판이 됐기 때문이다. 이밖에 지방 분양시장에도 수요가 몰리며 경쟁률이 뛰어올랐다. 때문에 부동산업계에서는 지방권에서도 입주시까지 전매가 금지되는 지역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밖에 갭투자 차단을 위해 세율을 높이는 방안이 추가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해부터 임대소득에 대한 과세를 시작한 정부가 전세보증금을 임대소득으로 간주해 이에 대한 세율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일각에선 내달 하순부터 본격 시행되는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적용지역을 확대해 청약 과열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고도 예상한다. 현재 적용 예정 지역은 서울 전역과 과천, 광명, 하남 등 일부 지역에만 국한돼 있다.

업계에서는 정부의 경고가 시장의 가파른 오름세를 식힐 수 있을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지난달 말 기준금리를 인하하고 정부가 각종 개발계획 등을 추가로 발표하면서 매수심리가 살아나서다. 실제 송파구에서는 서울시가 잠실 스포츠·마이스(MICE) 민간투자사업의 적격성 조사 완료 소식을 발표하면서 급매물이 빠지고 시장이 달아오르고 있다. 용산구에서는 정비창 개발 호재 등의 영향으로 용산구도 석 달여 만에 보합 전환했다. 중구는 강북 코엑스를 조성하는 서울역 북부역세권 개발 사업이 한화 컨소시엄 선정 10개월 만에 사전 협상에 들어갔다. 이르면 내년 서울역 북부 유휴용지에 호텔 2개 동과 오피스, 오피스텔 각각 1개 동 등을 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