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교체 탄력 받은 한화 ‘김동관’···연말 조직개편 방향이 변수

조직 조정 및 주요 인물 인사 등 어떻게 이뤄질지 주목···㈜한화 지분 확보는 여전히 과제

2020-06-11     엄민우 기자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사장. / 사진=한화솔루션

최근 1년 간 가장 급격하게 입지가 달라진 재벌 3세 중 한 명은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사장이다. 부사장으로 승진하며 그룹 내 영향력을 넓히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데, 연말 조직개편이 세대교체 속도와 방향을 알 수 있는 바로미터가 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사실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한화그룹의 승계구도를 점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다. 평판이 나쁘지 않은 장남 김 부사장이 부각되긴 했지만 차남 김동원 한화생명 상무와 김동선 전 한화건설 팀장과 더불어 ‘경영수업’을 하고 있다는 이미지가 강했다. 당시 한화 내부 인사 역시 “그룹의 세대교체 부분은 예단하기 힘들다”고 전했다.

그랬던 기류가 급격히 달라진 것은 지난해 말 인사 때부터다. 김동관 당시 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 전무는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태양광 성과가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김동관 부사장의 승진이 주목받은 이유는 그가 기존의 다른 오너일가와 달리 ‘초고속 승진’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김 부사장은 2018년에도 승진이야기가 나왔지만 자리를 지켜왔다. 당시 김동원 상무는 미래혁신총괄 겸 해외총괄로 임명됐었다.

부사장 승진 이후 점차 그룹 내 영향력도 확대돼 온 것으로 전해진다. 이런 가운데 투자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한 니콜라 사가 나스닥에 상장한 이후 ‘대박’이 난 사실이 알려지면서 김 부사장의 승계시계도 더욱 빨라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기 시작했다.

한화 안팎에선 정확한 승계 방향과 속도를 가늠하기 위해선 올 연말 인사 및 조직개편을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한화 사정에 정통한 재계 관계자는 “연말에 그룹 조직이 어떻게 조정이 될지, 기존 인물들과 새로운 인물들이 자리바꿈을 할지 여부들을 보면 어느 정도 답이 나올 것”이라고 분석했다.

세대교체를 가늠하게 하는 주요 변수는 ‘주변 사람의 이동’이다. 이와 관련 재계에선 특히 김 부사장과 관련된 신사업 부문 등의 인력이 어떻게 움직일지에 대해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

이와 더불어 김승연 회장이 내년에 어느 부문으로 어떻게 복귀할지 여부도 변수로 꼽힌다. 김 회장은 지난해 2월 집행유예 기간 만료 후 경영복귀가 점쳐졌으나 연기돼왔다.

이처럼 분위기상 김 부사장의 활동 폭이 점차 커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승계와 관련해선 과제가 남아 있다. 바로 지분 문제다.

박주근 CEO스코어 대표는 “한화는 사실 김동관 부사장 쪽으로 승계가 정리되는 수순”이라며 “다만 ㈜한화의 지분을 확보하느냐가 문제인데, 에이치솔루션 산하 알짜회사들을 성장시켜 현금을 확보하는 방법이 가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에이치솔루션은 김 부사장 등 3형제가 100% 지분을 갖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