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리아, 맥도날드·버거킹 제치고 ‘대체육’ 시장 잡는다

미라클버거·어썸버거 점포당 판매량 높아···롯데리아, 대체육 시장 선점 목표 세워

2020-03-05     박지호 기자

롯데리아가 대체육 시장 선점에 나섰다. 미라클버거·어썸버거 등 국내 햄버거 프랜차이즈 업계 최초로 내놓은 비건(Vegan·완전 채식주의자)버거가 흥행하며면서 관련 시장 키우기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이다. 롯데리아는 향후 고기 패티를 대신하는 대체육 패티 연구에 집중할 계획이다. 

미라클버거는 롯데리아가 지난달 13일 출시한 비건 버거다. 패티는 콩 단백질과 밀 단백질을 조합해 고기 식감을 살렸고, 소스는 달걀 대신 대두를 사용했다. 빵도 우유 성분이 아닌 식물성 재료로 만들었다. 동물성 원재료가 일체 사용되지 않은 제품이다. 맥도날드·버거킹 등 소고기·돼지고기·닭고기 패티 중심이었던 기존 햄버거 프랜차이즈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었던 비건 버거가 출시되자 시장의 반응도 뜨거웠다.

롯데리아에 따르면 미라클버거는 출시 후 각 점포당 일평균 12개씩 팔려나갔다. 롯데리아 관계자는 “지난해 인기 있던 티렉스(t-rex) 버거의 점포 당 일평균이 13개였던 것과 비교할 때 좋은 성적”이라고 설명했다. 

사실 미라클버거는 지난해 6월 이미 출시된 바 있다. 식물성 패티 버거로 등장했던 미라클버거는 당시 완전 채식 버거가 아니라는 이유로 비난을 받았다. 2019년 버전 미라클버거의 햄버거 번에는 우유가 들어갔고, 패티에도 호주산쇠고기가 들어갔다. 소스에는 마요네즈(계란함유), 불고기소스(불고기엑기스/불고기 시즈닝)가 사용됐다. 엄밀히 말해 식물성 버거라고 부를 수 없는 제품이었다. 

절치부심한 롯데리아는 2020년 버전에서 번에서 우유성분을 제외하고, 패티도 밀·콩 단백으로 변경했다. 소스에서도 마요네즈 대신 간장소스를 활용했다. 

새로운 미라클버거 출시와 동시에 롯데리아는 또다른 비건 버거인 어썸버거도 내놨다. 어썸버거는 미라클버거와 달리 노란 완두콩을 기반으로 한 단백질 패티를 사용했다. 어썸버거는 테스트 메뉴인 만큼, 잠실 등 3개 매장에서만 판매된다. 어썸버거의 판매량도 점포 일평균 19개로 미라클버거보다 더 많이 팔리고 있다.

어썸버거는 당초 2월 13일부터 2월 27일까지 2주간만 판매될 예정이었지만, 현재 판매 기간이 3월 12일까지로 늘어났다. 판매가 종료된 이후 정식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구체적인 일자는 나오지 않았다. 

롯데리아 관계자는 “작년 초부터 식물성 버거 개발을 검토했다”면서 “롯데리아는 완벽한 비건 타겟은 아니고 대체육 시장 선점에 목표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그간 업계의 관심 바깥에 머물던 채식 시장이 커지는 이유는 국내 채식인구 증가에 있다. 국내 채식 인구는 지난해 기준 150만명까지 증가했다. 최근 롯데중앙연구소도 바이오기업 바이오제네틱스, 위드바이오코스팜과 업무협약을 맺고 식물성 대체육 개발에 협력키로 했다. 

롯데리아 미라클버거. / 사진=롯데리아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