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주말에도 인산인해 ‘세포라’, 오픈빨 넘어설 수 있을까
세포라, 지난 주말 발 디딜 틈 없이 고객 운집···지방시뷰티, 로에베 등 백화점서도 귀한 브랜드 대거 입점 '차별화' 인근 코엑스몰 시코르는 한산···코엑스에만 세포라·시코르·올리브영·랄라블라·롭스·부츠 등 대거 몰려있어 경쟁 격화 전망
지난 27일 오후 2시. 사람들이 가장 붐비는 때인 주말 오후 방문한 세포라는 방문객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오픈 첫 날 목격된 입구의 장사진은 없었지만 매장에는 지방시 뷰티, 로에베(LOEWE) 등 백화점에서도 쉽게 찾을 수 없는 브랜드를 만나려는 소비자들로 가득했다. 이처럼 북적이는 세포라 매장 내부는 인근 코엑스몰에 위치한 신세계백화점의 뷰티 편집숍인 시코르에 10여명만이 있는 것과 대조를 이뤘다.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 그룹이 전개하는 화장품 편집숍 세포라가 이달 24일 서울 강남구 파르나스몰에 1호점을 오픈했다. 개점 첫날 500m의 장사진을 이룰 정도로 국내 소비자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인기는 주말에도 이어졌다. 사람들이 본격적으로 몰리기 시작하는 일요일 오후 2시, 세포라는 한 걸음 나아갈 때마다 "지나갈게요"를 외쳐야 할 정도로 붐볐다.
세포라 컬렉션은 세포라 코리아가 추천하는 생소한 브랜드 제품이다. 헤어스크럽부터 마스크팩까지 종류가 다양하다. 무료 화장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뷰티플레이까지 구매뿐 아니라 메이크업 경험까지 누릴 수 있다. 헤어 부분에서는 무려 다이슨 제품을 만나볼 수 있다.
물론 이같은 인기는 시쳇말로 ‘오픈빨’이라고도 볼 수도 있다. 새로 오픈한 유명 편집숍에 사람이 단기간 몰리는 건 당연하기 때문이다. 다만 세포라는 오픈빨로 치부하기에는 차별화된 강점을 갖고 있다. 바로 시코르 등 뷰티 편집숍이나 올리브영, 랄라블라, 롭스 등 H&B(헬스앤뷰티)스토어에서는 볼 수 없는 브랜드가 대거 포진해 있다는 점이다.
세포라에는 설화수, 헤라, 키엘 등 기존 백화점에서 볼 수 있지만 시코르에서는 살 수 없었던 브랜드가 입점해있다. 키엘의 경우에는 세포라 단독 미니 제품도 판매되고 있다. 아울러 지방시 뷰티나 로에베 등 백화점에서도 만나기 어려운 브랜드들도 입점했다. 이외에도 세포라는 후다뷰티, 타르트, 어뮤즈 등 단독 브랜드를 갖고 있다. 후다뷰티같은 경우에는 "미국 세포라에 가면 꼭 사와야 할 필수템" 등으로 유명하다.
아울러 메종 마르지엘라(Maison Margiela), 아틀리에 코롱(Atelier Cologne), 부쉐론(Boucheron), 반 클리프 아펠(Van Cleef & Arpels) 등 기존 뷰티 편집숍에서 만날 수 없었던 고급 브랜드의 향수도 판매된다. 한 마디로 '다른 덴 없어도 세포라엔 있는' 것이다. 사람들이 세포라를 찾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세포라 직구템이라고도 불린 캣본디와 같은 브랜드는 아직 입점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매장 관계자는 "추후 더 많은 브랜드의 입점을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브랜드 유치가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한국형 세포라'를 기치로 론칭된 시코르는 현재 국내에 29개 매장을 갖고 있다. 세포라는 파르나스몰점을 시작으로 내년까지 서울 내에 온라인 스토어를 포함한 7개 매장, 2022년까지 14개 매장을 오픈할 예정이다. 김동주 세포라코리아 대표의 "한국 1호점이 전 세계 2600여개 매장 중 100대 매장 안에 들도록 하겠다"는 포부가 읽히는 계획이다. 세포라는 오는 12월에 명동 롯데영플라자에 2호점을 낸다.
다만 포화된 H&B스토어 및 뷰티 편집숍에 대한 회의론도 나오고 있다. 세포라가 위치한 삼성역에는 시코르뿐만 아니라 부츠(Boots) 코엑스점과 올리브영 코엑스점, 랄라블라 파르나스몰점, 롭스 코엑스몰점 등 국내의 모든 뷰티 편집숍이 입점해 있다. 삼성역뿐 아니라 거대 상권이라면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풍경이다. 경쟁이 그만큼 심화했단 뜻이다. 아울러 글로벌 1위 세포라가 언제나 불패였던 것도 아니다. 세포라는 지난 2001년 일본에서 철수한 바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포화된 편집숍 시장에선 브랜드 차별화와 접근성, 온라인몰 활용도가 주 경쟁력이다”라면서 “올리브영은 1000개가 넘는 점포로 접근성 면에서는 이미 다른 업체가 따라갈 수 없게 됐고, 온라인몰은 싸게 파는 오픈마켓에 수요가 몰리고 있다. 결국엔 단독 브랜드를 얼마나 갖고 있느냐, 이를 얼마나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하느냐가 성패를 가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