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뛰는 암호화폐上] 다시 달리는 비트코인···제2 전성기 맞을까

1년3개월 만에 1만 달러 돌파…페이스북 암호화폐 시장 진출 등이 영향

2019-06-24     원태영 기자
이미지=연합뉴스

최근 암호화폐 대표주자 ‘비트코인’ 가격이 1만 달러를 돌파했다. 이는 지난해 말 최저점 대비 3배 이상 오른 수치다. 암호화폐의 합법화에 대한 기대감, 페이스북의 암호화폐 시장 진출, 글로벌 위기속 안전자산으로서의 가능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이에 시사저널이코노미는 앞으로 3회에 걸쳐 암호화폐 시장의 현황을 진단해 본다. 비트코인으로 대표되는 주류 암호화폐 시장과 알트코인의 다양한 활용, 대기업들의 블록체인 시장 참여에 따른 제도권 내 사용 전망 등을 짚어볼 계획이다. <편집자주>

암호화폐 거래소 빗썸에 따르면, 24일 기준 비트코인의 가격은 1264만원으로 집계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의 암호화폐 관련 매체인 코인데스크를 인용해 비트코인 가격이 지난 21일 1만달러를 넘어선 데 이어 22일 오전 1만1000달러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비트코인은 지난 2017년 11월 처음으로 1만 달러를 돌파한 바 있다. 이후 불과 18일 만에 2만 달러까지 상승한 전례가 있다. 그러나 이후 하락을 거듭해 지난해 말 3200달러 선까지 떨어졌었다. 이번 1만 달러 돌파는 지난해 3월 이후 1년3개월 만의 일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비트코인 가격 상승에 페이스북의 암호화폐 시장 진출 영향이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앞서 페이스북은 지난 18일 이르면 내년 자사 메신저와 계열 서비스 왓츠앱 등에서 암호화폐 리브라 거래를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페이스북에 따르면 비자·마스터카드·페이팔·우버 등 28개 기업이 창립 멤버로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페이스북이 리브라를 발행하면 암호화폐가 주류 투자 수단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에 투자자들이 암호화폐 구입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WSJ은 올해 비트코인 반등세는 최악의 시기가 끝났다는 희망을 던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과거와 비교해 최근 반등세는 과열 정도가 덜하고 시장 역시 어느 정도 성숙했다는 신호를 보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또 다른 호재는 암호화폐 합법화에 대한 기대감이다.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는 최근 암호화폐를 이용한 범죄와 테러의 위협이 커지고 있다면서 철저한 감독을 요구하는 국제기준 주석서를 확정했다. 주석서에는 범죄자 또는 범죄 경력자의 가상자산이 사업에 진입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감독당국이 인·허가 등록, 감독, 관리 등을 하고 미신고 영업을 할 경우 영업정지 수준의 강력한 제재까지 가능하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 가상자산 거래소에게 금융회사에 준하는 자금세탁 방지 의무도 부과하고 있다. 거래소는 금융회사와 동일하게 가상자산의 송금인·수취인 정보를 수집·보유하고 필요할 경우 당국에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FATF의 권고안은 이달 28~29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에서도 비중 있게 다뤄질 가능성이 커 향후 국제 기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이번 FATF 규제권고안에 따라 암호화폐가 재산이나 수익과 같은 자산의 개념으로 인정받았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아울러 그동안 난립했던 거래소로 인한 부정적인 이슈 또한 이번 규제권고안에 따라 상당 부분 해소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이번 비트코인의 가격 상승에 대해 글로벌 위기 속에서 비트코인이 새로운 안전자산으로 부각됐기 때문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대표적으로 미·중 무역분쟁이 장기화하며 금융시장의 피로도가 높아져 비트코인이 대체 자산으로 선택됐다는 설명이다.

미국 CNBC는 최근 비트코인이 주식 같은 기존 투자 자산과는 다르다는 인식이 확산되기 시작했고, 특히 미·중 무역 분쟁의 장기화에 따라 안전 투자처를 찾고자 하는 심리가 암호화폐 시장에 반영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송승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비트코인 동향에서 주목할 점은 비트코인 그 자체보다 금융시장 환경과 그에 따른 투자심리”라며 “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로 기업 이익에 대한 기대감이 낮아지는 추세이고 금리도 낮게 유지되면서 주식이나 채권 등 전통 자산에 대한 기대수익률이 낮아진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러한 환경에서는 더 높은 수익률을 얻을 수 있는 자산에 대한 수요가 필연적으로 늘어날 수밖에 없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위험자산의 상징이었던 비트코인이 아이러니컬하게도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