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실업자 수 늘었지만···장기실업자는 15년 만에 최대 감소

장기실업자 전년대비 1만여명 줄어···공공일자리 확대 및 20대 취업 눈높이 낮아진 영향

2019-06-16     차여경 기자
장기실업자 수가 15년 만에 최대 감소폭을 기록했다. 11일 서울의 한 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서 시민이 일자리 정보 게시판을 살피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5월 전체 실업자 수는 늘었음에도 장기실업자 수는 15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장기실업자는 1년 이상 직장을 구하지 못한 근로자를 뜻한다. 정부 일자리 사업으로 인한 공공일자리 확대와 20대 취업준비생의 구직 눈높이가 낮아져 장기실업자가 줄었다는 해석이다.

16일 통계청의 구직기간별 실업자 통계에 따르면 5월 기준 장기실업자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만4000명 줄어든 4000명으로 집계됐다. 전년 같은 달 대비 감소폭은 2003년 9월 1만6000명 이후 15년 만에 가장 크다.

1년 이상 실업자 수도 2016년 2월 4000명으로 집계된 이래 가장 적었다. 6개월 이상 실업자 수는 10만9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2만6000명 감소했다.

장기실업자 수는 크게 줄었지만 3개월 미만 단기실업자 수는 증가했다. 5월 단기실업자는 62만8000명으로, 1년 새 9만2000명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또한 5월 전체 실업자 수도 크게 늘었다. 통계청의 ‘2019년 5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실업자는 지난해 5월에 비해 2만4000명 증가한 114만5000명이었다. 실업률은 지난해와 같은 4.0%였다.

한편 통계청은 정부의 일자리 사업으로 인한 공공일자리 확대가 장기실업자 수 감소에 영향을 줬다고 분석했다. 정부는 올해 3월부터 5월 말까지 전북 군산과 전남 목포·영암·해남, 울산 동구, 경남 창원·진해·통영·거제·고성 등 고용·산업 위기 지역에서 희망근로사업을 시행했다. 이 지역들은 지역기반산업 철수 및 공장 폐쇄 등으로 실직자가 늘어난 곳이다.

20대 구직자가 대기업 뿐만 아니라 중소기업, 서비스업에 취업하며 취업 문턱을 낮췄다는 해석도 있다. 장기실업자의 상당 비율은 대학을 갓 졸업한 20대가 차지한다. 20대들이 경기 상황이 어려워지며 구직 눈높이를 낮춘 영향이 적용했다는 얘기다.

통계청 측은 "마이크로데이터를 보면 1년 이상 장기실업자 가운데서도 20대의 숫자가 크게 줄었다”며 “같은 달 20대 고용률은 지난달 58.1%로, 7개월 만에 다시 58%대로 올라섰다. 5월은 대기업 합격 발표가 몰린 시기가 아닌 데다가 지난달 음식점업에 유입된 20대가 많다. 20대 구직자가 비선호 일자리에 취업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해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