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구상은 끝났다”···인도공략 가시화, 속속 본궤도
삼성 이재용 현지 스킨십 강화···현대차·롯데, 하반기 인도 생산라인 가동 개시
인도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우리 기업들의 노력이 속속 가시화되고 있다. 13억명을 웃도는 세계 2위의 인구를 자랑하는 인도 내수시장은 물론, 이를 거점삼아 중동·서남아시아 등 주변국가의 판로 또한 늘린다는 방침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최근 수년 새 인도 정·재계와의 스킨십을 강화했다. 아시아 최고 거부 무케시 암바니 릴라이언스그룹 회장 자녀의 결혼식에 참여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던 그는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는 두 번이나 회동했다.
지난해 7월 문재인 대통령 인도 국빈방문 당시 방문단에 합류한 이 부회장은 문 대통령, 모디 총리 등과 삼성전자 노이다 휴대전화 신공장 준공식에 참가했다. 지난 2월에는 모디 총리가 우리나라를 국빈방한하면서 청와대에 “이 부회장을 꼭 만나고 싶다”고 요청해 이 부회장이 출장일정을 바꿔가며 오찬을 나눈 바 있다.
이 부회장이 이 같은 스킨십에 열을 올리는 배경으로는 인도가 삼성전자의 주요 거점 사업지라는 이유가 꼽힌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7월부터 노이다 신공장을 가동 중인데, 현지 프리미엄 스파트폰 시장 점유율 44%를 기록할 정도로 인기가 좋다. 아울러 저가형 스마트폰의 판매율도 호조세를 보인다.
아심 와르시 삼성전자 인도법인 모바일 담당 상무는 현지 언론 등에 “연말까지 1조1900억원이 스마트폰 매출 목표치”라고 시사했을 정도다. 이는 인도 전체 스마트폰 판매량의 25%에 해당한다. 삼성전자뿐 아니라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I 등도 인도에 생산기지 건설 등을 목표로 투자를 계획 중이다.
정의선 총괄 수석부회장이 이끄는 현대자동차그룹의 경우 그룹 내 완성차 업체인 현대차와 기아차가 공동으로 전기차 제조공장을 인도 현지에 설립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최근 인도정부가 하이브리드차, 전기차 인프라 구축에 1조7080억원 상당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는데, 현지시장이 확대될 것이란 판단아래 이 같은 논의가 이뤄지는 것으로 알려진다.
현재 현대차는 현재 인도 첸나이 1·2공장을 가동 중이다. 올 하반기 양산을 목표로 기아차 아난타푸르 공장도 최근 가동을 시작했다. 또 자동차강판을 공급하는 현대제철의 경우 기아차 아난타푸르 공장 준공에 발맞춰 ‘아난타푸르 스틸서비스센터(SSC)’를 증설하며 그룹차원의 인도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업계에선 “중국에서 쓴 맛을 본 현대차가 인도를 ‘포스트 차이나로 삼고 있다”고 평가한다.
이 밖에도 현지에서 제과·빙과 공장을 운영 중인 롯데그룹은 인도 국영석유화학회사 OPAL의 인수전에 나설 의향을 내비쳤다. 또 하반기 R&D센터 개관을 준비 중이다. 효성의 경우 마하라슈트라에 1억달러를 출자해 스판덱스 공장을 건립 중이다. 해당 공장에서 제작될 스판덱스 제품들은 인도는 물론 인구밀도가 높은 인근 서남아시아 시장 등에 공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