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기준금리 동결···연 1.75% 유지
지난해 11월 기준금리 인상 이후 금리 유지···시장 컨센서스 부합
한국은행이 올해 첫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기준금리는 현행 연 1.75%로 유지됐다.
24일 한국은행은 금통위 전체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1.75%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시장 전망치와 부합하는 결과다. 금융투자협회가 지난 9일부터 14일까지 104개 기관 채권 전문가 2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는 응답자의 99%가 기준금리 동결을 예상한 바 있다.
시장에서는 지난해 11월30일 금통위에서 한국은행은 1년만에 기준금리를 0.25%p 인상한 이후 첫 금통위라는 점과 최근 국내 경기 부진 등을 감안해 한국은행이 기준금리에 변동을 주지 않을 것이라 예상했다. 지난해 경제성장률만 놓고 보면 2.7%를 기록하며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수출 감소세가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등 금리를 올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예상이다.
최근 발표된 4분기 GDP 성장률은 전 분기 대비 1.0%, 전년 동기 대비 3.1% 성장하면서 시장 예상치를 상회했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정부 지출이 만든 숫자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세부적으로 나눠보면 정부소비가 0.5%p 증가했고, 민간소비도 0.5%p 증가한 탓이다.
한국 경제의 핵심 동력인 수출은 오히려 1.2%p 역성장했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의 핵심축이 흔들리는 가운데 기업들의 투자 부진 우려도 나오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한국은행이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서기는 어려울 것이란 예상에 무게를 뒀다.
미국 금리 인상 기조에 변화가 나타난 점도 이번 금통위에서 기준금리 동결에 무게를 실었다는 평가다. 지난해 기준금리인 연방기금 금리 인상 속도를 높였던 미국 연준은 올해 들어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김지만 현대차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금리인상 기조 후퇴로 인해서 한국도 금리인상에 좀 더 여유를 가질 수 있게 됐다”며 “다만 미국의 금리인상이 아직 종료되었다고 보기 어렵고 경기둔화 우려도 완화될 것으로 예상돼 올해 하반기에는 금리인상 주장이 다시 나올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