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카스맛젤리, 가격 차이 나는 이유 봤더니
약국은 700원, 일반유통은 1200원···동아제약 “거래처에 동일 공급가로 유통, 소비자가는 판매처가 결정”
지난달 출시된 동아제약의 ‘박카스맛젤리’가 약국용과 일반유통간 소비자가격 차이가 적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약국용은 700원, 일반유통은 1200원이다. 약국용은 상대적으로 제품을 구하기 힘든 것으로도 확인됐다.
15일 동아제약과 관련업계에 따르면 동아는 지난해 12월 박카스맛젤리를 출시했다. 이 제품은 박카스의 맛과 향을 그대로 담은 것이 특징이다. 박카스맛젤리 한 봉지에는 자양강장제 박카스F 1병과 같은 타우린 1000㎎과 비타민B1, B2, B6가 함유됐다. 타우린은 생체 아미노산의 일종이다. 피로 해소에 도움이 되는 물질이다.
동아제약은 소비자들이 쫀득한 식감을 내기 위해 젤리 안에 젤리를 넣는 이중구조로 제조했다. 편하게 갖고 다닐 수 있도록 지퍼백 포장으로 판매한다. 카페인이 없어 전 연령층이 먹을 수 있다.
한 가지 특이한 점은 약국용과 일반 유통용 소비자가격의 차이가 있다는 점이다. 약국용은 700원인 반면, 일반 유통용은 1200원이다. 물론 식품인 박카스맛젤리는 전문의약품처럼 단일 약가로 할 수 없다. 일반의약품도 판매하는 약국에 따라 차이가 발생하는 것이 약업계 관행이다.
문제는 박카스맛젤리가 약국은 물론 편의점이나 마트, 슈퍼마켓, 백화점 등 일반 유통망에서도 손쉽게 구할 수 있는 품목이 아니라는 점이다. 기자가 전날 서울시 강서구 소재 5개 약국을 방문해 문의한 결과, 박카스맛젤리를 판매하는 곳은 한 군데도 없었다. A약국 약사는 “(박카스맛젤리는) 약이 아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B약국 약사는 제품 자체를 알지 못했다. C약국 약사는 “편의점에 가면 구입할 수 있다”고 권유했다.
같은날 강서구 소재 편의점과 슈퍼마켓, 할인점, 백화점 중 일반 유통채널 가운데서도 일부 슈퍼마켓에서만 제품을 구입할 수 있었다.
이에 대해 동아제약은 판매처가 박카스맛젤리 소비자가격을 결정한다고 설명했다. 동아제약이 제품을 각 거래처에 공급하는 가격은 동일하며, 이후 거래처가 자율적으로 가격을 결정하는 구조라는 것이다.
동아제약 관계자는 “박카스맛젤리의 경우 회사가 납품하는 거래처는 크게 편의점과 할인점, 슈퍼마켓에 납품하는 대리점 등으로 구분된다”면서 “현재 약국에 직접 납품하고 있지 않으며, 해당 제품이 판매되고 있는 남대문 인근 약국 등 소수 약국은 대리점이 납품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기자는 실제 최근 남대문 인근 약국에서 박카스맛젤리를 700원에 구입했다. 이에 따라 동아제약이 700원보다 낮은 가격으로 박카스맛젤리를 거래처에 납품하고 있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다만 동아제약은 공급가격과 마진구조는 공개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날 오후 현재 인터넷 상에서는 박카스맛젤리 1봉 가격은 최저 690~700원으로 형성돼 있다. 이같은 최저가로 판매하는 곳은 주로 인터넷쇼핑몰이다.
복수의 업계 관계자는 “대개 높은 마진 구조로 약국 판매가격이 높은 것이 관행인데, 약국 판매가가 낮고 일반 유통 가격이 높은 박카스맛젤리는 특이한 사례로도 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