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게임 빅3]① 넥슨, 다양성에 승부 걸다
모바일게임 대세속 PC온라인게임 꾸준히 출시…흥행 게임 적은 것은 해결과제
2017-12-28 원태영 기자
넥슨은 명실상부한 국내 1위 게임업체다. 그동안 PC 온라인게임 분야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었다. 여기에 지난해부터는 모바일게임 시장 진출에도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특히 최근 모바일게임이 대세가 된 상황에서도 꾸준히 PC 온라인게임을 출시하며 다양성 확보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다만 출시한 게임 가짓수에 비해 흥행을 거둔 게임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점은 향후 해결 과제다.
현재 넥슨이 추구하고 있는 전략을 한 마디로 표현하면 ‘다양성’이라고 할 수 있다. 넥슨은 그동안 PC 온라인게임 회사의 대표주자였다. 바람의나라를 시작으로 카트라이더, 메이플스토리, 마비노기, 던전앤파이터 등 수많은 인기 온라인게임을 배출해 왔다.
최근 모바일게임이 대세가 된 상황속에서, 지난해부터는 모바일게임도 공격적으로 출시하고 있다. 다만 경쟁사들이 모바일게임에 집중하고 있는 것과 달리, 넥슨은 PC 온라인게임도 꾸준히 출시하고 있다. 넷마블의 경우, 지난 2012년부터 완전히 모바일게임 전문 회사로 탈바꿈했으며, 엔씨 역시 지난해 12월 출시한 모바일게임 ‘리니지 레드나이츠’를 기점으로, PC 온라인게임 보다는 모바일게임 개발 및 출시에 열을 올리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온라인게임 ‘배틀그라운드’로 전 세계 흥행 돌풍을 일으킨 블루홀을 제외하고 적극적으로 온라인게임 개발 및 출시에 나서고 있는 곳은 사실상 넥슨이 유일하다. 특히 넥슨은 온라인게임 출시에 있어서도 장르의 다양성에 힘을 쏟고 있다.
단순히 RPG 장르에 집중하는 것이 아닌, 레이싱 장르인 ‘니드포스피드 엣지’, 로봇 액션 ‘타이탄폴 온라인’, 하이퍼 FPS ‘로브레이커즈’ 등 다양한 장르의 게임들을 출시하고 있다.
이러한 경향은 모바일게임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넥슨은 올해 다양한 모바일게임을 출시했다. 넥슨의 모바일게임 서비스 전략은 참신함과 다양성으로 요약된다. 액션 RPG 뿐만 아니라 아케이드 액션, 퍼즐 액션 등 장르도 다양하다.
모바일게임 ‘이블팩토리’가 대표적이다. 이블팩토리는 클래식 아케이드게임에서 영감을 얻어 기존의 대작 모바일게임들과 다른 독특한 게임 플레이를 보여주고 있다. 모든 전투가 1:1 ‘보스전’으로만 구성돼 있어 오락실에서 적의 패턴을 공략하며 즐기던 향수를 자극한다. 80년대 레트로풍의 픽셀 그래픽과 모바일 환경에 맞춘 세로형 진행 방식이 특징이다.
데브캣 스튜디오에서 개발한 모바일 퍼즐액션게임 ‘로드러너 원’도 주목할 만하다. 이 게임은 퍼즐액션게임의 고전인 ‘로드러너(Lode Runner, 1983)’를 공식 리메이크한 모바일게임이다. 원작의 규칙을 그대로 계승하는 한편 퍼즐액션게임 본연의 재미를 모바일 기기에서 즐길 수 있도록 현대적으로 재구성 했다.
아울러 ‘야생의 땅 듀랑고’도 내년 기대작으로 꼽히고 있다. 듀랑고는 모바일 오픈월드 MMORPG다. 알 수 없는 사고로 공룡 시대로 워프했다는 설정을 통해 다른 플레이어들과 가상 사회를 만드는 게임이다. 생존, 탐험, 사냥, 사회 건설 등 기존 수집‧육성형 모바일 게임에서는 만나기 힘든 콘텐츠를 제공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넥슨의 도전정신에 높은 점수를 주고 있다. 대다수 경쟁사들이 철저히 매출 위주로 게임을 출시하는 것과는 다른 행보다. 다만 이러한 도전정신이 수익과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는 점은 넥슨이 앞으로 고민해야 될 부분이다. 참신함이 대중성과 반드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교훈이다.
아울러 출시한 게임 가짓수에 비해 흥행 게임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점도 해결 과제다. 넥슨은 빅3에 속하는 넷마블, 엔씨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많은 수의 모바일게임을 출시했다. 그러나 이 가운데 흥행에 성공한 게임은 손에 꼽히는 상황이다. 엔씨가 ‘리니지M’ 하나로 모바일시장을 평정한 것과 대비된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넥슨의 경우, 국내 1위 게임사답게 개발팀들도 많다 보니, 계속해서 게임을 출시하는 경향이 있다”며 “다만 계속해서 신규 게임을 출시하다보니, 마케팅이나 홍보 부문에 있어 한 게임에 집중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넥슨은 올해와 마찬가지로 내년에도 다양성과 참신함을 무기로 여러 게임을 출시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 상반기 출시한 모바일게임들이 부진을 겪은 반면 하반기 출시한 ‘액스’, ‘오버히트’ 등이 흥행에 성공하면서 모바일 시장에 어느정도 자리를 잡아가는 모양새다. 아울러 최근 정식 서비스에 돌입한 PC 온라인게임 니드포스피드 엣지도 호평을 받으면서, 온라인게임과 모바일게임 모두 안정적인 라인업을 갖춰나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온라인게임이 침체기인 상황속에서, 넥슨이 온라인게임 출시를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는 점은 칭찬받아 마땅하다”며 “당장의 수익만을 쫓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장르 발굴을 시도한다는 점에서 장기적으로는 옳은 방향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매출 대부분이 기존 인기 게임에서 나오고 있는 만큼, 신규 게임을 통한 수익 창출에도 어느정도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